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측의 증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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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권에 이르는 크리스티의 단편집 중에서 최고의 작품들을 따로 엮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단편집’이 바로 ‘검찰측 증인’이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9편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빼어난 구성과 독자의 허를 찌르는 트릭이 빛나는 걸작들이다. 각각의 작품들에는 탐욕과 증오가 불러오는 인간사의 비극적인 면이 담겨 있다.

‘검찰측 증인’은 범죄수사가 거의 전적으로 증인들의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전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추리물이다.
마지막에는 재판 결과를 뒤집어버리는 증거가 나타나고, 이런저런 혼란이 난무하는 것 같은 폭로가 이어진다.
약 30페이지의 짧은 단편이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장편들에서 느낄 수 있는 흥분과 놀라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나이팅게일 커티지 별장’ 또한 완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 마지막 두 줄의 대사에 담긴 반전은 놀라움을 넘어 경악스러울 정도로 충격적이다.

‘우연한 사고’는 매우 짤막하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싸움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끝을 맺는다.

‘두번째 종소리’에는 포와로가 등장한다.
대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용의자인 가족 친지들, 별다른 특색은 없지만 재미는 있는, 안전한 구성의 작품이다.

이 네 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추리물인지, 호러물인지 파악할 수 없는 애매한 분위기의 작품들이지만 역시 흥미진진하며 빼어나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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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2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되죠^^

sayonara 2005-10-2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추리의 대가들은 장편, 단편을 가리지 않더군요. 모두 함께 중독의 길로~ ^_^
 
축! 속도위반결혼
타카시미즈 미네코 지음, 우니타 유미 그림 / 길찾기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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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실제 속도위반 결혼으로 은퇴한 작가가 속도위반 커플의 결혼을 소재로 책을 펴냈다.
‘그냥’ 결혼도 준비하기가 만만치 않은데, 임신+결혼+출산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 속도위반결혼은 더욱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커플들이 맞닥뜨리게 될 각종 문제들을 코믹한 에피소드로 엮어내고 있다.

병원 고르는 법이나 신혼집 고르는 법에서부터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법까지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설명이 비교적 꼼꼼하고 친절한 편인데다가 여성잡지나 여성교양서적같은 책들의 내용보다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하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다.
속도위반을 했다고 해서 심각해 하거나 걱정하며 초조해 할 필요는 없다는 식의 태도가 이 책을 읽을 속도위반커플들의 마음을 좀 더 편안하게 해줄 것 같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일본의 선진적인 사회보장 시스템이 부럽다.
관청이나 보건소에서 나눠주는 산모수첩과 무료검진같은 것을 보면 셋째 낳기 운동이나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출산정책들이 조금 한심하게 느껴진다.(산모수첩같은 것은 분유회사나 산부인과에서 많이 나눠주지만.)

마지막으로, 알라딘의 배송상태는 여전히 좀 아쉬운 편이다.
이 책도 새 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다. 속지는 깨끗하고 앞뒤표지가 긁히고 약간 때가 묻었다. 겉표지가 조금 더러워진 재고도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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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2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도위반에 대해서 나쁘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 보네요 ^^
저도 뭐 그렇습니다 사람일이란 게 알 수 없으니까요~
^^

sayonara 2005-10-28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간혹 이런 경험을 한 친구들의 주변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것 때문에 부모님들이 속상해하시는 걸 보면 좀 그렇죠... ^_^

사마천 2005-10-28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배송은 저도 가끔 불만입니다. 속도위반? 요즘 많이 일어나더군요.

sayonara 2005-10-2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만 더 신경 써주면 좋으련만... 책이 완전히 망가진 것도 아니라서 교환하기도 뻘쭘하고... 참... -,.-;
 
Ce'Ci 2005.11
쎄씨 편집부 엮음 / jcontentree M&B(월간지)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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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씨’는 패션정보와 각종 액세서리, 유명연예인들의 최신소식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여성잡지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의 코디법같은 기사야 그렇다 쳐도 뉴요커와 런더너들의 브런치 기사가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목주름 예방법, 손 관리에 관한 기사는 비교적 유용했다고 생각한다.(비록 십수 년 전부터 잊혀질만하면 다시 나오는 여성잡지의 단골메뉴지만 말이다.)

