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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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사회를 이룬다사회는 수많은 인간군상이 모여 만들어낸 복잡한 얽힘으로 구성돼 있다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 복잡한 얽힘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문제이다인간군상이 만들어내는 그 복잡함은 서로가 소통함으로써만 풀어낼 수 있다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어렵다.

 

사람 간의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시중에는 대화법과 관련된 수많은 서적들이 출간되어 있다그것은 적을 내 편으로 만들거나 강연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등 다양한 제목을 가지고 있다이 글에서 이야기할 책도 대화법설득법에 관련된 것이다이 책 역시 거창한 제목을 가지고 있다바로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이란 책이다.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다

 

사회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이해관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설득을 한다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모두가 자신의 입장이 있고그것을 바꾼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가장 극명한 예로 텔레비전에서 하는 토론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TV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하나의 쟁점과 그 쟁점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이 있고그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들이 등장한다보통 사람들은 토론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하나의 합의점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텔레비전에서 비추는 모습은 합의점을 도출하기 보다는 서로의 입장만을 말하기 바쁜 패널들뿐이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우리 자신과 똑같이 자기중심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그들은 하루 종일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생각한다타인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제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한 정보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58

 

이런 모습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토론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친구와 이야기할 때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답답해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그 대화에서 생긴 답답함은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그대로 관철시키려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다.

 





반대 의견으로 설득하기는 어렵다

 

"다 좋다시간이 남아돈다면 토론도 시간 때우기에 더 없이 좋은 놀이이다다만 그 방법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리라는 믿음은 버려야 한다오히려 결과는 정반대다반대 의견으로 상대를 설득하려 하면 할수록 당신은 상대의 입장을 바꾸겠다는 애초의 목표에서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

-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39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고웬만한 일이 아니라면 그 견해를 수정하려들지 않는다그래서 누군가 자신에 대해 비판을 하면 그것이 아무리 옳은 말이라고 해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겉으로는 수용하는 척 할지는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분명히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할 때도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이 필요한 말만 하는 사람이 있다그것은 설득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자신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때는 충분히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그렇지 않다면 상대방의 반발만 살뿐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은 없다.

 

이는 최근 대통령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대통령이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데 왜 믿지 않느냐란 말은 상대방에게 아무런 설득이 될 수 없다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대통령과 같이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말만 했을 때는 철도 파업과 같은 반발만 살 뿐이다.


 




타협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우리는 아무런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도 나와 다른 관점을 경청할 수 있고탐구할 수 있으며 이해하려 노력하고 심지어 상상할 수도 있다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자신의 관점으로 돌아올 수 있으며 생이 끝나는 날까지 예전과 똑같이 자신의 관점을 유일하게 올바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적어도 생각만이라도 한 번쯤 편을 옮겨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용기가 없다면 내가 타깃으로 삼은 사람을 어떤 논리로 설득할 수 있겠는가아마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78-79

 

앞서 말했듯이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사회는 이런 수많은 견해들의 얽힘으로 굴러간다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견해를 얼마나 잘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견해를 하나의 합의점으로 모아가는 것이다상대방을 꺾고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서로가 타협한다는 것은 많은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상생하는 길은 오로지 그것뿐이다타협하기 위해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그것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결코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한다서로의 말이 통하는 유일한 방법은 분명 타협하는 것뿐이다그것이 아니면 결국 다툼밖에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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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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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란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도덕적 인간이 어떻게 나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란 의문 때문이었다. 상식적으로 도덕적 인간이 많은 사회라면 당연히 좋은 사회여야 하는데 말이다. 책의 제목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책 제목뿐만 아니라 호기심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책 우측 상단에 찍힌 이그노벨상이라는 단어였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한 것으로, 실제 논문으로 발표된 과학적인 업적 가운데 재밌거나 엉뚱한 점이 있는 것에 주는 상이었다. 저자가 이런 상까지 받았다니, 책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도덕적 인간은 과연 도덕적인가

 

도덕적 인간이 어떻게 나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의 저자인 로랑 베그는 저명한 사회심리학자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도덕이란 관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도덕이란 개개인마다 그리고 특정한 사회의 세계관에 따라 달라지며, 그것은 어떤 때는 상식적으로, 또 다른 어떤 때는 비상식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를 쭉 읽다보면 아주 흥미로운 책이 등장한다. 바로 크리스토퍼 브라우닝의 아주 정상적인 악이다. 이 책은 예전에 사학과에서 학부생활을 할 때 읽었던 책이다.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어떻게 보면 끔찍할지도 모를 이야기가 나온다.

