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色 시작시인선 42
정진규 지음 / 천년의시작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놋수저

                           정진규

   어머니 쓰시던 놋수저 한 벌을 간직하고 있다 어머니의 고봉밥에 오늘도 놋수저를 꽂는다 제삿날 메올리는 삽시 揷匙가 아니다 어머니의 고봉밥을 어머니의 놋수저로 내가 먹는다 혼령의 밥을 내가 먹는다 어머니는 오늘도 내 밥이시다 죽이 아니라 밥이시다 어머니 가신 뒤 늘 배가 고팠다 그럴때마다 어머니의 고봉밥에 놋수저를 꽂았다

                      시집 [본색 本色] 중에서
시인은 1939년 경기 안성 출생.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마른 수수깡의 平和]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매달려있음의 세상]
[비어있음의 충만을 위하여]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몸詩] [알詩] [도둑이 다녀가셨다] [本色] [껍질] 등 다수.
한국시인협회상. 월탄문학상. 현대시학 작품상. 공초문학상등 다수 수상.

놋수저는 읽을 때마다 새롭게 가슴 서늘해지는 시입니다.  

저 뿐 아니라 어머니가 부재중인 모든 분들 크게 공감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아득하게 허기질 때  

김 모락모락한 한 그릇의 고봉밥입니다.

눈물겹도록 그리운 밥입니다.

오늘 그대가 먹은 한 끼....... 어머니이십니다.
우리는 늘 그 마음으로 당신의 밥상을 차리겠습니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사
'밥은 먹고 다니는지'
부모님께, 가족에게, 고마운 이에게, 애틋한 이에게
인사 건네는 2009년 1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런 편지를 화장실에 걸었습니다. 

"산이야! 왜 이렇게 슬픈 시를 걸었어?"
"12월 이잖아. 주변, 가까운 이를 돌아보았음해서... 그리고 나 없을 거잖아. 슬프면 그리울 거잖아."
답으로 두 대 얻어맞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 화장실엔 들어가지 말아야지. 슬퍼지니깐" 
가슴이 싸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긴 휴가를 떠나왔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후훗~!!!
그래요.
여기는 서귀포....... 입니다.
대설주의보가 내린 오늘,  눈이 펄펄 쏟아지는 바당길을  걷고 친구들은 돌아갔습니다.
그 친구들,  이 힘으로 일년을 아니 더 길게... 견디지 싶습니다.
4박5일동안 70킬로쯤 걸었을 텐데 지친 구석도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지난 밤에 된통 체해서 두 사람을 걱정시켰지요.
물론 지금은 괜찮아요^^
서귀포에는 종일 눈이 오락가락했습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다 햇빛이 또 그렇게 쏟아지다 변덕쟁이입니다.
그렇게 길 위에 있습니다.
제 마음도 변덕을 부리면서....^^
갑자기 인터넷 연결선이 끊어지는 바람에  떠난다는 인사도 못드리고 왔는데
다행히 여기서 염장 인사 드립니다.
이제 오일이 지나갔을 뿐입니다.
남은 날은 아직도....... 많습니다.
히~~ 바쁜 12월, 건강하게 보내고 계시길요.
어쩌면 또 쓸지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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