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테크사
김대중 지음 / 원앤원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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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한민국의 재테크 역사를 조망함으로서 현재와 앞으로의 재테크가 가야할 길을 밝혀주는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그런 식의 유용한 정보를 얻기보다는 마치 신문의 흥미진진한 기획기사를 읽는 것 같은 재미를 느꼈다.
저자의 터무니없는 글 솜씨와 굵직굵직한 한국경제사의 구석구석을 장식했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상당히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60년대 한국경제가 얼마나 낙후되어 있었으면 설탕이 생활필수품인지 사치품인지가 논란이 되었을까하는 사실, 72년에는 정기예금 이자로 TV 시청료를 납부해주는 예금이 있었다는 사실, 수서사건 당시 한보주택의 로비가 노태우 대통령까지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고건 서울시장은 끝끝내 반대하다가 경질된 사건, 외환위기 이후 몇몇 전문가들이 “집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주거의 의미만 있을 뿐"이라고 자신 있게 공언했던 일, 1990년 증권시장의 폭락을 막기 위해 급조된 증시안정기금의 수익률이 SK텔레콤 3,491%, 신세계 885%에 달한 일 등 이 책에는 한국경제사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물론 화폐개혁과 유가상승 같은 사건이 개인들의 재테크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내용처럼 유익한 부분도 꽤 있었다.
특히 외환위기로 촉발된 저금리 기조가 어떻게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지게 되었는지에 관한 부분은 일반 독자들이 경제를 보는 눈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그냥) 베스트셀러라고 부르면서 자신이 쓴 ‘나의 꿈 10억 만들기’는 ‘초’베스트셀러라고 말한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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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6-02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하이라이트 부분-저자의 자부심이 대단하네요^^;

sayonara 2006-06-0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식의 뻔뻔함과 자화자찬이 좀 애교스럽기는 하죠. ㅋㅋㅋ
 
청연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윤종찬 감독, 장진영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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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영화판에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주인공 박경원이 일제 강점기에 비행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친일파로 몰아가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친일파를 주인공으로 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박경원은 개인의 영광을 위해서 일본 권력에 아부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가공의 인물 한지혁이라는 독립 운동가까지 등장시켜가며 그녀의 애국심과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여주인공이 가상의 인물이고, '청연'의 이야기가 100% 픽션이라면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존인물이었던 박경원은 독립운동가 때문에 고문을 받은 일도 없으며, "조국이 해준 게 무엇?"이라는 말을 들을만한 일을 한 적도 없다. 오히려 만주침략을 선전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던 사람이다.

그런 주인공이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과 눈물이 흐를 만큼 감동적인 음악으로 포장됐다.
영화 속의 박경원과 실존인물 박경원을 동일시한 이런 영화는 위험하다. 가상의 박경원이 실제의 박경원을 포장하고 정당화시키기 때문이다.

왜 '청연' 속의 박경원은 '역도산'의 김신락처럼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세계인"이라고 비겁하게 외치지 못했을까?
따지고 보면 박경원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따른 인물이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히로인'이 아니라 '남다른 꿈을 가진 한 인간'이었는데, 왜 그 이야기를 풀어놓지 못했을까?
왜 지나친 거짓과 과장으로 덧칠해서 오히려 그녀의 진지한 꿈과 노력을 더럽혔을까?
그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것만으로도 주목해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조국과 민족의 애국자로서가 아니고 말이다.

이런 작품을 앞에 두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식의 주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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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3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국 흥행에 엄청난 참패를 했습니다...^^

릴케 현상 2006-05-30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추천

sayonara 2006-06-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영화 속의 인물들은 꼭 미화되더라구요.
하긴... 에린 브론코비치나 프랭크 에버그네일처럼 헐리우드 영화 속의 인물들도 미화되긴 마찬가지지만요. 음... 흥행의 법칙인가... -ㅗ-

재돌아 2006-11-0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이영화 보시기는 하셨습니까?.. 한지혁은 독립운동가로 묘사 되지도 아니하였고 박경원 또한 애국자로 포장되지도 않았습니다... 꿈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죄가 될수 밖에 없었던 그시대의 아픔을 그린, 그래도 꿈 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이시대에 태어난 우리 모두가 그녀와 함께 아파해야 할 그런 영화입니다..

sayonara 2006-11-0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똑같은 영화를 봐도 관점의 차이는 어쩔 수 없겠지요.
독립운동가가 한지혁의 친구가 아니라 한지혁이었다는 점은 확실히 잘못되었군요.
하지만 자신에게 해준 것도 없다는 조선을 생각하며 분하고 억울해서 울분을 토하고 고뇌를 거듭하는 주인공이라면 적어도 애국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실제의 박경원이 그토록 조국을 진지하게 생각했는지, 그 마음이 애틋했는지는 영화 관계자들에게 어차피 상관이 없었을테구요.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될테니까요.)
 
