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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사냥꾼 - 시대를 바꿀 흐름을 찾는 헤지펀드 운영자의 돈벌이 비결
앤디 케슬러 지음, 형선호 옮김 / 이지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서문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다소 서글픈 사례로 시작한다.
외환위기 당시 쌍용의 금융자산을 헐값에 사들이기 위한 저자와 동료의 대화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월급쟁이 회사생활을 박차고 나와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고, 거장의 한마디에 주눅 들기도 하고, 몇 번의 실패와 그보다 더 많은 성공을 이루어낸 이야기가 담겨있다.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이 단기간의 이익과 속전속결에 익숙한데 비해 저자의 펀드는 보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부분이 다소 의외였다.
한편의 드라마 같았던 저자의 투자 경험담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부분은 바로 펀드를 정리하는 장면이다.(대가와의 만남도 아니고 50루타짜리 대박을 터뜨린 부분도 아니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했던가. IT주식의 미친 듯한 성장과 나스닥의 광기어린 폭등의 와중에서도 자신들이 지금 보고 있는 거품이 얼마나 웃긴 것인지를 깨닫고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하는 부분에서는 짜릿한 감동마저 느껴졌다.
시종일관 우왕좌왕하고 좌충우돌하던 것 같던 그들도 결국에는 투자의 '대가'가 된 것 같다.
그밖에 몇 마디의 쉬운 질문으로 저자의 논리적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월가의 거물 잭 내쉬와의 대화, 반도체 산업에서 돈을 버는 방식과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