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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다시 뜬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2년 1월
평점 :
지난학기, 교양수업에서 들은 인상깊은 내용 중 하나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문학비평을 전공하셨던 교수님의 글쓰기 강좌였는데, 결국 교수님이 정리하신 '예술'은 '벙어리'라고 말했다. 진정한 예술은 대놓고 말하지 않는다. 예술은 벙어리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하는 말을 바로 알아들을 수가 없다. 하지만 언어적 소통이 없이도 묘하게 전달되는 감동, 전율, 느낌 등이 예술이 주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다. 그것이 진짜 예술이다. 라는 말을 해 주셨었다.
출판사의 트위터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은, 산타클로스처럼 수염이 덥수룩하고 나이든 헤밍웨이의 이미지와 대표작으로 <노인과 바다>만 떠올리는 우리들에게 조금 낯설만한 작품 이었다. 하지만 영미권에선 그의 어떤 대표작보다도 많이 읽히는 작품이며, 사실상 그를 진짜로 대표할만한 작품이라고 소개되었다. <위대한 개츠비>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 책에 대한 후기로 '나는 더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다. 헤밍웨이가 내 모든 작품을 필요없게 만들었다.'라는 말로 극찬의 평을 더하기도 했다. 역자 해설은 이 작품을 느끼는 모든 것들이 전부 독자의 몫이라고 했고, 그래서 나는 시작에 앞서 이 엄청난 소설에 대해 큰 부담을 가득 안아야만 했다. 이 책을 다 읽은 순간, 내가 그만큼의 감명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에게 몹시 실망하게 될 테니까.
스물일곱, 너무나 잘생긴 젊은 헤밍웨의의 첫 장편 소설 <태양은 다시 뜬다>는 1920년대 유럽(&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처음부터 읽는 구절이 모두 순식간에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눈앞에 그려지며, 최근에 봤던 <시라노 드 벨쥬락(연극)> 이나 <오만과 편견(영화)> 등이 떠올랐던 것도 그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 것이다.
로스트제너레이션 [Lost Generation], 잃어버린 세대
일반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에 환멸을 느낀 미국의 지식계급 및 예술파 청년들에게 주어진 명칭이다.
헤밍웨이가 그의 작품 서문에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의 사람들입니다(You are all a lost generation)”라는 G.스타인이 한 말을 인용한 데서 유명해졌는데, 오늘날에는 스타인이 어떤 프랑스의 자동차 수리공으로부터 들은 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청년 지식인들이 미국의 실업사회를 혐오하여 대거 파리에 건너가 쾌락적이고 허무적인 생활을 보낸 사실로 보아서는 이 명칭이 헤밍웨이 작품 이후 유명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세대의 작가로는 헤밍웨이를 비롯하여 F.S.피츠제럴드, J.더스패서스, E.E.커밍스, W.C.포크너 등을 들 수 있다.
300여 페이지의 소설 본문 뒤로 이어지는 꽤 많은 분량의 배경 설명과 역자 해설을 보면서, '나는 이 작품의 세계관 중 정말 한 티끌만큼도 이해하지 못했구나'란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우울하지 않았던 것은 내가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무엇보다 노동의 신성함과 즐거움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 로스트 제너레이션들의 생활상을 그린 이야기는 언젠가 내가 한 번 써보고 싶은 내용이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그 세대의 존재를 알기도 훨씬 전의 일인데, 이번 독서가 앞으로 내가 써보고 싶은 그것에 대해 여러모로 많은 지침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그것이 내가 이번 벙어리 예술(고전)을 통해 비언어적 소통으로 느낀 단 하나의 교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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