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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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해 연말, 복학을 앞 두고 화려했던 휴학 2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내게 준 선물이 한달만에 도착했다. 12월 초 예약판매가 개시됨과 동시에 바로 주문해서 12월 말에야 겨우 수령한 <신과함께: 저승편> 상, 중, 하 셋트!




<신과함께> 시리즈는 2010년 저승편, 2011년 이승편, 2012년 신화편으로 나뉘어 연재될 네이버 웹툰으로, 이전에는 짬과 무한동력 등의 전작을 그린 주호민 작가님의 한국신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만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강풀님과 더불어 유일하게 연재기간 내내 꼼꼼하게 챙겨보는 웹툰 만화가로 내 트위터(@Celina315) 바이오에 많은 분들이 흥미를 갖고 물어봐주시는 ‘군대 에피소드 좋아하는 여자사람’이라는 글귀의 기원을 열어주신 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만화 신과함께는 이전부터 한국신화, 불교학, 민담 등에 관심이 많은 내게 관련 분야의 다양한 기호를 모두 충족 시켜주었다는 점에서 무척 맘에드는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나 교훈 면에서도 그저 양 엄지를 번쩍 치켜올릴 정도(썸즈업!). 지금 네이버에서 저승편은 완결 웹툰에서, 월 금요일 연재 코너에서는 이승편을 만나볼 수 있다. 





원래 만화는 좋아해도 단행본 외에 다른 부분에는 별로 무관심한 내가 처음으로 관련 MD들까지 섭렵하게 만들었던 신과함께. 배송됨과 동시에 집에서 천천히 읽으며, 가슴을 콕콕 찌르는 문장들을 트위터에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관심과 호응을 보여주시고 어디서 볼 수 있는 만화이며 혹은 책으로 나온 것인지 물어주셔서 철저히 본의로(..ㅋㅋ) 열심히 홍보를 하기도 했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한창 무한동력이 연재되던 2008년 말에는 블로그를 통해서 가까워진 지인분을 통해 주호민 작가님의 본가 작업실에 (일반 팬으로서는 최초였다고 한다!!) 방문해 포장도 안뜯은 짬 1권에 싸인까지 해서 선물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었다. 작업실 방문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부모님 두분 모두가 화가신지라 왠지 남다른 포스에 살짝 압도당하기도 해 어버버버 하다 돌아온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작가님의 아버님은 주재환 화백님, 외삼촌께선 성완경 평론가님이시다.-


무튼 본의아니게 이 지면이 책에 대한 리뷰보다는 출간 소식을 알리는 한 팬의 과도한 오바포스팅처럼 되긴 했는데, 이번 신과함께를 통해 내가 특히나 좋았던 점은 책 속에서 등장하듯이 모든 이들이 지옥에나 가서야 "진작 착하게 살 것"을 후회하는데반해,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적어도 이 생에 한번 더 착하게 살아야 될 것을 굳게 다짐하게 된 다는 것 이었다. 물론 작가님 특유의 스토리 텔링이나 디테일의 강점등을 보면서 내가 앞으로 하려는 일들에 대해 미리 배워야 할 것들을 좀 더 각성하게 된 것들도 충분히 훌륭했고 말이다.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이어질 이승편, 신화편에 대해서도 기대 만빵! 물론, 작가님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분이시니 말이다. ^^


문득 만화책만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만화는 너에게 도움되는게 없다'라고 윽박지르는 부모님들을 모셔다가 이 책을 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시간가는 줄 모르게 완독하고 난 후로도 과연 같은 말을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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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 파워 두뇌 트레이닝 - 비주얼 훈련 프로그램
제임스 해리슨.마이크 홉스 지음, 한미전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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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평소 습관처럼 책의 앞 뒷면을 꼼꼼히 살피다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구절이 있었다. 바로 뒷면 첫줄에 크고 굵게 강조 표시까지 된 「뇌에도 근육이 있다! 지금 당장 뇌 근육을 단련하라!」라는 문장. 나는 이 부분에서 웃음이 빵- 하고 터져버렸는데, 그 이유는 보통 개들중에서도 훈련은 커녕 왠만한 애정으로는 감당하기도 힘들다는 비글을 비유할 때 '뇌까지도 근육이다'라는 말(사고따위 할 줄 모르고 오로지 혈기왕성한 몸 밖에 볼 것이 없다는 풍자적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 애초에 어느쪽이 잘못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무튼 이 덕분에 호기심이 불쑥 샘솟고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책의 첫 페이지를 열 수 있게 되었다. 