 

아주 정상적인 악은 나치 때 유대인을 학살하고 다녔던 ‘101예비경찰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상식적으로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사람들은 괴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101예비경찰대대도 그들 나름대로의 도덕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한 가족을 죽일 때 아이에게 엄마가 죽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아이를 먼저 죽였다!

 

어차피 죽는다면 누가 먼저 죽는다는 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누가 보기에도 끔찍한 이런 행위가 그들에게는 도덕적 행위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도덕이란 관념이 과연 어느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것일까. 저자인 로랑 베그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도덕관념이 모두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한 도덕관념을 옹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덕관념의 차이

 

"‘우리그들의 경계는 도덕규칙이 적용될 수 있는 선, 다시 말해 우리와 같은 집단구성원에게 기대할 수 있거나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행동방식의 기준을 보여주는 듯하다. 역설적이고 놀랍게도, 이 규칙들은 그 집단 내에서는 대개 더욱 강화되지만 적대관계에 있는 집단에서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것들이다. 그래서 도덕의 경계에 관심이 많았던 프로이트는 사랑으로 서로 결합하거나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하려면 공격할 만한 외부인이 있어야만 한다.”라고 했다."

ㅡ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77

 

저자인 로랑 베그가 말하는 도덕관념의 차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정치적인 것에서 이 차이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 보수적인 사람이 생각하는 도덕과 진보적인 사람이 생각하는 도덕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철도민영화를 예로 도덕관념의 차이를 살펴보자.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법인을 만들어 한국철도공사를 쪼개는 것은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볼 때 민영화의 수순이라고 주장하며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파업에 들어갔다. 반면에 정부는 수서발 KTX 법인을 만드는 것이 한국철도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철도 부분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양질의 철도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철도 민영화는 절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런 공방 중에 정부는 수서발 KTX 법인을 관철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 5천여 명을 동원, 강제적인 공권력 집행을 강행했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것은 부도덕한 일이지만 정부와 그 수장인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이것은 도덕적인 일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도덕관념에 공권력 강제집행이 옳은 일이라는 것이 없었다면 결코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은 사실 신념에 가깝다. 박근혜 정부가 행하는 모든 일들은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서는 도덕적이다. 여기서 도덕적이라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그들의 신념과 일치한다는 말과 같다.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들의 신념이 도덕적인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회집단의 유대에서 보편적 도덕관념이 싹튼다

 

"사회집단과의 심리적 유대는 구체적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중요하다. 그러한 유대는 법을 존중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다. 사회통제는 순응의 압박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가까운 이들과의 정서적 애착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범죄자가 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범죄위험도가 낮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ㅡ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90

 

법으로 사회를 통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법이 포용하지 못하는 부분은 도덕이 담당해야 한다. 그런데 이 도덕관념이 각 사람마다 다르다면 도덕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덕이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심리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파편화, 개인화 되어 있다. 그만큼 사회 구성원 간의 심리적 유대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예전에 이웃사촌이라 불렸던 그런 관계는 이제 정말 옛날이야기가 됐다. 이런 사회라면 수많은 도덕관념이 난립하는, 책의 제목처럼 나쁜 사회가 되고 만다. 도덕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심리적 유대가 필요하다.

 

그래도 우리 사회가 희망적인 것은 심리적 유대를 원하는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안녕들하십니까열풍은 그런 갈망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현상이 끊이지 않는다면 결국 좋은 사회가 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가 우리에게 주려고 했던 의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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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 - 인물화 속 사람들에 얽힌 흥미진진한 역사적 이야기들
이여신 지음 / 예문당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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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재미없어

 

요즘 주변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교육부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하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이에 따라 한국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가치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게 재미있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재미없다는 말이 나온다.

 

역사를 아는 것이 재미없는 이유는 시간 순, 사건 순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사회문화적인 역사보다 정치적 역사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하나의 흐름이다.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하지 않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단절된 사건으로만 배운다면 당연히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역사에 대해 이야기로 배우면 어떨까.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주는 힘이 있다. 한 인물에 대한,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이야기 속에 나타난 역사를 간접적으로 배운다면 그 지루함은 예전보다 덜 할 것이다.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책 중 하나다.

