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노트 Death Note 4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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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의 후반부부터 가짜 카라가 등장한다. 가짜 카라는 진짜 카라를 동경하는 철부지 같지만, 어쨌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교묘해진다.
가짜 카라를 잡기 위한 추적, 가짜를 이용해 진짜의 정체를 밝히려는 L의 계획, 가짜로 인해서 정체가 탄로 나는 것을 막으려는 진짜, 진짜를 능가하는 또 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가짜...
이것은 마치 공작과 역공작이 겹쳐지는 첩보 스릴러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레이토와 L은 가짜 카라를 추적하고, 서로 대화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상대방의 의도를 예상하고 자신의 적절한 반응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더욱 잔혹한 성질(!?)을 드러내는 냉혹한 표정의 레이토, 소프트 포르노의 주인공 같은 차림새의 미사, 그리고 L의 우정에 관한 고백상황... 또 한 번의 엄청난 반전...

그런데 벌써부터 L과 레이토가 같은 대학에 입학해서 서로 자주 마주치는 것을 보면 ‘드래곤 볼’이나 ‘슬램덩크’같은 장기연재는 힘들 것 같다.
어쨌든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경우처럼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이야기를 끊임없이 비틀다가 나중에는 지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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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80/20 법칙 만들기
리처드 코치 지음, 신동기 옮김, 공병호 해제 / 21세기북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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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자랑하는 80/20의 법칙이 단순한 '소중한 것 먼저하기' 법칙이 아니라 진정으로 혁명적인 법칙이라면 저자 자신의 책에도 마땅히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저자의 저서들은 전부 수백 페이지가 넘는 다른 자기계발서적들과 다르지 않다.
만약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수십 페이지 또는 십수 페이지면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실 중요한 20%도 나머지 80%가 꼭 필요할 때가 있다. 나머지 80%가 없으면 20%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토록 열렬하게 80/20의 법칙을 강조하는 저자의 책이 전부 수백 페이지에 달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이미 했던 이야기들을 지치지도 않고 되풀이한다.
주변의 피드백, '80'과 '20'의 끝없는 반복, 놀라운 성과와 사례들... 80/20의 법칙에 대한 호들갑스러운 자화자찬들뿐이다.
'일상생활에 80/20의 법칙을 적용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요지의 문장이 책의 본문에 도대체 몇십번 등장하는 건지 모를 지경이다.

저자가 조언하는 습관들도 대략 이런 식이다.
매일 운동과 두뇌운동을 하라, 수입의 10%를 친구들에게 베풀어라, 매일 2~3시간씩 이완하라...
얼마나 현실적일는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스필버그의 사례, 남부 스페인에서 길을 찾는 방법이 80/20의 법칙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되묻고 싶을 정도다. 저자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그저 '집중'에 관한 교훈이 아닐까? 집중, 목표 같은 단어들도 저자는 모두 '20%'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말할 뿐이다.

처음 저자의 책을 읽었을 때 접했던 80/20의 법칙에 관한 열광적인 호기심이 점점 회의적으로 변해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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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2 : 망자의 함 (2disc)
고어 버빈스키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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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캡틴 잭 스페로우의 매력은 이번 속편에서도 여전하다.
언제나 휘청거리는 듯 건들거리는 몸가짐, 진지한 듯 싶다가도 역시나 갑자기 비굴모드로 돌입하는 태도, 촌철살인의 코믹 대사들은 또 한 번 해적 영화사상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수많은 팬들이 이 작품에 열광했다는 소식이 무색하게, 개인적으로는 실망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1편과 3편 사이에 끼어있는 줄거리는 느릿느릿하기만 하고, 해적 영화라면 응당 나와야 할 뻔한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목숨을 담보로 벌이는 주사위 게임은 지루하기만 하고, 선술집에서의 난장판은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럽지만 그리 신나지 않다. 주인공들이 찾아 헤매는 망자의 함 이야기에 집중하지도 않은 채 3편의 예고편으로만 채우면서 러닝타임 143분을 끌고 간다.

