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 10년 젊어지는 내 몸 개혁 프로젝트 KBS 비타민 1
KBS 2TV 비타민 제작팀 엮음 / 동아일보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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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에게 비타민C가 나쁜 것이 아니라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섭취해야 한다는 것, 팩은 세안 후 에센스를 바르고 해야 흡수가 더 잘 된다는 것 같은 눈에 띄는 정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같은 제목의 TV 프로그램과 비슷한 형식이다.
'비타민'이라는 프로그램이 5분이면 충분할 정보를 갖고 50분이라는 지루한 쇼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이 책도 이미 너무 많이 알려진 상식들이나 인터넷을 몇 번 클릭하면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로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다.

이 책이 보여주는 '콜라보다 탕수육이 더 위험하다'는 식의 선정성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탕수육 한 접시에 콜라 한 캔보다 더 많은 설탕이 들어있다고 치자. 그러면 사람들이 콜라 한 캔을 쉽게 비우는 것처럼 탕수육 한 접시의 고기와 소스를 전부 먹는 것인가!?
그렇게 따진다면 초콜릿 한 조각에 있는 당분보다 무가당 주스 한 병에 들어있는 당분이 더 많기 때문에 초콜릿보다 무가당주스가 더 위험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대학병원 의사들의 건강조언은 무슨 의사 광고책자를 보는 것 같다. 사진과 소속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고, 그들이 제시하는 건강 조언이 너댓줄씩 나와 있는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즐겁게 살자, 규칙적인 식사를 하자, 술 담배를 하지 말자는 식이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건강상식들이 진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왜 그런 상식을 호들갑 떨면서 요란하게 책으로 내었을까!?
상식을 다룰 것이라면 차라리 그 상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상식을 무시한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를 강조하며 건강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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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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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누군가의 아픔을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를 굳이 구분 지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지켜봐야 했던 극적인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써내려갈 뿐이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의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사람을 무작정 비난하지도 않고, 대책 없이 참혹한 광경 앞에서 안타까워한다.
저자 자신이 레지던트 1년차 시절에 경험했던 강행군과 자장면에 얽힌 이야기도 웃기면서 애처롭다.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용 문신 맞추기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14시간동안 의사들이 달려들어 수술을 해서 목숨을 살려주어도 목이 쉬었다고 행패를 부리는 환자도 있고, 오랜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죽었을 때 오히려 의사들의 노력에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과 비슷한 소재의 TV 프로그램, 에세이, 영화들이 수없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 유독 감동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저자의 경건한 태도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얄팍한 글 솜씨로 그들의 경험을 함부로 재단하지도 않고, 쉽사리 옳고 그름을 단정 짓지도 않는다.
그저 바라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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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1-2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유명한 분입니다. TV에도 나오는데 증권방송이죠. 노력파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sayonara 2006-01-2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려하지만 공허한 글빨이나 허풍스러운 말솜씨로 유명한 사람이 넘쳐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논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_^

2006-03-21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
김용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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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백원, 몇천원의 아류작들을 만들어내며 엄청나게 성공했던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의 저자가 또 한 권의 요리책을 냈다.

