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성한 댓글
와, 이렇게 알라딘과 거리를 두고 산 일 년이었군요. 쌓여있는 책 더미를 해결하고자 한 일 년이었습니다. 당연히 사기보다는 읽기를 많이 했지요. 35권을 사다니.... 돈이 없어서 서점을 돌던 20대 이후 처음일 듯싶네요. 그래도 아직 많은 책들은 쌓여있고, 리뷰를 쓰려고 쌓아둔 책들 사이에서 잠이 깨고는 합니다. 알라딘은 서운했을지라도 스스로에게는 알뜰했던 2020년이 되겠네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제 일 년을 돌아봅니다. 산 책은 그러하니 읽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해볼 작정입니다.
그래서 올해의 마무리로 2020년의 독서 결산이라는 걸 해보기로 한다.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허블]
거짓말 1, 2; 노희경 [북로그컴퍼니]
벌새; 김보라 [아르테]
괜찮은 사람; 강화길 [문학동네]
다른 사람; 강화길 [한겨레출판]
쇼코의 미소; 최은영 [문학동네]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문학동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문학동네]
2020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문학동네]
디디의 우산; 황정은 [창비]
연년세세; 황정은 [창비]
작별; 한강 외 [은행나무]
진이, 지니; 정유정 [은행나무]
당신 옆을 스쳐 간 그 소녀의 이름은; 최진영 [한겨레출판]
네 이웃의 식탁; 구병모 [민음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문학동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창비]
세 여자; 조선희 [한겨레출판]
기사단장 죽이기 1, 2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L의 운동화; 김숨 [민음사]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10권; 김훈 외 [창비]
소설 보다 가을 2019; 강화길 외 [문학과지성사]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루이스 세풀베다 [열린책들]
에세이
소설가의 일; 김연수 [문학동네]
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매우 초록; 노석미 [난다]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위즈덤하우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흔]
런던을 속삭여줄게; 정혜윤 [푸른숲]
인생의 일요일들; 정혜윤 [로고플러스]
아무튼 메모; 정혜윤[위고]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최재원 [휴머니스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현대문학]
가기 전에 쓰는 글들; 허수경 [난다]
오늘의 착각; 허수경 [난다]
참 괜찮은 눈이 온다; 한지혜 [교유서가]
아무튼 스웨터; 김현[제철소]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구본형[휴머니스트]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을유문화사]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헤엄]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문학동네]
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 이영광[이불]
퇴사는 여행; 정혜윤[북노마드]
사라짐, 맺힘; 김현 [문학과지성사]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김소연 [문학과지성사]
그 좋았던 시간에; 김소연 [달]
인문, 사회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에코리브로]
랩걸; 호프 자런 [알마]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정희진 [교양인]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정희진 [교양인]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교양인]
신영복 평전; 최영묵, 김창남 [돌베개]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 정희진 외 [교유서가]
바보야 돈이 문제가 아니라니까; 고미숙 [북드라망]
가만한 당신; 최윤필 [마음산책]
함께 가만한 당신; 최윤필 [마음산책]
김지은입니다; 김지은 [봄알람]
역사의 쓸모; 최태성 [다산초당]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생각의길]
시집
꽃의 고요; 황동규 [문지 시선]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허수경 [문지 시선]
시인의 모자; 임영조 [창비 시선]
극에 달하다; 김소연 [문지 시선]
뿔을 저시며; 이상국 [창비 시선]
입술을 열면; 김현 [창비 시선]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 강형철 [창비 시선]
붉은빛은 여전합니까; 손택수 [창비 시선]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창비 시선]
삶이라는 직업; 박정대 [[문지 시선]
그녀에서 영원까지; 박정대 [문학동네]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는 헤어지는 중입니다; 김민정 [문지 시선]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김민정 [문학동네]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정끝별 [문학동네]
당신은 첫눈입니까; 이규리 [문학동네]
지금 읽고 있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마지막 소설 [역사의 끝까지 (열린 책들)]이다. 아마 오늘이면 마칠 테니까.
쓰다 말고 비공개로 넣어 둔 리뷰들이 몇 편 있는데 틈나는 대로 정리해서 올릴 작정이다. 그 정리가 끝나야 책들도 정리가 될 것 같다. 적어도 내가 가진 책은 대충 어디 꽂혀있는지 기억하고 있다 생각해왔다. 그래서 엉망진창인 채로 쌓아두었다가 정리한다. 읽었는데 뭔가 써보고 싶은 책, 산 게 후회되는 책, 나쁘지는 않았지만 적어둘 게 없는 책, 무조건 소장각, 너무 애정 하는 작가라 무조건 샀지만 나중으로 미뤄둔 책,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쌓아두고 있다가 읽으면서 감탄하는 책등으로 쌓여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책장에 꽂힌다. 책장은 종류, 출판사, 작가로 나뉘어 나름 질서 정연하게 정리해둔다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 갑자기,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찾아 읽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책을 찾을 수 없었다. (이유 없는 갑자기는 아니고 선생의 평론을 읽다가, 였을 것이다. 그런 식의 연관성으로 책을 계속 찾아보고 다시 읽는 편이다. 갖고 있는 지식도 딸리고 기억도 딸리니 물량이 많을 수밖에) 오래된, 햇볕에 바래고 낡은 책을 누구를 주었을 리도, 더더군다나 버릴 리도 없는 그 책을 찾느라 책꽂이를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다시 구입하나 망설이는 중이다. 그 이후로 계속 생각한다. 책을 좀 정리해야겠다고. 이런 식의 꽂아두기는 욕심에 불과하다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고 속이 쫌 쓰리기도 하겠지만 2021년에는 반으로 줄이리라 결심했다. 1순위는 다시 손 가는 적이 거의 없는 많은 소설들이나 여행서를 포함한 에세이집들이 목표다. 대신에 그 책들이 주었던 몰입이나 위로들은 메모로 남겨놓으려 한다. 생각대로 될지는 장담할 수는 없어도, 책을 살 때의 기대감이나 그 책이 내게 준 여러 감정들을 되살려서 몇 자 적어두는 게 그 책에 대한 예의일 것 같다.
올해의 독서 목록을 보니 누구라도 알아볼 뻔한 독서 경향을 가지고 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고나 할까. 이런 결산을 통해 그동안 감感으로 알고 있던 것을 데이터로 알게 되는구나, 싶다. 단순하지만 명쾌한 결론, 이게 바로 나구나. 한계구나. 끄덕끄덕~
내년에도 허영으로 쌓아둔 책, 파먹기는 계속된다.
그리고 혹독한 허영의 다이어트에 따른 부작용으로 블로그에 글 올리기 남발도. (염불보다 젯밥인 콩 모으기의 재미를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