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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ㅣ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누군가의 아픔을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를 굳이 구분 지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지켜봐야 했던 극적인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써내려갈 뿐이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의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사람을 무작정 비난하지도 않고, 대책 없이 참혹한 광경 앞에서 안타까워한다.
저자 자신이 레지던트 1년차 시절에 경험했던 강행군과 자장면에 얽힌 이야기도 웃기면서 애처롭다.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용 문신 맞추기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14시간동안 의사들이 달려들어 수술을 해서 목숨을 살려주어도 목이 쉬었다고 행패를 부리는 환자도 있고, 오랜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죽었을 때 오히려 의사들의 노력에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과 비슷한 소재의 TV 프로그램, 에세이, 영화들이 수없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 유독 감동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저자의 경건한 태도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얄팍한 글 솜씨로 그들의 경험을 함부로 재단하지도 않고, 쉽사리 옳고 그름을 단정 짓지도 않는다.
그저 바라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