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와 담배

어제 마군과 시네코아에서 <커피와 담배>를 보았다. 영화 보기 전에 커피 한 잔 들이키고 담배 한 까치 태우고 들어갔으니 망정이지, 그것이 없었더라면 영화를 보다가 뛰쳐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커피와 담배는 내 생각엔 소울 메이트다. 커피를 마시다 보면 담배가 피고 싶고, 담배를 피우다 보면 커피가 마시고 싶다. 두 개 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아 이런. 영화를 보고 정성으로 커피를 다리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짐 자무시의 영화처럼 우리도 그냥 커피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몰라도 요즘 나는 거의 바보 상태. 희망찬 과거와 절망에 찬 미래를 위해 건배.

2. 엇갈림

얼마전 상경한 동생에게 아무 것도 해줄 것이 없어서 동대문에 기가 막히게 맛나다는 닭한마리집에 데려가기로 하였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였는데, 문제는 이 아이와 미친듯이 길이 엇갈렸다는 것이다. "평화시장 앞이야. 거기서 만나", "여기 평화시장 앞인데? 거기 다리 있어?", "응, 다리 있어. 이상하네". 뭐 이런 식으로다가. 이건 첫단추를 잘못 끼운 셔츠와 같아서,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엇갈림이었기에 스스로를 자책하는 수밖에 없었다. 삼십 분 헤맨 끝에 동생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더운데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짜증났지?"라고 물으니 그 녀석 대답 "그냥 우린 소울 메이트가 아닌가 보다 했어." 이제 스무살인 그 아이가 짜증내지 않고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니, 나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3. 텔레파시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아무리 오래간만이라도 목소리로 감지되는 이상한 기운. 바야흐로 이별의 계절.  정의 이별 소식은 난데 없긴 했지만, 희한하게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담담. 음... 이것은 소울 메이트? 근데 왜 내가 담담? 각설하고, 왜 사랑하다 헤어지면 친구처럼 지내면 안되는 걸까, 라는 사춘기적 고민에 돌입. 사랑과 우정은 암 차이도 없다고 철썩같이 믿고 싶은 내 사정은 전혀 봐주지 않는 한 가지 예외조항.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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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07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배가 커피처럼 건강에 별 해가 없는 기호식품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늘 그것을 아쉬워 하는 소심한 이의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