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자 - 촘촘하고 똑똑해진 세상을 지배하는 관계의 비밀
야스다 유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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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꽤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워서 진도가 쉽사이 나가지 않던 책. 요즘은 언론이나 각종 매체뿐만 아니라 그냥 일상의 스쳐가는 대화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는 SNS,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네트워크 수단들을 통해 보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룬 책이다. 






위 표지 사진에서 띠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인맥 네트워크'라는 이름 아래서 추론 가능한 모든 분야-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수준으로-를 다루는데, 그 중에서 제법 흥미진진한 소재들을 몇 개 추려서 그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저자인 연구자 본인이 너무 권위있는 집단에 소속되어 있어선지는 몰라도, 읽는내내 '이렇게 어렵게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난해함이 없잖아 있기도 했다.

문단 초반에 제시한 '인맥 네트워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인맥관리'의 개념은 아니고, 기존에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구조로 엮일 수 있으며, 나도 모르게 어떤 관계망까지 이어져, 생각하지 못했던 어느 수준의 추론들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가 주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학술적인 해석이 아니더라도 한 국가 내의 모든 사람들은 6다리 이내에서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 '6단계 분리'에 관한 내용도 이 책에서는 심도있게 다루고있어, 나름 친근감을 느끼며 접근할 수 있는 내용들이 꽤 많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  








SNS를 비롯한 관계 연결망에 대한 책을 다뤄서인지 몰라도, 출판사의 카페나 SNS 계정이 언급된 이 책이 유독 흥미로웠다.







그런데 책 본문속에 삽입된 참고 웹페이지는 왠만하면 QR코드 같은걸로 처리해줬음... 하는 아쉬움도 남은 책이었다. (;)

개인적으로 내가 어떠한 논평을 하기엔 이 책에 대한 이해도가 50%도 채 되지 않기때문에, 참.. 무슨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얼리어답터까진 아니어도 나름 선발주자 주축에서 SNS 매체나 기타 커뮤니티 공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내게 기왕이면 좀 더 효율적으로, 그런 활동들이 단순히 유희거리 수준의 시간낭비가 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고찰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이 책에 충분한 수준의 별점을 주고 싶어졌다. 

앞으로 '소셜'이라고 이름붙은 이 분야가 좀 더 활성화되고, 나도 그 안에서 '뭔가'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오고 좀 더 제대로 공부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물론, 그 전에 나도 그 '뭔가'가 뭔지 빨리 깨달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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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홈
황시운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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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운 작가님과는 책의 출간 소식을 접하기도 전에 그냥 '소설쓰는 작가님 트친'으로 알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창비문학상에 당선되어 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책이 나오자마자 주저없이 구매해서 나중에 꼭 앞장에 싸인을 해주셔야 한다며 멘션도 보냈었고 올 가을에는 집에서 가까운 연희예술촌에 입주하신다는 얘기에 술도 한 잔 하자고 약속도 받아놨었다.

책은 진작 구매했지만, 나이든 고학번이 오랜만에 복학을 한 덕분에 이래저래 정신없이 학기를 보내고 또 방학 알바를 해가며 구매시기에선 한참 지나 늦여름이 다 지나갈 즈음 이 책을 펼쳐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나서는 주말을 보내는 본가 집에서 엄마일을 돕는 틈틈이 책을 펼쳐 읽을만큼 푹 빠져있었고, 그전에 트윗에서 이미 몇번의 대화를 나눠보고 내 맘대로 부여해버린 작가님의 이미지로는 전혀 기대치 못했던 느낌의 소설이라 자못 당황해 어색함이 지속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이 나오기 바로 직전, 이지아와 서태지의 이혼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아마 이 사건때문에 작가님은 출간을 코앞에 둔 책을 두고 여러 곤란한 일에 바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각종 연예뉴스란은 물론 트위터에서도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기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머리속에 온갖 잡생각들이 들어차 내내 스스로를 괴롭혔다. 
 