한국의 젊은 부자들
박용석 지음 / 토네이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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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서문마저 기존의 ‘부자’ 서적들과 똑같다.
저자는 젊은 부자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의 성공방식을 궁금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한마디로 뻔한 내용의 뻔한 전개방식, 뻔한 충고로 가득한 책이다.
저자의 자화자찬처럼 ‘생생한 성공 노하우’가 아닌 ‘상식적인 성공 노하우’들을 담고 있다.

걸핏하면 숫자놀음이 등장한다.
저자는 왜 40년의 저축을 가정하면서 왜 거기에 15년간의 우량주 수익률을 갖다 붙여 계산하는 걸까. 이런 선정적인 통계수치가 무슨 설득력이 있을까.

책에 나온 사례들도 뜬금없고 막연하기는 마찬가지다.
4천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중국 부동산에 투자해서 5년 만에 24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식이다.
한쪽에서는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번 직장인을 소개하더니 다른 한쪽에서는 주식투자로 망해서 가족이 동반자살 하는 경우는 있어도 부동산 투자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는 없다고 호들갑을 떤다.
이렇게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사례가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요즘은 걸핏하면 블루오션이다.
저자는 과연 블루오션의 의미나 제대로 알고 있는 건지, 부동산 경매에 블루오션을 갖다 붙인다.
그리고 1억 원에 연 30% 시세차익이 10년이면 13억이 넘는다는 식으로 독자를 현혹시킨다.
대충 주워들은 블루오션의 의미를 갖고 여기저기 붙여대는 작가들은 곧 유행이 지나면 또 다른 그럴듯한 표현을 들고 나와서 독자를 현혹시킬 것이다. 블루 오션 이후에 뜨고 있는 빠른 2등 전략 같은 걸로 말이다.

이 책에 열광하는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는지 모르겠다.
이런 리뷰를 쓰는 사람은 이런 식의 냉소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요란한 구호와 그럴듯한 과장으로 덧칠된 책을 읽고 부자가 되는 독자는 정작 얼마 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이 책의 저자만 점점 부자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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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5-3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저자의 중국 부동산 투자기가 책으로 나와 있는데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고려해볼 점도 어느 정도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점점 책이 확대되다보니 질이 떨어지나 봅니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기대감이 줄어드네요.

sayonara 2006-06-0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으로 따지면 좀 아깝지만, 신문의 연재기사였다면 스크랩 해두고 싶을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
 
한국형 협상의 법칙
박선철 지음 / 원앤원북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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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협상관련 분야에서 일 해온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한국형' 협상의 법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과 달리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주고받기식의 암묵적인 약속과 체면을 중시하는 반면, 서양의 협상가들은 협상을 주고받기식의 거래가 아닌 경쟁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에는 한국적인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외국의 협상서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를 중시하는데, 상대방이 외국의 협상책대로 상대방의 인내를 시험하며 질질 끄는 상황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식이다.

하지만 정작 본문의 내용은 외국의 협상서적들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저자는 서문에서 그토록 '한국형' 협상의 법칙을 강조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법칙들이 서양의 협상서적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들이다.
문제를 해결할 때는 하나씩 해결하라는 것이나, 너무 쉽게 얻으면 도리어 의심하게 되는 승자의 딜레마 등이 그것이다.

협상의 무기는 느긋함이라고 강조하는데, 너무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법칙이 아니던가. 시간에 쫓기게 되면 실패할 일이 어디 협상뿐이던가.
하지만 마감시간을 꼭 정해놓으라고 충고하는 부분도 있다. 어차피 마감시간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느긋하게 협상에 임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이 책의 장점은 수많은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트로이의 목마, 노인과 바다, 힐러리와 지퍼게이트, 조삼모사 같은 사례들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노사협상, 전북 부안군의 원전 유치문제, LG카드의 벼랑끝 전술, 이승연과 종군위안부 누드문제같은 국내사례도 꽤 많이 수록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사례들이 협상을 주제로 다루고 있지만, 지나치게 간략하고 도식적으로 소개되어 있어서 정작 협상을 배우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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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6-0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이 책은 꽤 팔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은 좋았는데... ^_^
 
게임의 이름은 유괴 - g@m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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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흠잡을 데 없는 빼어난 작품이다.

일반적인 유괴 소설이라면 범인의 정체와 구출과정의 긴박감에 중점을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후좌우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정교한 구성이 장점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매끈해서 오히려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다.
중간 중간 주인공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단 하나도 낭비되지 않고 결말을 위한 복선으로 사용된다. 허튼소리나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별명답게 소설은 마지막 문장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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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30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근데 마지막에 좀 맥이 빠지는 것도 있었어요.

sayonara 2006-06-0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갠적으론 마지막의 한문장까지 깔끔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작품은 드물지요. 그래서 걸작이라고 불리나 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