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2017

 


어른. 다 자란 사람을 어른이라고 사전은 정의한다.

마흔살. 나는 육체적으로 다 자랐으니 어른이 맞지만 정신적으로 덜 자란 것 같으니 어른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나를 진짜 어른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전에 남들은 나를 어른으로 본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렇게 난 사회적으로 이미 어른이 되었다. 서툴고 부족한 어른.

 


여러모로 서툴지만 어른이 되어서 좋은 점도 있다. 서툰 어른으로 살수록 부모님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폭이 넓어진다는 건 값진 경험이 아닐 수 없다. , 그런 경험은 적은데 비해 여전히 서툰 어른으로 살며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폭은 좁아진다는 사실이 자주 나를 슬프게 한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마흔살의 어른은 그렇다. 요즘의 내가

 


무슨 수를 써도 초라해지기만 했던 마흔살의 어른 인 나에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하고도 같이 사는 법]

[꿈 없이도 살 수 있으면 어른]

[인생에서 이기는 건 뭐고 지는 건 뭘까]

[솔직해지는 순간 세상은 조금 변한다]

[완벽함 보다 충분함]

 


각 장의 제목에 걸 맞는 소소하고 솔직한 작가의 이야기와 만화 보노보노 이야기.

감추고 싶은 못 난 모습까지 드러낸 일기처럼 여과 없이 민낯을 드러낸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아끼고 격려한다.

솔직함을 무기로 당당하게 자기를 위로하는 모습이 서툰 어른으로 힘들어 하는 내게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가장 멋진 사람은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꿈꾸지 못했고 꿈을 이루지 못해서 자책하고 있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이보다 쉬운 말로 알려줄 수 있을까/

눈에 띄지 않는 어딘가에서 자책하고 있을 그대에게 위로가 필요한 그대에게 나도 이야기해 주고 싶다.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은 멋진 사람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이홍이 옮김, , 2018

 


우리는 남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며 우월 의식에 빠진 사람들을 꼰대라고 지칭한다. 꼰대는 나이든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은 꼰대도 얼마든지 있다.


기성세대는 꼰대라는 이미지를 갖지 않기 위해, “나 꼰대 아니야라고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그 말이 스스로 꼰대임을 자임하는 꼴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겠다는 취지의 자기개발서, 처세술, 에세이 책들이 빠지 쉬운 함정도 이러한 꼰대 화법이다.


지금 세대의 어려움은 나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젊은 이들의 고민을 평가절하하거나, “강점 강화, 단점 보완을 통해 완벽한 사람이 되어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사회 통념에서 벗어나는 생각과 행동들을 다름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틀리거나 옳지 않은 것으로 속단하고, 통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꼭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는 이러한 뻔한 처방이나 강요가 없다. 오히려 많은 다름이 존재할 수 있고, 기존의 통념에 대한 의문을 갖고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응원하는 듯 하다.

 


관점은 많을수록 좋다.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니까.(P92)


적이 한 명 생겼다면 내 편을 다섯 명 만들면 된다. 세상에 사람은 차고 넘치게 많다. 그러니까 싫어하는 사람과는 인연을 끊어야 한다. 지금 당장 자리를 박차고 떠나야 한다.(P114)

 

연애, 섹스,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오히려 위안이 되고, 내가 이야기하고 있지 않음에도 위안이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가벼운 문체이지만 마음에는 묵직하게 와 닿는다.

 


지금의 내가 가진 지식으로 상대방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까? 이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인풋, 아웃풋,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공부의 본질일 것이다.(P93)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을 믿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일을 계속해나가는 건 스스로를 향한 명백한 폭력이다.(P193)


실연을 잊는 방법
잊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시간과 우연의 힘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허들을 뛰어넘지 않고, 허들 아래로 기어서 통과하거나 그럴 것도 없이 그냥 쓰러뜨리고 나아가면 된다.(P293)


나는 초면에 상대방에게 과거를 묵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 학력, 직업, 나이도 묻지 않고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우면서 옳은 일이다.(P314)


 

이러한 가벼움이 누군가에게는 경박함으로 읽힐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이 들었다면 스스로에게 꼰대가 아닌지 조심스럽게 물어봐야 할 듯하다.

