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덫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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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생일선물로 단시간에 집필했다는 점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천재성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눈 때문에 폐쇄된 외딴 여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범인은 역시나 전혀 아닐 것 같았던 인물들 중의 한 명이다.
애거서 크리스티, 코넌 도일 이후에 이미 수많은 트릭이 등장하고 변형되어서 ‘피해자가 범인이었다’, ‘희생자는 죽지 않았다’, ‘수사진 중에 범인이 있었다’는 것은 이미 식상한 트릭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리소설에 있어서 그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범인일 수 없는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독자들이 미리 짐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쥐덫’은 한정된 공간에서, 조그만 규모의 용의자들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커 나가면서도 누가 범인인지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쥐덫’은 중편분량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편들보다도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함께 수록되어있는 단편분량의 작품들도 ‘포와로 수사집’ 등에 비해서는 다소 밋밋하지만 꽤 깔끔한 느낌의 이야기들이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기회가 된다면 꼭 영국에 가서 ‘쥐덫’의 연극을 보고 싶다.(문제는 영어실력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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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12-08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영국에선 쥐덫을 연극으로 올려 상시 공연하는가 보네요~ 으음...

저도 이 건 올해 읽어서 좀 기억이 나는데...등장 인물 중에서 유난히 말많고 까탈스럽게 굴던...노부인이...귀여웠다는 생각이...얼핏...스치네요...
 
콘 에어 - 할인행사
사이먼 웨스트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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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액션영화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재미있고 시원한 작품이다.
부인을 지키려고 하다가 우연히 저지른 살인으로 감옥에서 8년을 복역한 뒤 가석방되어 오른 비행기가 하필이면 흉악범들만 모아놓은 수송기다. 결국 악당들은 비행기를 탈취하고 주인공 포우는 멋진 액션을 펼쳐보이며 악당들을 처치한다.

평범한 액션영화라고 하기에는 출연진이 무척 화려하다.
주인공 포우역에 니콜라스 케이지, 연방보안관 빈스역에 존 쿠삭, 악당들의 두목 사이러스 바이러스역에 존 말코비치 그리고 흑마왕의 빙 레임스, 연쇄살인범 스티브 부세미...
조연들이 얼굴도 잘 알려지지 않은 단역배우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가볍게 보이지 않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비행기와 사막의 비행장,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펼쳐지는 화려한 총격전과 육탄액션은 진짜 액션영화가 보여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증명한다.
‘콘 에어’는 줄거리가 다소 작위적이고 빈약하지만 쉴새없이 터지고 부서지는 액션의 본질에 매우 충실한 걸작이다.

또한 포우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만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 부분에서 흐르던 주제곡 ‘How Do I Love’의 음율이 잊혀지지 않을만큼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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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다카 2006-06-14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흐르는 음악은 'How do I live' 지 말입니다.

sayonara 2006-06-1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엄청난 개그 실수를 했군요. 민망~ ^^;
 
비상근무 - [할인행사]
마틴 스콜세지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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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하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이 작품의 제목은 무슨 액션영화처럼 들린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런 기대를 한 관객이 있다면 그 생각이 100% 잘못된 것이다. 몇 번의 구타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결코 액션영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비상근무'는 늘 피로에 쩔어있는 뉴욕시의 야간구조요원이 이야기다.
영화가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화면전체의 분위기가 우중충한 것이, 주인공의 피곤함과 초췌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시조일관 몽환적인 색색의 흔들리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마치 마약을 먹거나 술에 취해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화면구성이 주인공의 심리적 불안함을 그럴듯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동료처럼 활기차고 기운넘치게 자신의 일을 즐기기 못하는 주인공의 심정과 실수에 대한 죄책감 등을 몽환적인 화면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평론가들이 극찬한 그 무엇을 찾아내지 못한 것은 관객으로서의 자질부족일까?
개인적으로는 그저 '좀 의미심장하지만 지루한 작품이구나'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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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4-11-1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틴 스콜세즈는 뉴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평론가들도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평은 없었던 걸루 아는데^^ 제가 생각하기도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미스캐스팅이^^

sayonara 2004-11-11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듣고 보니 그렇군요. 마틴 스콜세지는 '뉴욕의 감독'이라고 할만하네요.

이 작품은 지루하다는 것밖에는 기억나질 않아서리..
 
메달리온 (1disc) - [할인행사]
진가상 외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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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리온’은 작품의 액션과 음악, 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것이 대충 만든 것 같다.
인터폴역을 맡은 리 에반스의 바보스러운 연기는 싸구려 코미디영화에서 보던 것 같다. 더구나 그의 부인역으로 등장하는 홍콩출신의 종려시는 시종일관 현모양처형의 연기를 보여주다가 악당들이 집을 습격하자 갑자기 총을 갈겨대는 여전사로 변신한다.
성룡영화에서 심오한 이야기 구조나 진지한 연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구성과 전후좌우의 연결성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메달리온’에는 성룡의 액션, 성룡의 이야기는 물론, 영화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그 무엇도 없는 싸구려 홍콩영화 같다.

메달의 힘으로 강해진 성룡과 악당의 마지막 대결은 ‘매트릭스3’의 네오와 스미스 요원의 대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고, ‘황비홍’의 황비홍과 엄진동의 대결과는 달리 투박하기만 하다.
감독은 무슨 생각인지 마지막 액션장면에 배경음악으로 랩음악을 깔아놓았다. 각본, 감독, 주제가, 주연까지 전부 챙기던 홍콩시절의 성룡이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대충주의’다.

헐리우드 데뷔초기 동양인으로서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했던 성룡은 최근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거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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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4-11-1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인터뷰에 보니깐 성룡도 님과 같이 그러한 점에 대해서 인식은 하고 있었습니다.다만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동양인으로서 헐리웃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것과 조금씩 동양을 소개해가는 것으로 자신이 동양인들에 대한 서구인의 시각이 조금씩 바뀌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하더군요^^ 멋있는 남자예요 ㅋㅋㅋ

sayonara 2004-11-13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성룡. 이루 말할 수 없이 멋진 남자죠. 영화 속과 영화 밖의 삶이 한결같은 사람이죠.
 
안녕, 내 사랑아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이기원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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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사랑’에는 중절모와 라디오 같은 소품들이 등장한다. 첨단 하이테크와 말쑥한 정장의 프로탐정들이 나오는 현대스릴러물과는 다르다.
‘느와르’답게 시종일관 우중충하고 울적한 분위기, 심지어는 조금 퇴폐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한마디로 템포빠른 스릴러가 인기있는 요즘에 오히려 색다른 멋을 즐길 수 있는 고전이다.

나뭇가지와 커튼, 창밖의 풍경에 대한 묘사, 상대방의 옷차림과 생김새에 대한 시적인 표현 등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작품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다. 추리의 과정과 긴장감 넘치는 사건의 연속을 기다리게 되는 존 그리셤의 스릴러와는 무척 다르다.

처음에는 산만하기만 한 구성과 멍청한듯한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죽 읽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 사이에 서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품 속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말끔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천재적이지도, 다재다능하지도 않은 보통사람같은 필립 말로우 탐정도 썩 매력적이다.

50년대의 다양한 인간군상들, 이런저런 타입의 범죄자들, 암흑가의 사람들과 총기살인...
고전적인 추리물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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