책 속 곳곳에서 등장하는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배운 생물학적 지식들을 다시 끄집어내야 하는 뇌에 대한 정보적 서술도 나름 흥미롭고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학창시절에도 그랬었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 그러하듯이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p. 23에서 제시되는 테스트 중 빨리읽기를 통한 평가항목은 1분 20초 미만이 上, 1분 20초에서 40초 구간이 中, 1분 40초 이상이 下로 나뉜다고 했는데, 그래도 읽기라는 것이 너무 알아들을 수 없게 속사포로 내뱉어도 안될 것 같아서 ‘주의를 기울여 들으면 내용만큼은 정확히 전달받을 수 있는’ 범위 내로 최대한 빨리 읽었건만 내 스톱워치가 기록한 최종 마침은 1분 50초를 넘긴 시간이었다. 나름 글 잘 읽기로 자부해왔던 나로서는 여러모로 꽤 데미지가 큰 쇼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가 잘못 알고있거나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뇌와 관련한 여러가지 종합 정보 모음을 시작부터 끝까지 다양한 버전별로 제시한다는 것과, 중간중간 삽입된 테스트나 예시·비유 사례등을 통해서 너무 지루하지 않게-특히 나같은 과학 잼병인 모태문과생들에게- 너무 좌절하지 않게 이해를 도와준 것이 참 고마운 책이었다.(오랜만에 학창시절 모든 아이들이 시험기간에 울부짖으며 몰입했던 스도쿠 게임도 만날 수 있어 재밌었다ㅋㅋ) 


나는 이 책을 자기 자신에 대한 묘한 자부심이 가득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위에서 쓴 바와 같이 나처럼 ‘그래도 나 좀 똑똑한 편 아닌가?’ 싶은 근거없는 믿음이 있는 이들에게 말이다. 아마 책을 펼친 그 날 저녁부터 당장 쓰디쓴 좌절감과 함께 뭐라도 해야할 것만 같은 안달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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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씨의 위대한 결정 - 내 인생과 세상을 구하는 단 하나의 길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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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세계 베스트셀러이자 국내에서만도 80만부가 팔렸다는 그 대단한 전작을 아직 읽지도 못했는데 신작을 덜컥 주문해버렸다. 신작은 지인의 추천으로 주구장창 올라오는 주옥같은 북트윗(http://bit.ly/aOKLVx)에 냉큼 질렀는데, 사실 전작은 오래전에 선물받은 책이 방 안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맘에드는 책이 있어 신작을 주문했다 해도 무조건 전작을 함께 구해서 먼저 읽고 난 다음 신작순서로 가는 타입인데-이런 부분에 있어서 강박증이 심한 편이다- 이 책은 당장 그 내용이 궁금해서 온라인 서점의 주문 배송이 완료됨과 동시에 포장을 풀고 바로 책을 열어보았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저자가 밝히는 서문에서, 이 책은 통상적인 속편이 아니며 그저 전편의 인물들만 가져다 쓴 새로운 이야기라는 말에 내심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 내 안달난 맘을 들킨건가 싶어 흠칫 하기도 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책 초반부터 등장하는 전편의 위대한 결정 7가지에 대한 언급이 나를 또 시종일관 노심초사하게 만들었다. 비록 그 7가지 이야기가 앞서 저자가 이 책은 '속편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지키기라도 하듯 50p에 채 도달하기도 전에 모두 제시되지만, 언제나 그렇듯 전체 흐름과 맥락에 대한 욕심이 많은 나로선 책을 읽던 도중 황급히 덮어두고 복잡한 방 구석구석을 뒤져 잠시동안 잊혀졌던 전편을 기어이 찾아내게 만들었다. 물론 이것은 저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토리텔러 앤디 앤드루스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책의 도입부를 읽는 순간부터 절대 주의력이 흩어질 수 없을만큼 매력적이다.