 

연애, 직장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얻고, 스스로의 감정을 보듬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가볍지만 묵직한 울림을 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계속해서 말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사람은 내게 오지 않는다. 그리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사람은 내게서 떠나지 않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그렇다.(P136)


구겨지고 찢어진 종이 쪼가리는 두 번 다시 깨끗한 종이로 되돌릴 수 없다.(P192)


상대의 장점과 단점을 받아들이고 어디까지나 현실과 계속해서 싸워나갈 관계. 이것이 바로 진정한 연인이라고 말하고 싶다.(P308)


사람을 오래 사귀기 위한 필요조건은 서로 정체를 잘 모르고 지낼 것, 서로를 끊임없이 배려할 것, 상대의 비참함도 웃음으로 바꿀 수 있는 유머 센스를 갖출 것,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이다.(P312)


결혼했을 때는 깨닫지 못했는데,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유일한 것은 언젠가 우리 둘 줄 한 사람이 황당할 정도로 시시한 이유로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다. 지금처럼 소중한 하루하루를 어느 날 갑자기 결정적으로 잃게 될 수 있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른다. 그 공포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매일 계속될 것이다.(P3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지음, 한겨레출판, 2018



저자인 철학자 김진영은 20177월 암 선고를 받고 20188월 임종하기까지 일기를 쓰고, 이를 책으로 출간했다.


투병중 쓴 일기이기에 병마와 싸우며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하고자 하는 한 사람의 투명일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뻔한 예상과는 달리 철학자로서 한평생을 고민하던 주제를 마무리하듯 사랑에 대해, 아름다움에 대해, 감사에 대해이야기하는 스스로에게 보내는 애도 일기이자 남겨진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 일기이다.


사랑에 대해서 아름다움에 대해서 감사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P221)


, 세월이여, 지나간 날들이여, 나의 기쁨들, 즐거움들, 사랑들, 행복들이여. 그리고 아픔과 슬픔과 외로움들이여. 이제 나는 조용한 시간으로 돌아와 너희들을 다시 그리워하고 추억한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였고, 지금도 오늘 여기인 것처럼 내 마음속에서, 내 눈앞에서 찬란히 빛나는 너희들, ,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들이여.(P237)


환자의 삶일상의 삶이 마치 꿈과 현실이 혼재된 것 같은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생과 사의 경계. 내가 그 경계에 있게 된다면 사랑, 아름다움, 감사에 대한 고민보다는 깊어지는 병마의 고통과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두려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지난 날들에 대한 후회로 세상에 대한 원망이 가득할 것 같다.


그러나 『아침의 피아노』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없을 수 없는 고통과 두려움에 대해 길고 장황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오히려 삶의 의미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과 적요한 상태를 이야기하지만, 행간에서 묻어나는 고통과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져 가슴이 더욱 애잔했다.


분노와 절망은 거꾸로 잡은 칼이다. 그것은 나를 상처 낼 뿐이다.(P23)


생명이 있는 것은 언젠가 반드시 죽기 마련이기에 불가능한 삶과의 투쟁의 이유와 목적이 더 오래 살아남기위한 것이 아님을 일깨우고 있다. 일상을 살아내고 켜켜이 축적하는 것도 역사라지만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 선 안될 것이다. 내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를 위해 쓰려고 하면 나 자신은 너무 보잘 것 없는 존재라고, 그러나 남을 위해 쓰려고 할 때 나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이 된다(P45)


더 오래 살아야 하는 건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간 미루었던 일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아니라면 애써 이 불가능한 삶과의 투쟁이 무슨 소용인가(P72)


꽃들이 시들 때를 근심한다면 이토록 철 없이 만개할 수 있을까?(P97)


한 펄을 살면서도 풀들은 이토록 성실하고 완벽하게 삶을 산다.(P81)


또한 철학자 김진영은 『아침의 피아노』를 통해서 생과 사의 경계에는 생의 근원적 덧없음과 생의 절대적 존재성’,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었으나 세상안에 존재하는 환자’, ‘환자의 삶과 일상의 삶이 혼재된 일상과 같은 많은 아이러니와 패러독스들이 존재함으로 이야기한다.


