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들의 병목현상.
그렇게 말이 되지 못한 생각들은 결국에는 잊혀지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사라지지는 않아 때로 뻐근한 가슴으로 손발 저릿한 느낌으로 불쑥 나타나고 말 것이다.
많은 일이 있었던 지난 일주일을 보내고 나서, 사건보다 생각이 많았던 일주일을 보내고 나서 이런 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불길한 일이다.
네가 찾은 것이 그 다른 누구가 아니라, 바로 나여서 고맙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 정도에 내 존재 의미를 두는 나 자신을 본다. 이런 식으로 지내다가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면 어떻게 살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출근하고, 밥 먹고, 술도 마시고, 웃고 떠들고, 자고. 이런 평범하고 안일한 한 삶에 불현듯 걸려 오는 오랜만의 전화 한 통을 사실은 사양하고 싶기도 하다. 삼시 세 끼 찾아 먹고 사는 것이 뭐 그리 힘들다고 그런 전화 한 통 마저 사양하고 싶을 정도로 헉헉거리고 사는지.
모순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전화 한 통에 시간과 마음을 주고 나서는 주는 마음만큼 받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하기까지 한다. 사람 마음이 뜻대로 되지 않는 거 잘 알면서도 이 모양이다. 뭘 어떻게 확인할 거냔 말이다. 결국은 욕심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랜만에 집에 다녀온 동생이 엄마가 재워주신 닭갈비를 가지고 왔다. 후라이팬이 지글지글, 혼자 먹기 아깝고, 술없이 먹기도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혼자서 쌈까지 싸서 맛나게 먹었다. 후식으로 복숭아까지 우물거리며 먹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엄마는 이번 학기엔 교육심리를 듣게 됐다며 공부가 얼마나 된지 한참 이야기 하신다. 자식 이렇게 다 키워놓고 무슨 교육심리냐고 면박을 주는데 엄마가 그러더라. 어제 어린 동생들하고 체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애들이 내가 어렸을 때 엄마한테 꽤 맞아서 엄마가 무서웠다고 했다고, 당신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안하다고, 다 당신 열등감이고, 다 당신 욕심이었다고.
여전히 우물거리는 입으로 별 걸 다 얘기한다고, 남들이 들으면 학대당한 줄 알겠네, 으흐흐, 가볍게 전화를 끊었다. 엄마도 웃으면서 전화했지만, 나는 엄마가 진짜 미안해 한다는 걸 느꼈다.
나는 지금 내가 욕심부리고 있는 중인 거 안다. 내 욕심으로 다른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욕심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연애가 끝나고 후련했던 이유는 나에게나 그에게나 더 이상 욕심 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였다. 욕심을 거두면 편안하다는 거 알면서도 또 이 모양이다. 모양새가 참 보기 좋지 않지만, 이게 그냥 지금의 나려니 생각하련다. 선택은 하나다. 마음 하나 제대로 안된다고 타박하며 살 것이냐, 이도 저도 잘 안되는데 마음까지 가고 싶은대로 두지 않을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