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 세계 질서의 붕괴와 다가올 3개의 전쟁
피터 자이한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앤김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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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 – 피터 자이한 (2019) The Absent Superpower (2017)

”세계 질서의 붕괴와 다가올 3개의 전쟁”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의 저자인 피터 자이한이 2017년에 미국에서 펴낸 두번째 책. 우리나라에는 지난 1월에 출판. 그의 첫번째 책 출간 이후의 몇가지 업데이트와 조금 더 상세한 얘기를 하고 있다.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미국에서의 셰일 산업의 발전 사항에 대한 업데이트, 2부는 셰일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결국 미국이 사라진 세계에 일어날 수 있는 주요 전쟁 3가지, 3부는 미국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이다.

1부에서는 셰일 산업이 저자의 첫번째 책이 출판된 2014년 이후로 어떤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는지 얘기한다. 기술 부분은 지루해서 대부분 패스. 결과적으로 2014년 11월 셰일 석유의 손익분기 비용은 배럴당 75달러였는데, 2016년 11월에는 새로 시추하는 유정의 경우 배럴당 생산비가 40달러대로 하락했다고 한다. 같이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공급시설이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 한다. 향후 30년간 천연가스는 1,000 ft3당 4달러 이하에서 안정될 것이라 본다. 저렴하고 공급이 안정된 천연가스는 발전용으로 활용되기에 적합하여 복합화력 발전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다. 셰일 혁명으로 인해 미국 4인가족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으로 평균 1100달러 절약, 전기료로 평균 750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한다. 저렴한 에너지 가격 외에 다른 긍정적 영향은 일자리이다. 미국 상공회의소 추정으로는 셰일 산업으로 인해 새로 창출된 일자리가 2015년 기준 250만개이며 2020년까지 추가로 50만개가 늘어날 거라 예상한다. 내수가 경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무역도 캐나다와 멕시코가 대부분인 미국이 굳이 다른 세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거라는 저자의 주장은 이렇게 강화된다.

2부에서는 미국이 사라진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한다. 저자는 세 개의 전쟁을 이야기한다. 첫번째는 러시아의 확장이다. 서부로는 발트 3국과 폴란드 방향이다. 발트 3국으로의 확장은 스칸디나비아 3국과 덴마크의 참전을 유발하며, 전통적으로 이들 국가의 동맹이며 러시아의 앙숙인 영국도 참전하게 된다. 폴란드로의 확장은 결국 독일의 재무장을 유발하며,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대응하게 된다. 러시아 남쪽으로의 확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 지역의 강국인 터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시리아에서 이미 러시아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본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석유의 양은 평화시절보다 결국 급증하게 되며, 북해 유전만으로는 부족해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까지 석유를 끌어올 수 밖에 없을 거라 한다.

두번째는 페르시아만에서의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의 대결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운송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며,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사우디는 홍해 방향으로 석유를 수출하려 하고, 이는 수에즈 운하를 통한 유럽으로의 공급을 용이하게 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멀고 위험한 동북아시아로의 공급이 줄어들게 되는 결과가 된다.

세번째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중국과 일본의 대결이다. 저자는 중국에 대해서는 상당히 위험요소가 많다고 평가한다. 첫번째 책에서 저자는 중국의 통합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았다. 경제의 위험요소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석유의 공급가 인상 및 공급량 감소는 중국 체제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중국은 자체 석유 생산도 있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으로부터의 공급이 있지만, 중동으로부터의 석유 공급이 없으면 그 부족분을 채울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중동으로부터의 항로가 중요한데, 그 경로 주변에 군사력을 투사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으로 저자는 본다. 일본도 중동으로부터의 석유 공급이 중요해지는데, 일본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한 원양해군력을 가졌기에 이 해역에서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무척이나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중국 쪽에 합류하면 일본이 힘들어질 것이고, 일본 쪽에 합류하면 중국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중국 내부 요인의 한계로 인해 결국 일본이 이 지역에서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한국은 일본 쪽으로 합류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의 관계로 인해 한일 동맹은 쉽지 않을 것임을 지적하며, 중국을 압도한 일본의 해군이 한반도에 어떤 위협이 될지에 대해서 한국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한다.

이러한 세가지 전쟁으로 인해, 결국 유럽, 중동, 동북아시아는 활력을 잃게 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지역들이 있다 한다. 그 중의 하나는 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 경제권이라 한다.

3부에서 저자는 미국이 향후 관심을 가지게될 지역이 이러한 동남아시아 경제권과 바로 앞마당인 중남미 경제권 일것으로 본다. 동남아시아 경제권에서의 영향력을 두고 미국과 경쟁을 할만한 세력은 이제 더이상 중국은 아닐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본다.

이 책에서는 첫번째 책 대비해서 미래를 전망하는 부분이 더 상세해졌고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자이한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갈지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조사자료는 방대하고, 그의 결론이 흘러가는 방향은 지극히 논리적이다.

안병직 교수가 ‘트럼프, 붕괴를 완성하다’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자이한의 관점은 미국에 대해서는 낙관주의, 다른 세계에 대해서는 비관주의 일변도이며, 금융 측면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제 한일관계도 이전과 달라지게 될 것이며, 한미 관계, 남북 관계, 북미 관계, 한중 관계, 북중 관계, 중미 관계 등등 어느 하나 이전과 같은 것은 하나도 없을 것 같다. 여기에 러시아까지 끼면 더 복잡해질 수밖에. 어느 하나 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터 자이한의 시나리오는 많은 생각거리들에 대해 유용한 관점을 우리 일반인들에게 제시한다.

쉽게 감정적이 되어서도 안될 것이며, 쉽게 우리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려서도 안 될 것이다. 냉정하게 실리를 따져서, 최대한 온전한 형태로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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