 




명화를 통해 역사를 알다

 

과거에는 사진기가 없어 눈으로 당시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다. 과거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시대의 화가가 남긴 그림뿐이다. 그렇다면 그림을 통해서 역사를 배운다면 어떤 사실감이 더해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이다.

 

그림 속의 인물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럼의 주인공이 된 데는 아무래도 사연이 있었을 테니까요. 가령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이나 왕비, 혹은 위대한 장군이나 미인들은 그림 뿐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유명한 인물들이죠. 이런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다 보니 꽤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사실과 많은 인문 지식을 깨우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요. 그림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곧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였으니까요.”

- 머리말 중에서

 

저자의 말처럼 그림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곧 살아있는 역사다. 또한 그림은 그 그림에 얽힌 역사를 배우는 사람에게 사실감을 더해준다. 과거의 역사를 글로만 배운다는 것은 따분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림 속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접하면 기억하기도 쉽고, 그 역사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하기도 쉽다.

 




역사를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자료


이 책에 대해 하나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문체다. 엄마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전달해주듯 구어체로 되어있기 때문에 나 같은 성인이라면 글로 읽었을 때 조금의 불편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저자가 이 책의 독자를 청소년으로 정해 글을 쓴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전달해주는 식의 문체보다는 존댓말을 썼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자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이다. 학교에서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속에 있는 그림이 나온 시대를 가르칠 때 이 책을 예로 든다면 좋은 수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역사를 연대기 중심, 사건 중심, 정치 중심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이야기 중심으로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다면 모두가 역사를 재미있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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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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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긴 MSG 많이 쓰더라. 다른 데 가자

 

일을 하다보면 밖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항상 듣는 것이 MSG 많이 쓰는 식당은 가지 말자는 말이다. 그 이유는 MSG, 즉 화학조미료를 쓰는 식당이나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주변뿐만 아니라 TV프로그램에서도 화학조미료는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었고, 사방에서 그런 말들이 쏟아지니 나도 그렇게만 믿고 있었다.

 

알고있었던 것이 아니라 믿고있었던 것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나 TV프로그램에서 하는 말을 믿고 있었던 것이지 MSG와 같은 화학조미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믿고 있었던 것에 대한 것을 알게 됐고, 그래서 그 믿음을 바꾸게 됐다. 내 믿음을 바꾸게 한 책은 바로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란 책이다.

 




MSG식품첨가물이다

 

MSG와 같은 화학조미료 등을 통틀어 식품첨가물이라고 한다. 식품첨가물이라는 단어를 축자적으로 해석하면 식품에 첨가하는 물질이란 뜻이다. 그런데 식품에 첨가하는 물질이 몸에 해롭다면, 왜 식품첨가물을 정해놓은 것일까. 해로우면 아예 식품첨가물 자체를 금지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상한 일이다.

 

식품첨가물이 해롭다는 편견이 생긴 것은 아마 첨가물이란 단어의 부정적 뉘앙스 때문일 것이다. 식품에 무언가 첨가한다는 것을 성급하게 생각하면 좋지 않게 느낄 수 있다. 화학조미료 역시 화학이란 단어 때문에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화학 물질이라면 인공적인 것이고, 인공적인 것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 보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뜻을 가진 언어는 그 언어로 명명된 물질마저도 부정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 물질이 모든 검사에서 통과하고, 안전성이 검증됐음에도 언어 때문에 유해한 것으로 몰린다면 그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TV가 바보상자였던 것도, 게임이 중독성을 가진다는 것도 모두 언어에서 오는 것이다.

 

미래학자 칼 하인츠 슈타인뮬러는 식품이 오늘날처럼 안전했던 적은 없었다. 또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불안했던 적도 없었다. 그 이유는 불신이다라고 말했다. 식품첨가물은 말 그대로 식품이다. 그런데 식품첨가물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슈타인뮬러의 말대로 불신 때문이다. 이 불신은 알지 못함에서 온다.

 




모든 식품은 많이 먹을수록 해롭다

 

식품첨가물은 마법의 물질이 아니다. 나쁜 맛을 가리고, 썩은 음식을 되살리는 기적의 물질이 아니란 뜻이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맛을 돋우고, 음식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물질일 뿐이다. 우리 몸에 필수적인 소금이나 비타민, 미네랄 등은 모두 식품첨가물로 분류하고 있다. 단지 화학조미료라고 해서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니다.

