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엔가 대학 1학년짜리 동생과 통화를 했었다. 금요일 저녁이니 술 한 잔 하러 가니?, 그랬더니 도서관이란다. 공부하는 거야?, 그랬더니 날씨가 좋아서 그냥 도서관 앞에 앉아 있다고 그랬다. 높은 하늘과 석양과 적당한 바람이 내게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부러웠었다.

9월 4일 저녁의 캠퍼스. 캠퍼스는 실로 오래간만인지라 다소 설레기도 했다. 용기 내어 이번 학기 청강을 시작했다. 한 학기 동안 빼먹지 않고 과제도 잘 해오겠다며 허락받은 수업. 교수까지 합해서 일곱인 수업. 꿔다 놓은 보리자루마냥 어색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냥 저냥 앉아있다 보니,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노트에 필기하고, 선생님의 말에 귀기울이고,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엔 동료들과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제법 서늘한 밤공기 속에서 담배 한 까치를 태우는 것.

그만 게을러지고 싶어서 시작 한 일. 그 속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았으니 이것으로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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