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GPX 사이버 포뮬러 Saga 박스 세트
후쿠다 미츠오 감독 / DVD 애니 (DVD Ani)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시리즈다. 이번 편에서는 머신과 레이서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과연 레이싱에 있어 좋은 머신이란 것이 얼만큼이나 중요한 것일까? 레이스에 있어 레이서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 말이다.

아스라다와 함께 힘차게 시즌을 시작한 하야토는 업그레이드된 머신들을 사용하는 다른 팀들에게 밀리면서, 가렌드라는 새로운 머신에 타게 된다. 하지만 알자드라는 경이로운 머신의 등장에 또 밀리게 된다.
결국 하야토는 좋은 머신이 없으면 좋은 성적을 없다는 식으로 짜증을 내면서 주위 사람들과도 불화를 일으키게 된다.
뭐, 결국엔 방황을 접고 아스라다와 함께 우승을 안지만 그 과정이 너무 대충 처리된 것이 흠이다.

특히 알자드의 레이서인 필 프리츠의 외침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몸을 망가뜨려가면서까지 우승해야겠느냐는 하야토의 물음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지 않으면 단 하나의 영광도 얻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부분 말이다.

다른 시리즈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Saga의 시즌에는 ‘달린다는 것’에 관한 생각을 깊이 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는 출연진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인생과 레이싱에 관한 깊이있는 성찰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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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진 19 - 소장본, 완결
다카하시 츠토무 지음 / 세주문화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삭막하고 잔인하고 서늘한 그림체. ‘지뢰진’은 그림체에서부터 작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는 형사물 사상 가장 비정하고 냉혹한 주인공 이이다 쿄야가 등장한다. 기존의 헐리우드 영화나 일본 만화책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정하다. 마치 심장이나 마음이 전혀 없는 것처럼, 단 한줌의 따뜻함도 느낄 수가 없는 주인공이다.

아무리 비정하고 냉혹한 주인공이더라고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가서는 따뜻한 표정이나 말 한마디라도 던져주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으면 작가가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짓곤 한다. 하지만 ‘지뢰진’은끝까지 관객의 기대를 배반한다.
이이다는 자신을 죽여달라는 연쇄살인자의 부탁에 서슴없이 총을 꺼내곤 하는 주인공이다. 다른 작품같았으면 그 살인자를 따뜻하게 안아주거나 그냥 뒤돌아 가기 마련이다.
이런 일관된 비정함에서 오히려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지뢰진’을 읽은 감상글에서 계속 ‘비정’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데,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비정한 내용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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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2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 사고 접었습니다.

sayonara 2004-07-2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작품을 가리켜 '컬트'라고 부르지 않나요?!
대부분은 외면하지만 몇몇 독자들은 굉장히 열광하는...

faai 2004-10-0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권 다 샀습니다.
18, 19는 특히나 안 사고는 못 참죠.

sayonara 2004-10-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 19권은 더구나 표지까지 멋드러지죠. 언젠가라도 꼭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시티헌터'의 속편 '엔젤하트'처럼은 말구... ^_^
 
애니 기븐 선데이 - [할인행사]
올리버 스톤 감독, 카메론 디아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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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메이저리그와 NBA를 제치고 미국내에서만큼은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실제 미식축구경기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다.

그동안 고만고만한 평작들을 찍어오던 올리버 스톤 감독의 응축되었던 에너지가 알 파치노라는 명배우를 만나 폭발한 듯이 분출된다. 영화의 장면장면들이 역동적이고 힘이 넘친다. ‘하늘과 땅’같은 영화에서는 올리버 스톤 감독이 지나치게 폼만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을 들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과장스러운 카메라 워크와 앵글이 박진감 넘치는 미식축구 경기장면들을 잘 표현해냈다. 눈알이 튀어나오고 몸통이 꺾이는 선수들의 고통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화려한 경기장면과 아드레날린 과다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매우 빼어나게 표현되었다. 프로 스포츠 세계의 냉혹함과 인종차별, 고령자 차별 등 말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동료선수들간의 팀웍과 갈등도 인상적이었으며, 특히 마지막의 애교스러운 반전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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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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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미모의 상속녀와 그녀와 결혼한 미남청년, 뜬금없이 등장해서는 저주의 말을 퍼붓는 집시노인, 그리고 살인과 음모..
추리소설의 소재로서는 다소 평범한 것들이다. 만약 크리스티여사가 4~50대에 이 작품을 집필했다면 정통적인 방식의 이야기를 펼쳐나갔을 것이다. 부유한 상속녀와 빈털털이 청년이 결혼을 하고 그녀가 살해당한다. 그리고 주변의 탐욕스러운 친척들과 신비한 분위기의 친구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명탐정 주인공이 여기에 뛰어들어 멋지게 사건을 해결한다.

