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 니체 전집 21권을 비롯한 수십 권의 책을 사면서 산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책을 사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책을 사고 싶다는 욕망은 쉽게 물리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 신간 여섯 권을 또 사고 말았다.
신형철 평론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은 주변의 평이 워낙 좋았다. 김연수 소설가의 <소설가의 일>은 개인적으로 김연수 소설가의 소설을 좋아라 하기에 그의 에세이는 어떨까 궁금했다.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밀란 쿤데라의 유작이 될지도 모른다기에 덜컥 장바구니에 담았다.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과 오카자키 다케시의 <장사의 괴로움> 역시 빨간책방의 영향을 받았다. 줌파 라히리의 소설은 김중혁 작가가 상당히 좋아한다기에, 그리고 여러 곳에서 언급되는 작가이기도 해서 구입했다. <장서의 괴로움>은 나의 모습을 책을 통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도 여기 저기서 들리는 극찬에 읽어보려고 생각만 하다가 이번 기회에 함께 질러버렸다.
언젠가 읽을 것이란 생각으로 책을 구입하긴 하지만 언제 이 책들을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구입해놓고 고민하는 것이 마음이 편한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