아기자기한 칼싸움과 비교해서 화면을 압도해야 할 문어 괴물과의 사투는 더욱 실망스럽다.
최근 ‘킹콩’이나 ‘엑스맨3’같은 경이로운 스펙터클에 익숙해진 관객 눈에는 마치 싸구려 SF영화에 나오는 괴물처럼 배경과 겉돌기만 하고 부자연스럽다.

또한 길고 긴 러닝타임을 보내면서 이제 막 클라이맥스로 접어들어야 할 시간에 갑자기 캡틴 바르보사가 등장하면서 끝이 나버린다.
아마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본받아 이런 스타일의 3부작을 펼쳐 보이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에서는 미나스티리스 공성전이라는 스펙터클한 클라이맥스가 있었기에 엔딩이 허전하지 않았다.

해적 영화라면 차라리 20년도 더 지난 성룡 영화 ‘프로젝트 A’가 훨씬 더 유쾌하고 재미있다.
‘블랙펄의 저주’는 기대하지 않고 봤기에 무척 재미있었지만, ‘망자의 함’은 기대하고 봤기에 실망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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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2-0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블랙펄 보다는 조금 별로 ^^ 그래두 3편은 기대해보죠 뭐~

Mephistopheles 2006-12-0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형적으로 낚임성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1편의 후광을 등에 지고 3편에 대한 기대감에 목마르게 하는...^^

가넷 2006-12-07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기대를 안하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인 모양이로군요... (-_-;;) 1편은 왜 그런지 재미없게 봤었는데...망자의 함 보러갈때에도 그냥 볼께 없어서 본다는 심정으로 들어가서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재미있던걸요.ㅎㅎ;

sayonara 2006-12-0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을 많이 타는 작품같지는 않은데... 어째 영~ 재미없다고 느끼신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네요. -ㅗ-;
 
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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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가장 큰 스포일러는 제목에 있다. 제목 그대로 '용의자 X의 헌신적인(!) XX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결말에 가면 독자들은 트릭의 반전과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동안의 '헌신' 덕분에 두 번 놀라게 될 것이다.

확실히 일본의 추리소설은 대단한 수준이고, 이 작품을 통해서 나날이 발전해 가는 일본 추리소설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김전일 류의 소설들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트릭이 등장한다. 그래서 애거서 크리스티나 앨러리 퀸의 작품들처럼 철벽같은 알리바이를 해체해 나간다.
하지만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트릭의 어중간함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한다.
그 누구도 풀 수 없는 난해한 게임이 아니라 그 게임의 규칙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의자 X의 헌신적인 행동이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기괴하다.
그저 스토커의 기이한 행동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문제를 만드는 자와 그 문제를 푸는 자의 대결에 중점을 두어 읽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기존의 추리소설들과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수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간결한 전개, 짜임새 있는 대화들, 스피디한 진행... 게다가 살인범을 미리 밝혀놓았으면서도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작가가 몇이나 될까? 확실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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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4 - 김치찌개 맛있게 만들기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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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이 기증자와 입맛을 공유한다는 좀 얄팍한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덕분에 맛있는 대구의 참모습을 알 수 있었다.
허세를 부리지 않는 ‘식객’은 이번 권에서도 김치찌개 같은 음식을 소개한다. 한겨울 푹 익힌 묵은 김치에 생선이나 돼지고기를 넣고 끓여서 먹는 간단한 내용으로 한국의 ‘죽이는’ 맛을 풀어낸다.
작가는 김치찌개에 참치캔이나 꽁치캔을 넣어도 좋다면서 겉멋을 부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 권에서 처음으로 성찬과 필생의 라이벌 운암정 봉주의 한계가 드러난다.
둘 다 맛있는 김을 찾는 손님에게 핀잔을 듣는다.
(지금까지의 다른 모든 음식 일이 그랬었지만) 김 사업도 하느님과 동업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류비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중국산 김이 없다는 사실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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