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서 가장 감탄한 것은 저자의 혹독한 근검절약도 아니고 3년만에 1억이라는 금액도 아니다.
저자가 현직작가라서 그런지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도 많고, 그것들을 버무려낸 솜씨가 보통 아니다. 작가는 하루키를 비롯한 대중문화의 스타들부터 연애, 재테크, 현대의 저속한 현대풍속에 관한 이야기들, 밀란 쿤데라의 소설내용까지 끌어들인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인 빌 게이츠도 주가가 폭락한 날 밤이면 햄버거를 여덟 개나 먹어치우고, 오프라 윈프리의 돈에 대한 집념을 언급한 에피소드도 재미있기만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가녀린 손가락보다 그을리고 땀에 젖은 손가락이 더욱 아름답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해야 한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남편이 먹여살리는 여편내들은 자기 몸집보다 큰 냉장고에 기대 몸을 배배 꼬며 “여자라서 행복해요”라고 말한다’는 식으로 빈정거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잡다하고 가벼운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장난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물론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화장실 변기 위해서 잠깐 눈을 붙이고, 지독한 빈대근성으로 한푼 두푼 모았던 저자의 노력도 감탄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결코 따라하고 싶지는 않은 노랭이 짓이다. 식사값을 떠넘기고, 옷을 뺏어(?) 입고... 나 또한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핸드폰까지 분실신고 해놓는 사람이지만, 이런 식으로 돈을 모으면서 ‘업’을 쌓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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