크로우즈 완전판 6
다카하시 히로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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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라는 개념도, '넥스트 레벨'이라는 개념도 찾아볼 수 없는 극강의 액션 만화 '크로우즈'는 6권에 이르러서 그 정체를 확실히 밝혔다.
'크로우즈'의 주인공 보우야는 처음 등장하는 1권에서부터 이미 사상최강의 전투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스즈란 고교 의문의 강자인 린다만과 무승부를 벌이더니 교내 최강의 폭력조직 반도일파를 간단히 작살내고, 모두가 두려움에 떠는 살인(!)집단 무장전선을 거의 혼자서 박살내버린다.

아무리 주변 학교에 강자들이 많다고 해도 이래서야 그 누가 보우야의 상대가 되겠는가.
이번 6권에 등장한 다키야 상고의 불독 오사무도 순식간에 보우야와 의형제를 맺더니 개그 콤비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개그 만화로 시작해서 폭력 만화로 대성공한 '드래곤 볼'과는 달리 폭력 만화로 시작해서 점차 개그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는 '크로우즈'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학원물이다.(추측컨대 이는 아마도 작가가 장기 연재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시작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초반부터 너무 막강한 강자들을 쏟아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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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로버트 K. 레슬러 지음, 손명희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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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로 앤 오더 SVU'나 ‘CSI’같은 인기 수사물들의 무궁무진한 소재 선정에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부분이 실제 사건을 토대로 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더욱 놀랍다.
몇 명의 여성들만 사는 집에 침입한 범인이 그들을 묶고 차례로 강간 살해한 사건은 CSI에서도 충격적으로 봤던 에피소드였는데 실제로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니 끔찍하기만 하다.

오랜 세월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피로에 지친 수사관의 고뇌가 느껴졌던 존 더글라스의 책 ‘마인드 헌터’와는 달리 레슬러는 냉철한 이성과 함께 다소 거만한 듯 한 인상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지난 15년간 인질협상 훈련을 받은 미군의 90퍼센트가 자신의 손을 거쳤을 거라는 말이나 주요 강력범죄기관을 설립할 때 중심 역할을 했었다는 언급 등 자기자랑으로 들릴만한 말들이 수없이 많이 나온다.
심지어는 자신이 한 일이 범인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직접 그를 잡았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대답하는 장면에서조차 상당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책에 소개된 사례들을 읽다보면 마법같은 프로파일링이 세심한 관찰과 치밀한 분석에 의한 과정으로 그 어떤 분야보다 과학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인적이 드문 곳에 버려진 시체를 통해서 범인이 피해자를 숲으로 끌고 들어갈 만큼의 힘도 없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거나, 범행의 특징이 불분명한 것으로 보아 첫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설명, 아침 6에 이뤄진 범행은 범인에게 가족이 없을 거라는 추론 등...
비싼 화분만을 남겨놓은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보험 사기범의 이야기에서조차 프로파일링은 충분히 제몫을 해낸다.

'마인드 헌터'로 유명한 존 더글라스도 이 책에 종종 등장한다.
멘슨 사건과 관련된 여성수감자를 면담할 때 젊고 적극적인 존 더글라스 요원과 동행했다거나, 이후에는 최근 들어 가까워진 콴티코 훈련원 더글라스를 데리고 갔다, 자신의 뒤를 이어서 더글라스가 콴티코에서 인질협상법을 가르치기도 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살인자와 한방에 단 둘이서만 갖혔던 일 이후 절대로 혼자서 면담하지 않는 방침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읽는 이의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공포스러웠다.(이와 비슷한 에피소드가 ‘로 앤 오더 SVU'에 나온다.)

이 책에는 저자가 현대의 매스미디어와 일반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충분하다.
살인자들이  범행현장에 돌아온다는 속설이 진리임을 확인하는 것도 그렇고, TV와 신문이 살인자에 관한 기사를 끊임없이 내보내면서 범행을 부추긴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주장, 살인범들이 가난한 결손가정 출신이라는 생각의 어리석음 등을 이야기한다.

그밖에도 냉장고를 버릴 때는 아이들이 들어가 놀다가 갇혀서 질식하지 않도록 꼭 문을 떼어서 버려야 한다는 연방법의 사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맨슨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되고 배후 조종된 살인이 아니라, 정신이 몽롱한 가출 청소년들 내의 권력투쟁에 휘말린 사건이었다는 이야기는 읽을거리들이 충분하다.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사회에는 언제나 일정 비율의 비조직적 살인범이 존재할 것이라는 저자의 확신은 다소 마음 아픈 현실을 깨닫게 한다. 안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비정하고 비정상적인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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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정의 영어 청취비법 20 - 시험에서, 영화에서, 뉴스에서, 영어발음이 잘 안 들릴때
스티브 정 지음 / 사람in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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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 가격만큼의 몫을 하는 영어교재들이 있다.
이 책 역시 할인행사가 아니었다면 구입하지도 않았을 책이다.