만약, 그런 사실을 알기 전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사생활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신비주의의 절정과도 같은 뮤지션, 문화대통령,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콘으로 우러러보는 그를 주인공 유미처럼 바라봤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너무나 큰 사건으로 낙인찍인 그는, 어째선지, 그 사건을 알기전의 주인공 유미양의 관점과 나를 자꾸만 비교하게되어 참 어색하고 묘했으며, 주인공 유미가 이런 사건들을 접한 이후에 어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도 무척 궁금해졌다.


재작년 이맘때는 시운작가님과 비슷한 또래의(아마도?) 백영옥 작가가 쓴 다이어트의 여왕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두 작가님 모두 긴 머리가 찰랑찰랑하게 늘어서 참 여성적인 외모를 지닌 천상 작가선생님 느낌의 타입인데, 그렇게 작가의 이름을 얻기까지 어떻게 보면 조금 늦고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왔다는 것과 그 두 책이 꽤 비슷한 소재-극단적인 다이어트-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한참도 지난 나의 리뷰(글 보기)를 뒤적여보기도 했었다.  
 
책을 읽기 열흘 전 쯤엔 요즘 어떤 책을 읽느냐는 친한 언니의 질문에 나는 그냥 제목만 슬쩍 알려주었다. 언니는 책 소개에 대한 온라인서점 페이지를 살펴본 후 띠동갑 차이로 어린 내가 어떤 감상을 들려줄지 무척 기대된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와서.. 그 소감으로 어떤 얘기를 전해야 할까 이전보다 더 고민하게 되었다. 





음, 우선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는게 전체적인 감상의 후기라고 말해야겠다. 이게 만약 실제로 일어나 알려진 일이라면, 서태지의 비밀결혼 사실만큼은 아닐지라도 세간의 입에 적잖이 오르내리며 사람들은 저마다 이 시대의 모럴해저드에 대해 걱정할테고,그 와중에 '난 저런짓은 안한다'는 사실을 도구삼아 자기 자신을 자위하며 이 아픈 사건을 얼마나 쉽게 씹어댈지 상상하니, 멀미가 나다 못해 짜증이 솟구칠 지경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고도비만 환자들을 보며 '어쩌다 저렇게..'라는 말을 속으로 읊조린다. 그리고 저 말의 뒷편에는 대개 '미련하다'거나 '게으른'이라는 부정적인 가치평가가 생략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이런 문장을 적기엔 적잖이 찔리는바가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이 책 이후로 그런 편견을 하루빨리 떨치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아주 조금만 당당한 척 해보려고 한다.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이 세상 그 누구도 쉽게 자신의 평가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 빈번하고 흔한 그래서 더 슬픈 실화이다. 이를테면, 내가 오늘 오후에 영화관에서 보고 '너무 아파서 단 한순간도 같이 울 수 없었던' 영화 <도가니>와 같은 경우인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감히 '그 모든걸 이해한다'라는 식의 건방을 떨 수 있겠으며, '힘을 냈으면 좋겠다'거나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아무 의미없는 응원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소설속에서 유미, 지은 그리고 그 외 인물들로 그려진 우리 주변의 수많은 아픈 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그 시간속에서 벗어날 수 있길 기도하는 것 외엔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을 것이라는 생각만 반복해야 했다.

