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로니 전략 -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아라!
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우유부단한 성격을 파프리카, 단호한 성격을 페페로니에 비유한 것은 제법 그럴듯했지만, 본문에 씌어있는 내용은 독자들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을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거나 그럴듯한 탁상공론에 불과한 이론들뿐이다.

저자는 ‘내 안의 공격성을 긍정적으로 표출하라’는 이야기를 풀어쓰기가 그리도 어려웠나 보다.
간혹 횡설수설하거나 중언부언하기까지 한다.
‘건강한 공격성’에 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브레히트의 희곡, 괴테의 ‘파우스트’, 현대 철학자, 심리학자들의 이론, 윤리학, 성경 등 수많은 참고사항들을 나열하기 때문에 오히려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뻔한 이야기를 그토록 어렵게 하면서도 작고 가벼운 책 한권을 채우기가 힘들었는지, 기괴하고 조악한 삽화로 한 페이지를 채우기 일쑤다.

그리고 최근 들어 걸핏하면 마키아벨리 운운하는 처세술 서적들이 출간되는데, 마키아벨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적용할 이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키아벨리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행동해야 하는 제왕들을 대상으로 ‘군주론’을 썼기 때문이다.
일례로 마키에벨리의 법칙에 따른(혹은 저자가 따랐다고 주장하는) 행동법칙들도 말을 그럴듯하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
막상 직장에서 어려운 프로젝트를 경쟁자에게 감언이설로 떠넘긴다고 해보자.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으며, 무모하게 이런 짓을 했다가는 소문만 안 좋게 나기 십상이다. 어쩌다 한번 써먹기에도 무척 위험한 처세술이다.

이 책에는 직장 여성들의 여성적인 면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호들갑스럽게 페페로니, 공격성 운운하지만, 차라리 보다 차분하고 점잖은 방식으로 직장 여성들의 처세술을 이야기하는 게일 에반스의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같은 책들을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간츠 Gantz 1
히로야 오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갇히게 된 방에서 시작되는 미션들, 차례차례 나타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 검은 슈트를 입은 주인공들의 액션, 거대한 적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는 설정, 간혹 등장하는 청춘연애물 이야기...
이렇듯 '간츠'는 마치 영화 '큐브'와 '매트릭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PS2게임 '완다와 거상'같은 수많은 작품들을 하이브리드 해 놓은 것 같은 독특한 작품이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작품은 하드코어한 폭력과 질펀한 액션,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한 흡입력과 손을 놓을 수 없는 재미를 갖고 있다.
게다가 10권이 넘어가도록 차례차례 비밀이 밝혀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설정이 추가되는데, 그에 따른 지루함을 만회하기 위함인지 더욱 강력한 액션과 더욱 잔혹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결코 중도 탈락할 것 같지 않은 주연급 등장인물들이 어이없이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 흡혈귀 집단이 등장하고, 주인공 케이의 동생이 모습을 보인다.

친구들과 연인까지 잃고 나중에는 거의 '베르세르크'의 SF버전 같은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하지만, 주인공의 고통에 공감한다거나 독특한 세계관에 감탄하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저 말초적인 액션의 쾌감만이 계속 펼쳐질 뿐이다.

이쯤이면 '간츠'의 세계도 새로운 전개나 색다른 반전이 필요하지 않을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6-09-0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친감이 있는 바스트 모핑 때문에 멀미가 좀 나는 만화였습니다...^^

sayonara 2006-09-0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몽'같은 작품들을 좋아한다면... 취향이 맞는다면... 이 작품을 걸작으로 받아들일 독자들도 있을 것 같더군요. ^^;

가넷 2006-09-08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멀미가 나는..ㅡㅡ;;

sayonara 2006-09-0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도 틀림없이 애니로 만들어졌을텐데... 마치 롤러코스터같겠지요?! ^_^
 
