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변호사 2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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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거리의 변호사’는 존 그리셤의 작품들 중 비교적 평작에 속한다.
휴머니즘 가득했던 데뷔작 ‘타임 투 킬’이나 국가권력을 상대로 싸우던 ‘펠리컨 브리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현대적 이해인 ‘의뢰인’ 등에 비해 간결한 스릴이 덜한데다가 감동의 강도 또한 얄팍한 작품이다.

우연히 말려든 노숙자의 죽음으로 인한 인간적인 자각과 깨달음의 과정을 좀 더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밀고 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신파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는지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만다.
그 사건 이후 방황하던 주인공이 법률회사의 비리를 알게 되고 캐내는 과정 또한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레인메이커’ 등과 비스한 분위기면서 좀 지루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상당히 흥미진진한데 그 이유는 순전히 작가인 존 그리셤의 재능 덕분이다.
간결한 문체, 강자에 맞서는 약자의  이도저도 아닌 조금은 어정쩡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고만고만한 스릴러작가들이 대표작이라고 써내는 소설들보다 훨씬 재미있고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러한 작품들을 한두편도 아니고 꾸준히 써낼 수 있는 노력까지 말이다.

거대권력에 대항하는 나약한 주인공, 법률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휴먼드라마... 조금 뻔한 설정에 익숙한 전개방식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매러리즘에 빠져있는 시드니 셀던에 비한다면 훨씬 매력적인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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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 [할인행사]
마크 펠링턴 감독, 팀 로빈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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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충격적인 반전을 위해 억지로 구겨넣은 등장인물들과 줄거리의 작품이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건 안되건, 이야기와 설정이 과장되어 있건 아니건간에 말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오직 마지막의 충격적인 결말을 위해 달려간다.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오직 ‘반전’만을 위해 존재하는듯하다.

어쨌든 마지막의 반전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데... 단순히 해피엔딩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센스’ 이후로 최근의 3류 스릴러들이 보여주는 반전은 고작 ‘주인공이 범인이다’, ‘사실은 안죽었다’, ‘꿈이었다’는 식이다. 하지만 ‘함정’의 반전은 그런 식의 고만고만한 반전을 뛰어넘는 결말을 보여준다.

단순히 재미있다는 생각 이상으로, 조금은 씁쓸하고 아쉬운 감정이 남는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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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10-12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의 '반전'이라는 것이 참 독특하죠.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찝찝하고.. 하여튼 여울효주님 표현대로 여파가 좀 가더라구요. ^_^
 
언더씨즈 (1disc) - [할인행사]
앤드류 데이비스 감독, 게리 부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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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것같은 주연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앤드류 데이비스 감독의 긴장감 넘치는 액션연출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액션영화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다이하드’의 아류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재미있다.

스티븐 시걸은 무뚝뚝한 요리사인 동시에 특수부대 출신의 액션영웅역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토미 리 존스 또한 약간 정신이 나간듯한 광기의 악당역에 그럴듯하게 어울리고, 게리 부시도 비열한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언더 씨즈’는 화려하지만 느슨한 헐리우드의 일반적인 액션물에 비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과 힘이 넘친다. 장면장면마다 대사 하나하나마다 그렇다.
배를 장악한 테러범들이 전투기를 격추하는데, “지금 나를 겨냥하는가?”, “아니다”하는 식의 대화도 꽤 절도있다.
미주리호를 구하러 오는 특수부대를 태운 헬기가 내려보지도 못하고 격추당하는 것도 그렇다. 평범한 액션영화였다면 내려서 총이라도 몇 번 쏴보고 당했을 것이다.

‘다이하드’ 시리즈의 질펀한 액션과 맥클레인 형사의 냉소적인 유머는 없지만, 단순히 아류라고 폄하하기에는 너무 뛰어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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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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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이라.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알파벳순서에 따른 연쇄살인사건이다.
당시에는 너무나 놀라운 트릭이었을테지만, 요즘 독자들이 보기에는 조금 케케묵은 방식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더구나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쉽게 범행의 전체적인 윤곽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표로 했던 한 명의 희생자를 살해하기 위해서 연쇄살인 사건으로 위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라면 크리스티 여사가 아니다. 일단은 정신병자를 범인으로 내세우고, 포와로에 대한 도전장을 보내온다.

초반에 범인의 행동이 간간이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희생자와 관계되었던 사람 중의 한 명이 주목받고...
애거서 크리스티는 추리작가이지, 아이라 레빈이나 시드니 셀던처럼 범인을 미리 다 밝혀놓는 크라임소설의 작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방식은 대충 짐작하면서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의 설정은 역시 대가의 작품이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위트넘치는 대사들도 마음에 들었다. A, B, C 순서대로 살인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 X에 가서는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하다는 심리전문가의 농담같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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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1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별이 세개라니 너무 짭니다요^^

sayonara 2004-10-1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 세개면 만족입니다.
그리고 너무 별점을 후하게 주다보면 진짜 초걸작을 만났을 때 '별점다섯개'가 그 빛을 잃는답니다. ㅎㅎㅎ

werpoll 2004-10-1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요나라님께 질문드릴게 있었는데;
이 리뷰와는 상관 없는 내용인데요;ㅁ;
예전에 님의 리뷰를 읽다가
'오컬트적'이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는데 오컬트적이 무슨 뜻인가요?
네이버 등에서 다 찾아봐도 오컬트적의 뜻은 찾을 수가 없었다는.ㅜ ㅜ
알려주세요 ㅜㅜ

sayonara 2004-10-1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ccult라는 것은 대략 초자연적인, 신비한, 사이비마법스러운 등의 뜻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컬트 영화라면 '오멘'과 '엑소시스트'가 있지요. ㅎㅎㅎ

물만두 2004-10-1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딕슨 카의 화형법정도...

werpoll 2004-10-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영어였군요! 아하~ 그렇구나 ㅎㅎ
고맙습니다~~^0^
그리고 물만두님이 말씀하신 화형법정이라는 책도 오컬트적이라는 뜻인가요?;

sayonara 2004-10-12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오컬트적인 작품이 한때 꽤 인기를 끌었지요.
화형법정 그리고 유명한 작품이 '로즈마리의 아기'던가요!? 이 작품이 영화화되었을 때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이 광신도들에게 납치당해서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으로 유명했죠.
 
에이리언 3 (1disc) - 할인행사
데이비드 핀처 감독, 시고니 위버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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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터질듯한 긴장감, 2편의 폭발하는 듯 통쾌한 액션에 이어 어떤 재미를 보여줄까 하는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고 실망하는 사람들은 실망할만한 독특한 3편이 나왔다.
감각적인 영상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답게 터널 속에서 펼쳐지는 에이리언과 인간들의 추격씬은 숨이 멋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지나치게 몰입해서 보고 있자면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말이다.
추격장면 이외의 다른 장면들도 꽤나 근사하다. 에이리언을 불에 태우려는 작전이 실패하고 연기 속에서 철수하는 죄수들, 시고니 위버의 장렬한 최후 등이 그렇다.

하지만 아무래 개성있는 영상에 높은 점수를 준다 쳐도 확실히 ‘에이리언’ 시리즈답지않은 어색함이 있다. 네편의 시리즈 중 유일하게 무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괴수의 원초적인 대결에 힘을 싣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아쉬울 따름이다.
제작자들도 3편의 흥행결과를 놓고 ‘무기도 없는 외딴 감옥행성’이라는 설정이 그리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음을 후회했을 것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재능 덕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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