어쩜 이것은 <도가니>를 보고 못다 쓴 이 책의 리뷰를 자꾸만 재촉하게 된 내 마음이 오로지 죄책감으로만 가득차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나는 유미도 지은도.. 그리고 시운 작가님도 모두가 아주 조금만 힘을 좀 냈으면 좋겠다. <도가니>에서 연두는 비록 너무 어린나이에 지울 수 없는 큰 아픔을 겪었지만, '그래도 이후로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사랑받아야 할 존재란걸 알게됐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 처럼, 책 속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그려지게 된 실제들도 하루 만큼이나마 더 빨리 그 모든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만 말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오늘 밤 이 한가지 생각 때문에 결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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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런던 세트 - 전2권 - 버려진 것들의 도시
차이나 미에빌 지음, 김수진 옮김 / 아고라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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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참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언런던> 부제에서 그 의미를 대충 짐작해 볼 수 있겠지만, 런던에서 버려진 것들이 흘러들어가 이루어진 '버려진 것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심엔 영국의 체르노빌 사건이라고 불러도 될 법한 비극적인 사건의 주범, 스모그가 우뚝 서있다. 그야말로 더없이 '버려진 것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은, 물론 이전의 많은 영미소설들이 그렇지만 초반 내용의 줄기를 잡을때까지 더없이 지루하고 산만하다. 보통 영상매체에 비해 책이 지니는 가장 큰 장점으로 무한한 상상력이 주는 경제적 효율성을 언급하는데, 나는 어쩌면 이 책이 그런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례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더불어 자연스레 해리포터가 생각나고, '역시 셰익스피어의 나라인가' 싶은 연상까지도 이어질 수 있었다. 








내가 이쪽 장르의 책을 많이 못 본 탓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론 공주와 왕자 마법사가 나오고 전설속의 동물 혹은 듣도보도 못한 괴생명체가 마구 등장하는 흔하디 흔한 판타지가 아니라서 더 좋았던 책이 바로 이 언런던이었다.

이 책 속에는 언런던 외에도 각 유명 도시별로 그들만의 버려진것들이 모인 또 다른 언런던들이 제시되는 대목 또한 등장하는데, 그 역시 각종 부정접두사를 활용한 기지 넘치는 표현-따로 페이지를 표시해 두지 않아서 다시 찾아 옮기지 못했다.-이라 읽는동안 그런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시간들이 참 살뜰했던 책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환타지는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까지 보아온 그 어떤 책보다 더 생소하고 놀라운 묘사들로 가득채워 흥분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은, 내게는 그저 요란하지만 더없이 신기했고 설레는 다른 차원으로의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이 유별난 작가는 책 속에 등장하는 삽화까지도 모두 자신이 그려넣을 만큼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 글을 조금 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재주가 없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이 자꾸만 질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시간까지 안겨주었다.

단순히 흥미 위주의 판타지 소설로 넘겨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근래에 지인이 선물해 준 <노 임팩트 맨>이라는 책에 대해 다시금 기억을 떠올리고 이번달 안에 꼭 읽어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자고 다짐하게끔 해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차이나 미에빌 이 작가의 차기작도 몹시 기대된다. 다음 작품에서는 이보다 조금 더 밝고 유치한 느낌의 공상과학 소설이라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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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선셋 코다마 유키 단편집 2
코다마 유키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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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기억. 반 친구중 하나가 재밌어 보이는 만화책을 빌려오면, 너도 나도 줄을 서서 넌 몇번 난 몇번 예약번호를 받아가며 어떻게든 그 날 하교전에 읽기 위해 책상 서랍밑 혹은 교과서 안쪽에 만화책을 숨긴 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곤 했던 순간들. 나는 오랜만에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래 두 책 덕분에. 






같은 작가의 조금 다른 느낌으로 쓰여진 두 권의 단편 모음집.

개인적으로 그 시절 내가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지금 읽고 있기 때문에 더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좋구나, 라고 느끼기도 했던 이야기 <망고의 눈물>과 <뷰티풀 선셋>. 특히 그 중 뷰티풀 선셋은 내가 그렇게 매일매일 친구들과 나눠 보는 만화책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줄 시절의, 그 나이의 이야기가 단편들 중 제일 앞에 실려있어서-게다가 그맘때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 한 멋진 남자어른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을 소재로 한- 더 좋았다. 그림체도 그때부터 쭉 좋아하는 느낌의 선이었고,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굳이 더 말 할 필요도 없을만큼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만화책 속 한 장면에 설레는 기분을 느꼈던 순간. 그리고 뒤따른 현실의 우울함이란.. 아 ㅜㅜ



