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성학대와 성폭력, 그리고 성매매 내에서 일어나는 성학대와 성폭력 사이의 유사점을비교하기 조심스러워한다. 조롱받을까 두려워서 생긴 신중함이다. 나는 조롱받을까 두려워 물러설 형편이 아닌데, 조통을 피하려고 물러서면 진실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학대의 기회를 스스로 구해 찾은 사람은결코 학대 피해자가 아니지만 우리 여성들은 지속적으로학대당한 자의 언어로 서로의 경험을 연관 지었다. 우리 몸위에 부과된 성행위를 얘기함에 있어 우리는 ‘역겹다‘ ‘끔찍하다‘ ‘구역질 난다‘ ‘혐오스럽다‘ ‘메스껍다‘ 라는 표현을썼다. 특히 학대적인 성구매자들을 언급할 때 우리는 ‘개자식‘ ‘쓰레기같은 인간‘ ‘돼지 같은 자식‘ ‘추잡한 동물‘ 같은말을 사용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여성들로부터 이런 말들을 들었지만 묘사하는 이 모든 용어들 중에 ‘학대‘라는 단어는 거의 듣지 못했었고 그 이유를 안다. 그 말이 우리가경험하는 학대를 실제로 더 악화시키는 이차적인 역동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직업‘에서 겪은 경험을 학대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 이것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다. - P174
성매매 여성이 실제로 하는 일이란 자신의 몸이 성적으로 확대되도록 돈을 받고 허락하는 것이다. 성학대와 관련된 모든 부정적인 느낌들을 겪지만, 본인이 수용했기에 사실상 스스로에게 재갈을 물리고야 말았다. 말 그대로 표현할 권리를 팔았다. 이는 성매매의 또 다른 쌍둥이이고, 이두 번째 요소는 적어도 첫 번째 만큼이나 해롭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학대를 숨기고 내면화해야 하는 상황 또한 학대이다. 강요된 침묵은 학대적이다.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상황에서 잠깐 섹스를 빼고 상상해보자. 만약에 채찍질로 고문하면서피해자를 조용하게 하려고 재갈을 물렸다면, 채찍질의 상처가 피부에 덜 남을까? 그리고 만약에 여성이 ‘여기, 돈 주고 채찍질하세요‘라고 말하며 채찍을 건네고 채찍을 맞으려고 가만히 있다면 그 피부에 쓰라림이 덜할까? 그리고 후에 그 경험에 대해 말할 때 돈을 받아서 폭력을 경험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느낀다면(세상이 그녀에게 그렇게말하기 때문에), 그녀를 아프게 하는 기쁨을 누리려고 돈을 지불한 폭행범이 덜 학대적인 걸까? - P175
성매매 여성은 자신의 피해경험에 대해 매일 침묵하며살아간다. 현대 사회의 관점이 그녀에게 재갈을 물렸고 그결과로 초래된 심리적 손상은 성매매 여성들 사이에서 흔할 뿐만 아니라 불가피하다. 성매매 여성들 사이에서는 감정적으로 고된 삶이 그저 한층 더해졌을 뿐이라며 대개 질문 없이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상황에 대한 현실을 집단적으로 아주 깊이 있게검토하지는 않았다. 심리 상태에 대한 긴 토론을 하지는 않았지만, 학대라고 명명하지 않은 상태로 학대당한 느낌을 - P175
나눴다.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학대가 초래한 정신적 측면의 결과들이었다. 뼈가 부러지지 않고, 나사가 풀리지 않게 살아 있으려고 매일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현살이었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이야기 나눴고, 상황을 공유했으며, 상황에 대한 생각들을 나눴지만 가장깊은 생각은 나 스스로만 간직했다. 성매매의 어떤 부분들은 빼놓고 해석하기 너무 고통스러워서 내가 알던 성매매여성들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쉴 새 없이 얘기했고 일상의 대부분과 성매매,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눴는데, 그 모든 이야기 중에 나는 한 번도 성매매 여성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면서 현실에서 겪는 다른시련들이 부수적으로 경감되었듯 성매매가 초래한 것들 중어떤 것들은 반가웠지만 조금이라도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행복과 같은 것이 아님을 알 테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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