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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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서 가장 감탄한 것은 저자의 혹독한 근검절약도 아니고 3년만에 1억이라는 금액도 아니다.
저자가 현직작가라서 그런지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도 많고, 그것들을 버무려낸 솜씨가 보통 아니다. 작가는 하루키를 비롯한 대중문화의 스타들부터 연애, 재테크, 현대의 저속한 현대풍속에 관한 이야기들, 밀란 쿤데라의 소설내용까지 끌어들인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인 빌 게이츠도 주가가 폭락한 날 밤이면 햄버거를 여덟 개나 먹어치우고, 오프라 윈프리의 돈에 대한 집념을 언급한 에피소드도 재미있기만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가녀린 손가락보다 그을리고 땀에 젖은 손가락이 더욱 아름답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해야 한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남편이 먹여살리는 여편내들은 자기 몸집보다 큰 냉장고에 기대 몸을 배배 꼬며 “여자라서 행복해요”라고 말한다’는 식으로 빈정거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잡다하고 가벼운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장난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물론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화장실 변기 위해서 잠깐 눈을 붙이고, 지독한 빈대근성으로 한푼 두푼 모았던 저자의 노력도 감탄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결코 따라하고 싶지는 않은 노랭이 짓이다. 식사값을 떠넘기고, 옷을 뺏어(?) 입고... 나 또한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핸드폰까지 분실신고 해놓는 사람이지만, 이런 식으로 돈을 모으면서 ‘업’을 쌓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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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헬싱 디지팩 (2disc) - [할인행사]
스티븐 서머스 감독, 휴 잭맨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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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잭맨은 멜 깁슨, 러셀 크로우 이후 에릭 바나와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호주출신 배우다. 이 배우의 놀라운 점은 자신이 맡은 배역에 잘 녹아든다는 점이다.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늑대인간 울버린 그 자체였고, ‘케이트 앤 레오폴드’에서도 깐깐한 귀족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반 헬싱’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기억에 관한 비밀을 갖고 있는 사냥꾼은 마치 중세의 007같다. 연속발사가 가능한 석궁과 와이어 등 각종 신무기를 갖고 다니는 고독한 액션영웅의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반 헬싱이 처음 등장하는 부분은 하이드가 된 지킬박사를 처치하는 임무다. 하이드는 이미 ‘헐크’나 ‘젠틀맨 리그’같은 작품들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캐릭터라 조금 실망하게 된다. 최근 수없이 쏟아져나온 만화영웅 영화들과 비슷비슷한 아류작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동안 ‘블레이드’, ‘언더월드’ 등 비슷비슷한 영화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션의 파괴력이나 규모는 ‘헬보이’나 ‘언더월드’, ‘블레이드’같은 비슷한 다른 작품들보다 한층 뛰어나고 스피디하다. 웅장한 고성과 장쾌한 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격전이나 흡혈귀들의 고공액션도 꽤 볼만하다.
액션장면과 슬픈 장면에서 등장하는 배경음악도 상당히 공을 들인 듯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다.

단점이라면 줄거리의 강약조절이 안되어 있어 정신없이 신이 나다가도 갑자기 지루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속편을 암시하기 위함인지 반 헬싱의 기억에 관한 비밀이 밝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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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 반도음반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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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곡 판정으로 4집에서는 연주만 나왔던 ‘시대유감’을 담은 앨범이다.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는 팬으로서도 선뜻 구입하기가 망설여지는 앨범이다.
수록된 곡은 ‘시대유감’을 포함해 고작 다섯 곡. 그리고 나머지 네 곡은 기존 앨범의 곡이거나 리믹스곡이다.

그래도 역시 ‘서태지’라는 브랜드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멋지게 리믹스 했다.
장난처럼 시작하는 오프닝곡 ‘태지보이스’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특유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다른 랩가수들의 오프닝 음악이 매우 경박하면서 마치 외국 노래의 샘플링같은 감흥을 선사하는 것이 비하면 말이다.
‘수시아’와 ‘이 밤이 깊어가지만’의 리믹스곡은 꽤 근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원곡의 간결함이 더 좋다.

‘시대유감’. 이 곡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날카로운 시각과 정교한 리듬감이 느껴진다. 흔히 시대를 비판한다는 다른 가수들이 양비론에 빠져 무작정 비난을 되풀이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의 곡이다.

그런데 앨범자켓의 생선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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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야기 (CD + DVD) - [초특가판], Movie & Classic, Antonio Vivaldi - The Four Seasons / Concerto Grosso D minor
이와이 슈운지 감독, 마츠 다카코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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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줄거리를 영화로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아마도 일본밖에 없을 것이다.
한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과 더 이상 간결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줄거리.
선배를 좋아하는 한 여학생이 그 선배가 다니는 대학에 입학하고, 결국은 선배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면서 끝나는 이야기다.(선배와 행복하게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선배가 여주인공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뿐이다!)

특이하고 산뜻하다.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그토록 기다리다가 결국 선배와 멋지게 사랑을 이루는 것도 아니다.
그저 선배가 아르바이트하는 서점에서 서로 인사를 하고, 선배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을 기뻐하면서 끝이 난다.

배신과 분륜, 사랑의 갈등이 질펀한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에 비교한다면 무척 싱겁고 허무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분위기만큼은 일품이다.
주인공이 걷는 거리의 풍경, 집안의 그릇 하나... 모든 것들이 일본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갖게 할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그리고 여주인공역을 맡은 마츠 다카코의 매력. 커다란 눈망울에 순진한 모습의 백치미가 무작정 맹하게 보이기만 하는 다른 여배우들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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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2004-11-0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까지 애니 빼고 일본 영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진/우맘 2004-11-0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는요....이 작품 영화관에서 보고 허무하고 돈 아까워서 죽는 줄 알았답니다. TT

소품 같은 건 기억 안 나는데, 휘날리던 벚꽃잎만은 일품이더군요.

sayonara 2004-11-0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보고 차마 일어설수가 없었습니다. '벌써 끝났을리가 없따'라고 속으로 생각만 하면서...

하지만 뭐 주인공과 멋진 풍경을 생각한다면 꼭 돈아까운 작품은 아니었지요. ㅎㅎㅎ

icaru 2004-12-0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시 상품... 하하...

분위기 만큼은 일품이다에...저도 동감이요...

별거없는데 별거있는거 같은...

아니..실은 별거있었는데...못 알아차렸는지도...

sayonara 2004-12-10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틀림없이 있는 작품같은데, 제 감각이 무뎌서 못알아보는 것 같다는 그런 생각..
 
미시경제학 - 연습문제 해답집, 제4판
이준구 지음 / 법문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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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전공도서에는 대부분 연습문제를 풀이해놓은 해설집이 따른다.
맨큐의 경제학도 그렇고 이준구씨의 ‘미시경제학’도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은 ‘맨큐의 경제학 연습문제풀이’와는 달리 너무도 조잡하다.
논술식 문제는 그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는 본교재의 페이지를 언급해놓았을 뿐이다.
그리고 많은 계산문제들이 공식이나 풀이과정도 없이 그저 정답만 수록되어 있다.(가장 불만이 큰 부분이다. 저자가 서울대의 교수라서 서울대생의 수준에 맞춰 책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빈정거리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프 또한 좀 더 단순하게 그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많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연습문제 해답집은 꼭 필요한 책이다. 비록 내용이 좀 아쉽더라도 말이다.

“4천원의 가격이 싸다고 좋아하지 말지어다. 딱 그 정도의 내용만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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