현실에 대해선 더없이 시니컬한 내가 책, 만화, 드라마, 영화 등에는 순진하게 설레는 모습에 내 지인들은 종종 놀라곤 한다. 물론 그 와중에 눈치없이 "그건 상상이고 그림이니 가능한거지 현실을 생각해봐라 지상렬이 저렇게 해줘도 좋아할거 같냐" 라는 식의 찬물 끼얹는 삐딱이들이 더러 있기 마련이지만, (개인적으로 지상렬씨에 대해 악감정은 없습니다^^;)
누가 뭐라건 현실에서 못 느끼는 설렘과 감성을 이 안에서나마 쉽게 느낄 수 있다면 언젠가는 현실에서도 나만의 콩깍지를 찾고 푹 빠질 수 있을거라-고 믿는게 내 신조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런 느낌의 만화책이 더없이 사랑스러웠고 말이다. 

다만, 슬픈 것은 이 두권의 책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지내던 외로움이 불쑥 가슴 한켠에서 고개를 치들고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는 것. 그게 너무 서글퍼서 오늘밤에도 맥주 한 캔을 따야겠다는 것. 단지, 그것만이 이 책의 가장 아쉬움이라고 전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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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의 눈물 코다마 유키 단편집 1
코다마 유키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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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기억. 반 친구중 하나가 재밌어 보이는 만화책을 빌려오면, 너도 나도 줄을 서서 넌 몇번 난 몇번 예약번호를 받아가며 어떻게든 그 날 하교전에 읽기 위해 책상 서랍밑 혹은 교과서 안쪽에 만화책을 숨긴 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곤 했던 순간들. 나는 오랜만에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래 두 책 덕분에. 






같은 작가의 조금 다른 느낌으로 쓰여진 두 권의 단편 모음집.

개인적으로 그 시절 내가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지금 읽고 있기 때문에 더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좋구나, 라고 느끼기도 했던 이야기 <망고의 눈물>과 <뷰티풀 선셋>. 특히 그 중 뷰티풀 선셋은 내가 그렇게 매일매일 친구들과 나눠 보는 만화책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줄 시절의, 그 나이의 이야기가 단편들 중 제일 앞에 실려있어서-게다가 그맘때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 한 멋진 남자어른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을 소재로 한- 더 좋았다. 그림체도 그때부터 쭉 좋아하는 느낌의 선이었고,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굳이 더 말 할 필요도 없을만큼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만화책 속 한 장면에 설레는 기분을 느꼈던 순간. 그리고 뒤따른 현실의 우울함이란.. 아 ㅜㅜ



현실에 대해선 더없이 시니컬한 내가 책, 만화, 드라마, 영화 등에는 순진하게 설레는 모습에 내 지인들은 종종 놀라곤 한다. 물론 그 와중에 눈치없이 "그건 상상이고 그림이니 가능한거지 현실을 생각해봐라 지상렬이 저렇게 해줘도 좋아할거 같냐" 라는 식의 찬물 끼얹는 삐딱이들이 더러 있기 마련이지만, (개인적으로 지상렬씨에 대해 악감정은 없습니다^^;)
누가 뭐라건 현실에서 못 느끼는 설렘과 감성을 이 안에서나마 쉽게 느낄 수 있다면 언젠가는 현실에서도 나만의 콩깍지를 찾고 푹 빠질 수 있을거라-고 믿는게 내 신조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런 느낌의 만화책이 더없이 사랑스러웠고 말이다. 

다만, 슬픈 것은 이 두권의 책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지내던 외로움이 불쑥 가슴 한켠에서 고개를 치들고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는 것. 그게 너무 서글퍼서 오늘밤에도 맥주 한 캔을 따야겠다는 것. 단지, 그것만이 이 책의 가장 아쉬움이라고 전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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