하지만 ‘끝없는 밤’은 크리스티의 후기작품이다. 후기로 들어서면서 노작가는 문학적인 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때문인지 ‘끝없는 밤’에는 섬세한 상황전개와 시적인 노래까지 등장한다. 하지만 정작 추리소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범죄)은 반이 넘도록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마지막에 등장하는 트릭이란 것이 고작 이전의 히트작에서 써먹었던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꼼꼼하게 복선과 결말을 연결시켜놓고 깔끔하게 이야기를 끝맺는 대작가의 솜씨는 여전히 빛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개인적으로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키스’를 추천해주고 싶다. 정통추리물은 아니지만 부자집 아가씨와 야심만만한 청년의 이야기가 꽤나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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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2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키스> 좋은 작품이지요. 전 아직도 이 작가가 슬리버나 브라질에서 온 아이들 같은 작품을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답니다...

sayonara 2004-07-2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추리,스릴러 소설 중의 베스트 1을 꼽으라고 하면 '재칼의 날'하고 '죽음의 키스' 둘 중 하나입니다.(둘 다 정통추리는 아니지만)
'브라질에서 온 아이들' 저도 영 마음에 안듭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70년대(80년대 초?)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과학적 상상력만은 마이클 크라이튼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슬리버'는... -_-; ... 할말 엄쏘이다.

sayonara 2004-07-29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브라질에서 온 얼라들'하고 비슷한 '모레'라는 작품을 아는지요!? 꽤 재미있었는데...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가 워낙 비슷하더라구요.

물만두 2004-07-2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습니다. 알란 폴섬의 모레... 브라질 아들보다는 백배는 낫지요. 비교가 안되는 작품입니다. 소재가 비슷하더라도 틀리지요. 그리고 모레는 3권짜린데요...

sayonara 2004-07-29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출판사의 과도한 기대가 3권 분책이라는 초유의 만행을 낳았지요. 두권으로 충분했을 분량인데.. 역동적인 이야기와 마지막의 액션성.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만두 2004-07-3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만들어졌을걸요??? 아닌가???

IshaGreen 2004-08-02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 장편『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랑 단편「나이팅게일 커티지 별장」을 가장 좋아해요^-^

sayonara 2004-08-0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제가 쓴 리뷰가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이군요.
어쩌다가 물만두님과 계속 아이라 레빈 얘기만 했을까요!? ^^;
저도 애거서 크리스티의 간결한 면을 좋아합니다. 마치 김전일을 읽는 것 같거든요.
쓸데없이 폭력과 섹스가 등장하지 않는 것도 좋구요.^_^
 
카츠 Katsu! 10
아다치 미츠루 지음, 김미정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카츠’에 자신의 육체를 부숴가면서 노력하고, 생명을 불살라가며 승부에 집착하는 마법같은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다치의 작품들이 늘 그렇듯이 ‘카츠’ 또한 이야기 자체가 마법이다.
노력하지 않는듯 노력하는 천재, 왠지 가능할 법 하지만 역시 만화같은 설정들,(이름이 똑같은 주인공, 복싱에 재능있는 주인공의 아버지는 왕년의 복싱선수, 그것도 22전 12승 10무라는 묘한 기록을 갖고 있는...) 운동하고 먹고 만나고 이야기하는 일상적인 소재들 속에서 전혀 일상적이지 않는 주인공들의 대화와 행동... 아디치 미츠루의 작품들은 도저히 비교할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다.(굳이 비슷한 스타일의 작가를 꼽아보자면 하라 히데노리정도!?)

하지만 그러한 작가의 매력에도 기복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다. ‘러프’에서의 수영처럼 복싱이라는 독특한 소재, 주인공의 라이벌, 소꿉친구라는 설정과 꿈이라는 주제, ‘러프’의 과자가게나 ‘H2’의 야구처럼 어떤 식으로든 인연을 암시하는 설정들, 초반에 등장하는 반대자들(!?), 등장인물들간의 재치넘치는 대사...
어쨌든 ‘카츠’는 여전히 아디치만의 독특한 매력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미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패턴이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진다. 속편이 거듭되는 코미디영화를 보면서 습관적으로 웃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여주인공이 스파링 중에 두 번이나 넘어지면서 (팬티를 보이는) 팬서비스를 하는 것, 비키니장면이 유독 많이 나온다는 것을 볼 때에는 ‘이번 작품에서는 좀 오버하는군’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다.

아직은 연재초기라서 쉽게 매너리즘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카츠’가 아다치의 대표작 ‘터치’나 최고인기작 ‘러프’에는 미치지 못하는 평작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긴,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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