변화 사냥꾼 - 시대를 바꿀 흐름을 찾는 헤지펀드 운영자의 돈벌이 비결
앤디 케슬러 지음, 형선호 옮김 / 이지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서문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다소 서글픈 사례로 시작한다.
외환위기 당시 쌍용의 금융자산을 헐값에 사들이기 위한 저자와 동료의 대화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월급쟁이 회사생활을 박차고 나와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고, 거장의 한마디에 주눅 들기도 하고, 몇 번의 실패와 그보다 더 많은 성공을 이루어낸 이야기가 담겨있다.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이 단기간의 이익과 속전속결에 익숙한데 비해 저자의 펀드는 보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부분이 다소 의외였다.
한편의 드라마 같았던 저자의 투자 경험담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부분은 바로 펀드를 정리하는 장면이다.(대가와의 만남도 아니고 50루타짜리 대박을 터뜨린 부분도 아니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했던가. IT주식의 미친 듯한 성장과 나스닥의 광기어린 폭등의 와중에서도 자신들이 지금 보고 있는 거품이 얼마나 웃긴 것인지를 깨닫고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하는 부분에서는 짜릿한 감동마저 느껴졌다.
시종일관 우왕좌왕하고 좌충우돌하던 것 같던 그들도 결국에는 투자의 '대가'가 된 것 같다.

그밖에 몇 마디의 쉬운 질문으로 저자의 논리적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월가의 거물 잭 내쉬와의 대화, 반도체 산업에서 돈을 버는 방식과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마천 2006-09-08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리뷰 하나 올렸섰는데 사요나라님이 따라오시는군요. 재미있는 독서셨죠? 넓게 읽으시지만 가끔 공통점을 발견할 때 즐겁습니다.
이분들의 핵심은 떠날 때를 알았다는 것이죠...

마태우스 2006-09-0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내쉬라...뷰티풀 마인드 주인공도 내쉬였는데...혹시 같은 가문인가요?

sayonara 2006-09-0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추리소설 쪽에 버닝하느라, 경영경제분야는 매번 사마천님의 소개로 읽게 되는군요.
저도 내쉬에 관해서 읽을 때 존 내쉬가 생각났었는데, 본문에 둘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는 걸 보니... 아무 사이도 아니겠지요. -ㅗ-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음식 상식 백가지
한영실 지음 / 현암사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출간되는 다이어트, 음식관련  서적들은 지나치게 화려하다.
형형색색의 그림과 글씨들, 새하얀 종이 위의 현란한 사진들... 하지만 이 책은 담백한 제목만큼이나 소박하다. 하지만 실속 있고, 기초가 단단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여성잡지나 TV 교양프로그램 같은데서 무작정 떠드는 말들을 반복하지도 않는다.

물에 밥 말아 먹으면 속버린다, 파는 군고구마가 더 달다, 왜 감옥 가면 콩밥 주나, 콩나물 먹으면 정말 키가 크나, 배 썩은 건 딸 주고 밤 썩은 건 며느리 준다 등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재치 있는 내용들이 많다. 확실히 요란한 문구와 과장된 표현들로 덧칠하지 않아도 재미있기도 하다.

콘플레이크와 우유의 궁합을 언급하며 현실적으로 외면하기 힘든 가공식품들을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세우지만은 않는다.
꿀은 물이나 기타 음식에 희석해서 먹는 것이 좋다는 식의 내용은 그 어느 책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충고다. 대부분의 식품책들은 꿀이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좋은 식품이다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의 중요성, 소금과 고혈압과의 관계 등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도 있으니 그런 부분은 독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군계 20
하시모토 이즈오 글, 다나카 아키오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토마를 중심으로 류에 대항하기 위해 뭉친 세계 각국의 젊은 고수들, 그리고 이제 곧 정체를 드러내는 흑도복 집단...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군계'다.

하지만 류는 예전의 강함을 잃어버리고 싸움판에서 하루하루를 전전한다.

그런데 과연 이런 이야기의 흐름이 합당한 설정일까?
이미 중국에서 비현실적으로 강한 궁극의 고수를 꺽은 류가 고작 건달 두 명을 무서워한다는 식의 추락이 있을 법한 일일까?

'군계' 20권은 손오공이 프리더를 처치하고도 연재를 끝내지 못했던 '드래곤 볼'을 보는 것 같다.
'드래곤 볼은' 독자가 감당하기 힘들만큼 강한 적들을 계속 등장시킨다.
하지만 '군계'는 주인공을 손오공이 에네르기파조차 날리지 못하던 시절로 다시 되돌려 보낸다.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재탕할 거라면 차라리 다른 주인공의 다른 이야기로, 다른 작품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