비록 전편은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대천사 가브리엘과 미카엘이 등장하는 것을 봐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추측된다.) 이야기 전반에 깔린 기독교 사상이 조금 불편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꼭 읽어야 할 것은 세부 항목이나 전체를 채우는 구성요소가 전체의 맥락과 글의 흐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내 자신에게 뭔가 교훈적인 고취를 불어넣어줄 책이 필요하지만 흔하디 흔한 계발서나 교양서들이 조금 어렵고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단연코 그의 책들을 권해줄 것이다. 






이번 신작 위대한 결정에서 시간여행자로 등장하는 이름만 들어도(혹은 사진만으로도) 누군지 딱 알 수 있을만한 위인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역사를 좋아한다. 국사 · 세계사 이런 포괄적인 맥락이 아니더라도 어떤 방향에서든 자기가 호기심을 갖는 흐름이 한가지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애독가라면 누구라도 탐 낼 명작들 중 거의 대다수가 직접적으로 역사 장르에 분류되지 않더라도 해당 그룹별 역사에 대한 흥미와 지식을 바탕으로 읽어야만 비로소 그 책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앤디 앤드루스의 폰더씨 시리즈는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책을 꾸준히 즐겨 읽는 사람들을 위한, 그에 꼭 맞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내가 책을 좀 읽어온 사람이라면 남들보다는 좀 더 쉽게 이해하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만 인식시켜 주는 그런 책, 그거 참 존재만으로도 매력적인 아이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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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빼기 3 - 어느 날… 남편과 두 아이가 죽었습니다
바버라 파흘 에버하르트 지음, 김수연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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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는 걱정이 많이 됐다. 억지신파든, 위화감에서 시작해 위화감으로 끝을 맺든 이런 책은 여러모로 긍정적이지 못할 확률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 전부터 불안했던 마음을 적당히 다잡은 끝에 펼쳐든 이 책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은 갸우뚱하고 또 애매모호한.. 뭐 그런 느낌이었다.


프랑스 영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는 중간에 불현듯 떠올랐으며, 완전히 다 읽은 다음에도 느낀 가장 선명한 감상 한 구절이다. 분주했던 연말연시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게 흘려 보내버리고 너무 오랜만에 책을 펼쳐들었기 때문일까? 








전체적인 사건에 대한 설명이나 문체가 과하게 어렵게 쓰여진듯한 느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렵게 쓰여지는게 맞는 느낌.


내가 그 시점의 그 상황(한 사람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던 주인공만 홀로 세상에 남겨진 채 나머지 가족이 모두 죽고 그 이후로의 1년)에 쳐해있고, 딱히 내 진짜 감정을 토로할 방법은 글을 쓰는 것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제까지 추구했고 실천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지독하게 어렵고 모호한 표현들로 가득찬 페이지를 만들 수 밖에 없었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느낌.


주인공에게 이제 남은건 그들에 대한 기억뿐인데, 그게 의지와는 다르게 자꾸만 자꾸만 옅어져가서 극한의 공포에 사로잡히는 그 상황들. 작년 이맘때쯤 내 모든 감상을 뒤흔들었던 배우 장진영씨에 대한 이야기, 그 속에서 고인의 남편이 적은 글귀와 너무도 꼭 닮아서 맘이 자꾸만 하릴없이 무너졌다. (☞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리뷰)


