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 십대가 알고 싶은 사랑과 성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2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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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십대가 알고 싶은 성의 심리학
 지은이 이남석

“한 시간 더 공부하면 10년 후 와이프 얼굴이 바뀐다”

어느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급훈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고등학교 각각 3년씩 해서 총 12년 동안 학생들은 선생님, 부모님 등등 주변 어른들에 의해 자유와 즐거움을 20대로 미루곤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란 로마자로 하면 LOVE, 사전적인 의미로는 나와 또 다른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 기초 위에서 이룰 수 있는 애정을 의미한다.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동화책에서 사랑을 배운다. 아이들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같은 이른바 ‘공주’시리즈를 보며 사랑에 대해 접한다. 나에게도 언젠가는 나타 날거라 믿으며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기도 한다. 이야기 대부분은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진 후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해피 앤딩으로 끝을 맺는다. 이 때 얻어지는 사랑에 대한 이미지는 가슴 한 편에 남아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게 하는데 기여한다. 사랑을 굳이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으로 구분한다면, 로맨틱한 동화책 속 사랑 이야기는 정신적 사랑에 해당한다.

중고등학교에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나’ 혹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외의 것들을 얻기는 힘들다. ‘사랑’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은 점차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과 다른 성에 대한 호기심도 커진다.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이른바 ‘야동’을 접하는 것도 이 시기이다. 사실 이런 과정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 성교육이다. 왕자나 공주가 나오는 정신적 사랑만큼 육체적 사랑도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보면 성교육시간은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곳도 있지만 아직 많은 성교육 시간이 ‘크면 다 알게 될 거야’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게다가 어른들의 시각에서 연애는 공부나 시험성적보다 덜 중요하고 오히려 공부를 방해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인식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누구를 만나는 건 대학에 가서 해도 늦지 않아’ 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서로를 만날 기회도, 사랑에 대해 배울 방법도 이렇게 10대 밖으로 밀려난다.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을까?

사랑의 초기 단계에는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사랑이 진행된다면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런 호르몬들에 내성을 가지게 된다. 호르몬의 지속기간은 18개월이다. 가장 오랜 시간 효력이 있는 도파민도 900일이 정도라고 한다. 동화 속의 영원한 사랑을 현실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정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만나도 더 이상 설레지 않고 평생 멋있고 예쁘게만 보일 것 같았던 모습도 어느 순간 콩깍지였음을 깨닫는다. 영화 <중경삼림>에서는 ‘내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뇌에 작용하는 호르몬의 유통기한은 곧 사랑의 유통기한인 걸까? 그렇다면 이 기한을 연장 할 수는 없는걸까?

물론 사랑의 기한은 연장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면 아마 많은 커플들이 900일이 채 되기 전에 이별할 것이며 행여 한다고 해도 이혼하지 않는 부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애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랑’을 가꿔야 할까?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이성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다. 심장박동수가 증가한다거나,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거나, 자신이 손해를 보는 일이더라도 그 사람을 위해서는 기꺼이 감수하게 되는 등의 상대를 위한 행동들이 그렇다.

단, 사랑에는 불타오르는 정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는 헌신과 친밀감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는 한 중학생 소녀의 궁금증을 기준으로 내용이 전개되기에 좀 깊이 있는 내용도 청소년 또래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귀여운 그림체와 유머러스한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어 내용을 쉽게 보충해 주면서도 무겁지 않게 내용이 전개된다. 사랑에 대해 한창 궁금해하고 호기심 생길 친구들이 읽으면 '아!' 하고 반길 것 같은. 그래서 문제집 이외의 다른 책을 잘 접하지 않는 우리네 십대 소년 소녀들에게 건네주고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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