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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새해 첫 포스팅이다. 어쩐 일에선지 시험기간부터 포스팅 뽐쁘가 확 올라서 하루에 2개 3개씩도 막 업데이트를 하다가, 연말 부터 갑자기 그 기운이 훅 사그라들어 해가 바뀌고 이제사 첫 포스팅을 하게 됐다. 하필이면 신년부터 겪은 집안의 큰 사건 때문에 더 경황이 없고 어떤 생각의 여유를 가질 여력이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연말에 페이스북에서 운영중인 독서 그룹(링크) 에서 이 책을 토론 주제로 삼은 후에 급하게 무기력해진 느낌이 있었달까. 토론이란 것을 본래 그리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이번을 계기로는 참 여러모로 생각의 전환을 겪었던 것 같았다. 여튼 2011년의 내 마지막 독서 <나를 보내지 마>가 바로 그것이다.
지인이 추천해 준 도서였다. 왠지 모르게 제목만 보고 병원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처음엔 시한부 인생, 그런 느낌으로) 책 소개를 앞 뒤 표지에서 훑어보니 아주 관계가 없는 내용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정말 생각보다도 많이 무심하게 읽기 시작하다가 토론을 통해서 필요 이상으로 심각해진 책이기도 했다. '이래서 다른 사람과의 의견 교류가 중요하구나'라는 느낌을 갖게도 해줬고, 근래에 받은 질문 중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중 어느것이 '약'이겠느냐? 라는 물음도 연달아 떠올리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관련 작품으로, 책을 원작으로 한 동제의 영화와 같은 소재를 다룬 <아일랜드>를 바로 보려고 구해놨는데, 앞서 말했듯 연말-연초로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책만 이제사 겨우 마무리짓고 읽는 순간순간 눈을 붙잡았던 주요 구절을 겨우 한 번 정리해 둔 상태다. 책을 읽는 동안은 스토리를 따라잡고 토론이 진행되면서 들리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느라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느낌이었지만, 주요 구절을 다시 한 번 훑어보니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참 염세적인 사람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됐었다.
2010년에 개봉했던 영화 <네버 렛 미 고>의 한 장면, 포스팅을 위해 캡쳐하고자 화면을 넘기다 순간 멈칫, 해 버렸다.
토론의 소재는 참 많은 책이었다. 그리고 덕분에 앞으로의 토론에서 어떤 책을 택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도 이전보다 배 이상으로 깊어졌다. 황우석, 줄기세포 논쟁, 도덕, 윤리, 정의란 무엇인가, 생명존중, 번역과 편집의 문제(^^;;), 인간의 한계, 학습효과 등 이 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의견을 나누며 나왔던 주요 키워드이다. 분명히 '복제인간'을 통한 '근원자(책 속에서 사용된 단어)'의 생명 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윤리 밖의 문제인데, 그렇다고 단순히 그것만으로 No! 하고 끝낼 문제는 아니었던게 이 책이 지닌 궁극적인 매력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고전문학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 민음사의 '모던 클래식' 에서 003번으로 나온 출간서이다. 편집 위원들은 '고전이 과거의 책이라는 편견은 불식되어야 한다. 현재 가장 생생하고 매혹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는 젊은 고전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라는 말로 이 시리즈의 의의를 말한다. '고전'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볼 때, '모던 클래식(젊은 고전)'이라는 명칭으로 나온 이 책의 의미와 전개에 대해서는, 아마도 올해가 끝나는 순간까지 거듭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나는 이 세상 어디에선가 내가 알 수 없고 상상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모태 음모론자지만, 그래도 이런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세상에 대한 다수의 인식과 규칙은 점차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게 고전이 존재하고 대접받아야 하는 큰 이유이기도 할 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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