책을 읽던 중 125p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지금도 나는 누군가가 왜 '장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지 궁금하다. 이자리를 빌려 그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이 부분에서는 또 지나간 기억 중 애틋하게 자리잡은 일본 영화 <굿바이>를 떠올리게 했다. 뿐만 아니다. 이 책은 이제까지 만나온 삶과 죽음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거듭 떠올리게 만드는,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그런 얘기였다. 눈물을 펑펑 쏟을만큼은 아닌데 왠지 책을 쥐고 있는 두 손에는 자꾸만 힘이 들어가는 그런 책.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일반적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그리고 주인공 스스로도 자기에게 의문을 품었던) 여러가지 행동과 처신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결코 비난하거나 가르치려 들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주변인들과 아주 사소한 일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들을 자주 대하기 마련인데, 하물며 이런 큰 일에야 내가 그 사람이 마주한 상황이나 심경에 대해 뭔가 좀 아는게있네 하고 떠들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설사 그이와 꼭 같은 일을 겪었다고 해도 말이다. 이런 생각을 정리하는 와중에는 지난해 5월, 갑작스럽게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발인일에 추모의 글(자취)을 남겨야만 했던 내 마음이 그녀 바버라에게 가서 닿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 속에서, 주인공은 내내 무던하고자 했지만 이제껏 만나본 그 어떤 인물보다도 더 슬프고 처연했다. 우리는 모두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채 이 불안한 삶을 하루씩 살아가고 있다. 다만 매일 불안해하고 의심하면서는 살 수 없으니 세상의 모든 불행이 적어도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여기며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땅의 모든 부부와 부모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졌다. 특히 지금 그 관계에서 아주 사소한 문제라도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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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전략 - 잃어버린 '흑자의 섬'을 찾아서
조너선 번즈 지음, 이훈.구계원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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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에 안맞는 학과에 온 것도 아닌데, 나는 참 이상하게 '수익'이라는 단어가 불편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수익창출 (추구)'이 불편했다고 말해야 맞는 표현이겠다. 그렇다고 공산주의자도 아닌데(사실 속내는 그 누구보다 얍실하다-_-) 수익을 추구하고 직접적으로 논하는 것이 참 불편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마케팅 원론 수업시간 첫 주에 굵은 글씨로 등장하는 그놈의 감지&반응(sense·respond)에 삘이 꽂혀버린 대책없는 이상주의자임이 분명하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다. 긍정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먼저 베풀고, 그 과정에서도 최선어린 정성을 기울이면 언젠가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이것은 시장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공급의 주체가 노력을 다하면 어느 고객이든 그 쪽으로 맘을 기울이지 않을까..? (아, 쓰고보니 나 극단적인 성선설론자인거 너무 티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은, 이런 몽상가적인 내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라고 거듭거듭거듭 반복해서 말해주는 충격요법 치료와도 같은 책이었다.





나는 학교에서 마케팅 과목을 심화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마케팅의 대부인 필립 코틀러가 저술한 책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공부를 하고, 때로는 그 안에서 인생에 대한 지침도 얻는다. 이 책이 제시하는 모든 내용을 마케팅적인 관점으로 귀결할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이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기 쉽고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참 많이 유용했다. 


그런 맥락에서 본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점이 4P->5P, 숨겨진 새로운 P를 찾으라는 점 이었다. 원론 시간 가장 초반에 STP[Segmentation · Targeting · Positioning]와 함께 가장 중요한 기초 이론으로 배우는 4P[제품Product, 촉진Promotion, 장소(유통)Place, 가격Price]이다. 그런데 책에서 이르길 기업이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혁신을 추구하고자 할 때, 이것만큼 잊지말아야 할 항목이 바로 마지막 숨겨진 P: 수익성Profitability라는 것이다. 실제로 표지 타이틀이 기존에 누수처럼 새고 있는 수익요소들을 바로 잡는 것에서 기업이 살아난다는 점을 강조하듯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기업이 주목해야 할 수익성 요소들에 집중하고 있다.  



* 참고내용: 마케팅의 4P에 이은 5C - Customer고객지향 / Contents원하는정보 / Communication 고객쌍방향성 / Community고객조직화 / Commerce 고객구매경로관리




기회가된다면 학교 스터디에서 이 책을 한 번 집중 분석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마케팅 공부 모임이라고 한들 딱 협소한 그 분야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HBR 사례 등 보다 포괄적인 범위로의 공부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애들이 날 죽이려 들겠지.. 참고로 사진은 지난해 HBR-존코터 세미나 때 찍은 모습이다.) 


책을 덮는데 문득 위 사진 속 세미나를 위해 읽었던 존코터의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에서 찾은 주옥같았던 문장이 떠올랐다. 기업과 경영진은 혁신을 매일같이 외치지만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20세기에 태어나 19세기의 교육을 받은 리더들이 21세기의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내용이었다. 경상계열 전공자임에도 수익추구라는 단어가 불편했던 나 처럼, 이제까지 말만 혁신과 변화를 외쳤던 많은 기업인들이 이 책을 진지하게 대했으면 좋겠다. 진지한 자세로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것은 몇살이 되어서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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