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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 좋은생각 좋은소설선
0. 헨리 지음, 김선영 옮김 / 좋은생각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 헨리의 훌륭한 단편들을 읽다보면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작가적 재능은 오 헨리의 드라마틱한 인생살이 덕분이 아닌가 싶다.
공금횡령과 해외도피, 아내의 위독함으로 인한 귀국, 체포와 교도소 복역...
작가 개인에게는 가혹한 경험이었을 테지만, 독자들에게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원천이 되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 헨리의 작품집을 여러 권 갖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책이 가장 예쁘다.
좋은생각에서 나온 책답게 표지와 속의 디자인이 화사하고, 전체적인 편집상태 또한 문고본에 비해서 훨씬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록된 작품의 숫자가 고작 11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은 ‘재물과 사랑의 신’이다. 결말이 대단히 유쾌하다.
좋아하는 아가씨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던 부잣집 청년이 결국에는 운명의 힘으로 우연한 기회를 얻어 고백에 성공한다.
결국 그 청년은 진정한 사랑의 성취에는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도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의기양양하게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 헨리는 독자가 그렇게 쉽게 감동에 빠지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20년 후’는 ‘마지막 잎새’나 ‘크리스마스 선물’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20년 만에 만난 친구 사이의 운명과 우정이 엇갈리는 절묘한 드라마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마지막 잎새’만큼이나 유명한 작품이다. 지독하게 가난한 커플의 선물 이야기를 구차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마지막 문단의 동방박사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좀 사족 같기는 하지만.
‘경관과 찬송가’는 웃을 수 없을 만큼 비극적인 코미디다. 따뜻함으로 충만한 주인공의 결심을 비웃는 듯한 작가의 장난기란...
다른 단편들도 모두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