하지만 좀 과하게 욕심을 부린 것인지, 전작의 성공 포인트를 깜빡했던 것인지...
이 책은 산뜻한 컬러와 시원한 편집만이 전작을 떠올리게 할 뿐 내용은 기존의 다른 요리책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양념들이 지나치게 다양하고, 재료들이 지나치게 화려하다.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들과(난 '고수'라고 하면 연예인 고수밖에 모른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그렇지 않을까?) 지나치게 비싼 브랜드의 재료들... 기껏해야 10시 이후에 이마트에 가면 연어토막을 50%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생색내기용 절약법들이 등장한다.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막상 따라서 요리해보려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기존의 요리책들과 별로 차별화된 점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평범한 가정집의 냉장고를 열어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들도 아니고, 고작 한숟갈, 한줌을 쓰려고 한병, 한통을 구입해야 하는 것들이다.(뭐, 그런 양념과 소스들을 일반 요리에 넣어 먹어도 맛이 좋다면 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럭셔리하고 실제로 따라 하기도 번거롭다.
책을 보고 수정과를 만들려고 해도 계피를 몇 분 끓이라는 이야기는 없이 그냥 적당히, 색이 은근히 우러나도록 해야 한단다. 무슨 보리차를 끓이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나물이네 밥상'이라는 제목부터가 난센스다. '나물'은 소박하고 간소한 밥상에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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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1-29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물이가 누구인지, 어떤 홈피를 꾸리는지 그리고 이전에 쓴 책이 어떤 책인지 정도는 알죠.
그리고 님께서는 너무 문맥 그대로 이해하신듯 싶네요. 그래서 '따지고 보면 넌센스'라고 덧붙인 것이지, 제목이 심각하게 고려했던 본래의 주제는 아니었습니다.
또한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연어 반쪽이 싸다 비싸다가 아닙니다. 너무 뻔한 럭셔리 요리책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을 심하게 의식한듯 구색맞추기로 이런 정보를 끼워넣었다는 점이 못내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님께서 이마트를 자주 가시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10시 이후에 가본다고 해서 50% 할인품목이 우리를 반갑게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더라구요. ^^;;;
 
너는 내 운명 (2disc)
박진표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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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슬픈 멜로영화의 이야기는 그리 뛰어나다거나 극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두 주인공의 아기자기한 만남과 사랑이 비극적인 시련으로 시험받게 되는 줄거리도 좀 뻔하다 싶고, 각 장면들이 펼쳐질 때에도 그 다음 장면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정도다.
석중이 대답 없는 상대방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 이어 옆에 서 있는 소가 보이는 장면도 너무 뻔하고, 은아가 음식들을 준비하는 장면에서는 곧 그녀가 떠날 것임을 확실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황정민과 전도연의 빼어난 연기, 불치병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 죽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 의외성, 그리고 실제 사연을 극화했다는 주장(?)이 주는 진실함 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황정민의 연기는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정도로 빛이 나는 것 같다.
영화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수룩하고 투박한 제스처와 찡그린 얼굴 위로 떨어지는 눈물에서 진실한 연기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실화를 재포장하다 못해 더 극적으로 꾸며댄 이 영화를 버젓이 실화라고 소개하는 제작진의 무감각함에는 좀 속이 상한다.(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런 '판타지'를 보고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더라고 했다니...)

'편지'나 '약속'같은 과장된 제스처의 작품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한 감동이 듬뿍 담겨있는 '진짜 멜로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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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할인행사]
마이클 베이 감독, 이완 맥그리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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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록’이나 ‘나쁜 녀석들’같은 화끈한 액션영화를 찍어온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는 시작이 좀 난감한 편이다.
영화의 초반부에는 이 작품이 인간복제의 재앙을 경고하는 액션영화인지, 스펙터클에 약간의 심오함을 첨가한 것인지 좀 헷갈렸다.
아마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던 것이 감독의 욕심이었던 것 같다.

극한의 속도를 느낄 수 있는 추격전과 압도적인 스케일의 폭발 장면에는 눈이 휘둥그레지지만, 장황하게 인간복제과정과 클론들에 관한 설명을 계속하는 부분은 좀 지루한 편이다.
‘아일랜드’는 그렇다. 심오하지만 지루한 성찰과 곧 그런 따분함을 털어내 버리려는 듯 한 스펙터클로 구성되어 있다.

두 주인공이 통로를 뛰어다니는 장면은 지나치게 카메라를 흔들어 대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지만 중반부 이후의 액션들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현란하다.
특히 고속도로에서의 추격 장면은 ‘매트릭스2’의 속도감과 ‘터미네이터3’의 파괴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하이라이트다.
커피CF를 보는 것 같은 웅장한 음악과 광활한 풍경도 멋진 볼거리다.

하지만 마지막의 ‘복제인간 구출기’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해피엔딩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헐리우드식의 ‘사족’이라고 생각한다. 관객으로서 바라던 결말이긴 하지만 꼭 그렇게 영웅담이 되어야 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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