 

모든 식품은 많이 먹을수록 몸에 해롭다. 예전에 <허준>이라는 TV드라마에서 비상이라는 독이 등장한 적이 있다. 비상은 독으로 비상에 중독되면 사망에 이른다. 그런데 허준은 비상을 약으로 처방한다. 식품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음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완전식품이라는 우유에도 유해성이 있다고 하는 시대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심하다는 이야기다. 모든 식품은 약과 독이라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몸은 그 양면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안전성만 찾다가 우리 몸이 가진 능력, 즉 면역을 계발하지 못해 아토피나 알레르기 등에 고생하는 사람을 우리는 많이 본다.

 

앎과 신뢰의 문제다

 

첨가물이 무작정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사자가 위험하지 않다고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안전하게 관리되는 동물원의 사자가 위험하니 아예 구경도 하지 말라면 그것도 이상한 것이다. 첨가물은 위험해 보이지만 동물원에 갇힌 사자보다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260-261)

 

식품첨가물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없고, 부정적인 수사만 난무하는 시대다. 그럼에도 식품은 대부분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다. 이전의 광우병 파동이나 구제역 등으로 시끄러웠지만 그것들의 이유로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없는 것을 보니 아직 우리나라는 안전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에 대한 지식을 쉽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믿으라고 하거나,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에게 음식은 가장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식품에 대한 신뢰는 앎과 소통을 통해 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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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
배명진.김명숙 지음 / 김영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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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변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음악 소리이기도 하고, 시끄러운 소음이기도 하고, 싱그러운 자연의 소리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수많은 형식으로 발화되는 소리가 세상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런 소리들은 대부분 스쳐지나가는 것들이다.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소리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소리로 읽는 세상』은 소리를 통해 보이는 신기한 세상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배명진 교수라는 분이 쓴 책인데, 저자는 소리공학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소리공학자? 소리공학자란 말을 입에서 되뇌어보니 어떤 한 사람이 떠올랐다. TV프로그램에서 소리와 관련된 콘텐츠가 나오면 항상 등장하던 사람 말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 책의 저자와 내가 떠올렸던 사람이 동일 인물이었다.



 

ⓒ 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


신기했다. 배명진 교수는 내가 즐겨 봤던 TV프로그램인 <스펀지>, <호기심천국>에서 소리와 관련된 실험을 하면 항상 등장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소리 이야기만 나오면 배명진 교수가 나오겠구나 할만큼 내게 익숙한 사람이었다. 항상 TV화면에서 보던 사람의 책이라고 생각하니 『소리로 읽는 세상』이 갑자기 익숙해졌다.


『소리로 읽는 세상』은 소리가 발생시키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과 동물이 내는 소리, 동물이 감지하는 위험의 소리, 악기 소리, 자연이 내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소리를 활용한 사건 해결,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소리, 소리와 건강의 연관성 등 소리를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소리로 읽는 세상』에 담긴 다양한 사례를 소개할 수 있지만 책에서 직접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여기서는 글을 아낀다.


소리에 미친 남자


배명진 교수는 스스로를 "소리에 미친 남자"라고 말한다. 그가 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그의 아버지였다. 그의 아버지는 여러 기계를 고치는데 능했는데, 배명진 교수는 아버지가 다루던 기계 중에 소리나는 기계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그는 라디오와 축음기 등 다양한 소리를 내는 기계들에게 마음을 뺏긴 것이다. 



ⓒ 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



그렇게 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명진 교수는 이제 가장 유명하고 권위 있는 소리공학자가 되었다. 소리공학자란 말도 배명진 교수가 만든 말이다. 배명진 교수는 자신이 연구하는 소리가 단지 학술적인 것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창의적으로 소리를 활용하길 원한 것이다. 배명진 교수는 자신의 신념대로 창의적인 소리활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공부 잘 되는 소리기술, 낙동강 물풍금 기술, 소리건강 기술 등이다. 


배명진 교수가 지은의 『소리로 읽는 세상』은 배명진 교수가 가고자 하는 창의적 소리활용에 대한 팸플릿이다. 소리공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소리가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있는 것인지 알리는 역할을, 소리공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것이 소리공학이고 소리공학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론서 역할을 할 것이다. 창의적인 소리활용, 배명진 교수의 앞날을 응원하고 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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