왜 제목에 '비법'이란 표현을 남발했는지 모를 지경이다.
Chunk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화려한 저자의 이력을 자랑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비법이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주 쉽게 요약하자면 어휘력과 문법 실력을 높인 다음에 까다로운 발음들을 섭렵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 또한 시중의 많은 뉴스영어잡지들과 흡사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이 책의 제목이 몇 배나 더 거창하다는 것이다.
왜 '주어와 동사를 파악'하고 '전치사는 소리덩어리로 외워'야 하는 멋들어진 제목의 챕터에서조차 흔해빠진 시사 영어 표현의 해석을 늘어놓고 있는 것일까. '접속사를 잡아라'면서 정작 본문에는 접속사에 관한 내용이 개미 거시기만큼 첨가되어 있을 뿐이다.
그럴 거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수록하지 말고 차라리 설명과 예문을 더 늘리던지 말이다.

난이도 또한 본문의 문장들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독자들에게는 설명이 너무 쉽고, eaten의 발음을 [잇은]으로 배워야 하는 독자들에게는 본문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에 읽었던 강 모 씨의 귀가 뻥 뚫린다 어쩌고 하는 저렴한 제목의 책이 훨씬 더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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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선 - 할인행사
엽위신 감독, 견자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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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 이연걸 등 홍콩의 다른 액션스타들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저평가 받고 있는 견자단의 '도화선'은 이종격투기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의 입김이 반반씩 들어갔다던 '살파랑'에 비하면 온전히 견자단의 손길만으로 리얼 액션에 집중했던 '도화선'은 확실히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옹박'같은 무에타이의 퍼레이드에 비하면 감질날 정도로 액션이 부족하다. '무간도'를 비롯 홍콩영화의 한 공식이 되다시피 한 잠입 경찰의 이야기는 식상하기 그지없고, 할리우드 액션 영화와 비교되는 저렴한 자동차 추격전도 한숨이 나오게 한다.

하지만 견자단 특유의 호쾌함이 살아있는 액션 장면들은 충분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좀 생뚱맞기는 하지만 형사와 악당이 펼쳐 보이는 MMA 액션 또한 색다른 맛이 있다.
게다가 다른 어떤 액션배우보다도 힘이 느껴지는 펀치와 킥은 견자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다.
그리고 그 장점을 100%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예성, 석행우같은 액션배우들이 '도화선'의 투톱 중 한명인 고천락이 보여주지 못한 액션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운다.

마치 두 마리의 야수처럼 뒤엉켜서 싸우는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황비홍'의 사다리 액션 이후 십수년만에 보는 홍콩 액션영화의 최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별다른 액션 명장면 없이 다소 지지부진하게 전개되던 영화의 흐름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강렬한 격투가 쉼 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NG장면 모음은 '도화선'이 그저 눈속임이나 현란한 카메라워크로 만들어낸 액션영화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역시 견자단은 성룡도 이연걸도 없는 지금의 홍콩액션영화를 확실히 책임지고 있는 액션의 명인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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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멈추는 날 - 아웃케이스 없음
제니퍼 코넬리 외, 스콧 데릭슨 / 20세기폭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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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로 관객들의 눈을 한껏 높여놓았던 키아누 리브스가 '콘스탄틴'이라는 범작으로 관객들의 기대수준을 제법 낮추더니 이젠 거의 관객의 눈을 더럽히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매트릭스', '스파이더 맨' 시리즈 이후 최근의 SF/재난 영화들은 그 완성도가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
'트랜스포머'같은 스펙터클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고, '해프닝'처럼 아기자기하면서도 깊이 있는 줄거리의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지구가 멈추는 날' 속의 외계인은 인류가 사는 지구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는지 클라투처럼 일관성도 없고, 굳은 심지도 없는 성격의 소유자에게 지구 파괴의 임무를 맡겨버렸다.

등장하는 여주인공, 그녀를 돕던 동료 과학자와 노벨상 과학자, 미합중국 국방장관, 짜증나는 레게머리 꼬마 게다가 별로 하는 것 없이 폼만 잡고 있는 깡통로봇...
모두들 설득력 없는 대사와 투정을 남발하며 애를 쓰지만 영화의 지루함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다.
원작에 있었다는 유머와 재치는 일부러 지워버린듯 찾아볼 수가 없다.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한마디한마디가 심각하기 그지없다.

관객의 예상을 거의 빗나가지 않는 이야기 전개, 그리고 눈을 즐겁게 하기는커녕 별로 볼 것조차 없는 화면 속의 장면들...

확실한 것은 이것 한가지다. '매트릭스', '콘스탄틴'에서처럼 키아누 리브스는 변함없이 몽환적인 미모를 자랑한다는 것.
결국 영화를 보는 106분 동안 내 주변의 시간이 멈추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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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9-05-3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래요... 스릴도 감동도 액션도 없다는..ㅜㅜ;;; 마지막에는 뭐야?... 라는 소리가 절로..ㅡㅡ;;;

sayonara 2009-06-0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자체에게 묻고싶더군요. "누구냐 넌?... 도대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