화장 후 돌발상황의 응급처치같은 유용한 기사는 늘 짧고, 별로 유용하지 않은 잡담수준의 기사는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미 여러 잡지에서 수십 번은 읽은 것 같은 헐리우드 스타들의 다이어트법같은 기사들 말이다.

그리고 혹시 부록 때문에 이 잡지에 8천원이라는 돈을 쓰려는 독자들이 있다면 꼭 말리고 싶다. 얇고 작은 담요와 쿠션커버(쿠션도 아니고). 그런데 담요이름이 ‘빅사이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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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2005.11
엘르 편집부 엮음 / 아쉐뜨넥스트미디어(잡지)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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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힙합세대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표현이 제이 로(제니퍼 로페즈)에게 합당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에 관한 기사는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다.
미래가 소중하다느니, 옛 친구의 행복을 빈다느니 하는 인터뷰의 답변 공식같은 내용이 좀 아쉬웠고,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다는 식으로 질문들을 던졌던 기자의 태도도 좀 불만스러웠지만 말이다.
(하긴 유명 연예인의 인터뷰 약속을 잡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 같았을 텐데...)

그래서인지 벼락스타가 된 여배우들의 위세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띈다.
일전에 국내 여자배우들에 관해서도 비슷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유명인들을 씹는(?) 내용은 언제나 재미있기 마련이다.

여성사의 변천(=여권의 신장), 세계 각국의 민간뷰티 비법들도 꽤 읽을 만 했다.

나머지는 향수와 각종 화장품, 최첨단 신제품에 관한 그저 그런 기사들이다.

그리고 부록이 생각보다 작고 색도 구리다는 점이 불만스러웠다. 혹시 ‘에스티로더’ 부록에 혹해서 구입하는 독자는 차라리 잡지 살 돈으로 미샤나 페이스 샵에서 더 마음에 드는 립글로즈를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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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 좋은생각 좋은소설선
0. 헨리 지음, 김선영 옮김 / 좋은생각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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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 헨리의 훌륭한 단편들을 읽다보면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작가적 재능은 오 헨리의 드라마틱한 인생살이 덕분이 아닌가 싶다.
공금횡령과 해외도피, 아내의 위독함으로 인한 귀국, 체포와 교도소 복역...
작가 개인에게는 가혹한 경험이었을 테지만, 독자들에게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원천이 되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 헨리의 작품집을 여러 권 갖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책이 가장 예쁘다.
좋은생각에서 나온 책답게 표지와 속의 디자인이 화사하고, 전체적인 편집상태 또한 문고본에 비해서 훨씬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록된 작품의 숫자가 고작 11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은 ‘재물과 사랑의 신’이다. 결말이 대단히 유쾌하다.
좋아하는 아가씨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던 부잣집 청년이 결국에는 운명의 힘으로 우연한 기회를 얻어 고백에 성공한다.
결국 그 청년은 진정한 사랑의 성취에는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도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의기양양하게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 헨리는 독자가 그렇게 쉽게 감동에 빠지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20년 후’는 ‘마지막 잎새’나 ‘크리스마스 선물’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20년 만에 만난 친구 사이의 운명과 우정이 엇갈리는 절묘한 드라마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마지막 잎새’만큼이나 유명한 작품이다. 지독하게 가난한 커플의 선물 이야기를 구차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마지막 문단의 동방박사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좀 사족 같기는 하지만.

‘경관과 찬송가’는 웃을 수 없을 만큼 비극적인 코미디다. 따뜻함으로 충만한 주인공의 결심을 비웃는 듯한 작가의 장난기란...

다른 단편들도 모두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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