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뭐 내가 그렇게까지 쓸쓸할 필요야 있겠냐마는... 필시 나이가 들어버린 게지, 그 아이의 이별에 쓸쓸함의 정서가 귀환하고 말았다는 건.
사무실 사람들은 파도타기식으로 감기에 들어버리고, 저 멀리 전화기를 타고서도 감기에 걸린 슬픈 음성이 전해오고, 누군가는 시험에 떨어지고, 또 누군가는 사랑하는 어머니의 추억을 묻고 이사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래 전에 떠나버린 사람의 추억에 마음이 내려앉고, 또 누군가는.. 이렇게 이래 저래 사람들이 다 아픈 계절.
바야흐로 환절기.
나는 높이 날아 오른 파란 하늘에 취하고, 둥둥 떠다니는 구름에 마음을 맡기고, 회의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들이밀고 간지럼 장난을 치고, 이렇게 가을을 맞는다. 부지불식간에 떨어지는 말간 콧물쯤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