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일을 끝내지도 못하고 칼퇴근해서 달려간 극장에서 <황색눈물>을 보았다.
예전에 학교 앞에서 자취할 때,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나 보다도 먼저 우리 집에 와 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어떨 땐, 나도 모르는 애들도 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용돈 받아 쓰는 처지에 있는 돈 없는 돈 모아 아무렇게나 저녁을 지어 먹고 떠들면 하루가 그렇게도 잘 갔던 시절이었다. 수중에 돈이 100원밖에 없던 엽기적인 월말도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며칠 지나면 100원이 1000원이나 2000원으로 늘어나 있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정말 철없다는 게 뭔지, 그렇게 돈이 하나도 없다가도 용돈이 올라오면 근처 제일 비싼 베이커이로 달려가 딸기 생크림이 잔뜩 얹어져 있는 빵을 하나씩 사먹기도 했던 그때. 때로는 현관문에 잔뜩 쌓여 있는 친구들 신발을 보고 질겁하여 괜히 운동장으로 달려가 혼자 몇 바퀴나 돌고 오기도 했지만, 시간이라는 게 뭔지,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리웁게 떠올랐다. 지금은 다들 뭘 하며 사는지. 어찌되었건, 어떻게 규정하던, 그런 의미의 청춘은 흘려 보내고 제법 어른 흉내를 내며 살고 있겠지.
영화가 끝나고 일본식 술집에서 어쩌면 일본의 60년대라고 하는 것이 한국의 어떤 한 시절과 그렇게 비슷한지 같이 영화를 본 동료와 한참을 얘기하다가, 아직 남아있는 청춘의 힘으로 그니는 눈물을 찍 짜기도 했다.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 자취방에 아무렇게나 나뒹굴며 시대를 논하고, 인생을 논하던 시절도 좋았지만, 더 이상 손님이 들지 않는 깨끗한 원룸에서 조용히 보내는 저녁나절이나 한밤중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처럼, 지나간 날들 부여잡고 오늘을 보내지 않을 거라면, 아, 너도 이제는 좀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고 100원짜리 소주를 마셨던 2007년 6월 19일 저녁의 기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