환자의 주체성은 패러독스의 논리를 필요로 한다. 생의 근원적 덧없음과 생의 절대적 존재성, 그 사이에서 환자의 주체성은 새로운 삶의 영토를 연다.(P83)


환자의 삶은 아이러니와 패러독스의 삶이다. 세상은 제 갈 길을 가고 일상의 회로는 정해진 대로 흘러간다. (환자)는 종착역을 향해서 달리는 직통열차처럼 매일매일을 중간역처럼 통과한다.(P104)


환자의 정신적 삶은 갈림길에 선다. 지금까지의 삶을 계속 살 것인가, 그것과 결별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 것인가의 양자택일.(P109)


환자의 주체적 삶은 특별한 사랑의 삶을 닮았다. 두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는 정상적인 더블 러브 게임의 삶-그의 삶은 일상의 삶과 환자의 삶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그는 두 삶 모두에게 성실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불가능한 성실성은 오로지 두 삶의 정연한 분리를 통해서만 성취할 수 있다.(P89)


환자의 삶을 산다는 것, 그건 세상과 인생을 너무 열심히 구경한다는 것이다.(P255)


이러한 아이러니와 역설적인 상황에서 오감으로 체감되는 일상의 색과 일상의 소리에 대한 아름다운 표현들(’아침의 피아노’, ‘파란색 희망 버스’, ‘축령산 개울가 물소리’, ‘노랑 가방을 멘 아이’, ‘야채 장수의 우렁찬 목소리’, ‘바람부는 소리, 비 내리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바이올렛 우산’, ‘사이사이로 지나가는 소리, 살아 있는 소리’, ‘녹색 바람개비’, ‘흰 무우’, ‘아이들의 동요 소리’, ‘초록 잔디’, ‘코발트빛 허공’, ’하모니카 소리’)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져, 그동안 무심히 흘려보낸 내 주변의 일상의 색과 일상의 소리에 대해 다시금 주의 깊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지금 생과 사의 경계에 선 것은 아니지만, 『아침의 피아노』를 계기로 저자와 같이 사랑에 대해서 아름다움에 대해서 감사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고(P221), ‘세상과 인생을 열심히 구경(P255)’하며, ‘시들 때를 근심하지 않고’, 삶의 의미와 소명을 찾아 생의 하류까지 아름다운 여행을 할 것을 다짐해 본다.


아울러 저자도 추천했듯 존재의 위기를 겪고 있다면 읽어 보길 권한다.


환자는 투명한 존재다. 그는 그에게 일어나고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통과시킨다.

환자의 주체는 종결을 각오한다. 그러나 그 종결에게 항복하지 않는다.

환자의 주체는 사랑의 주체다. 그는 사랑의 마음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는다.

환자의 주체는 미적 주체다. 그는 자기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P101)


삶은 힘들이다.

몸은 힘으로 살아간다.

정신은 힘으로 사유한다.

마음은 힘으로 노래한다.

생의 기쁨과 희망과 사랑을 (P122)


날이 갈수록 지친다. 이제는 모든 힘들이 소진된 걸까. 아니 그렇지 않다. 내게는 많은 힘들이 충분히 남아 있다. 그 힘들이 다만 무기력한 잠재력으로 고여 있을 뿐이다. 그걸 길어내어 모두 써야 한다. 아니면 나는 이 싸움에서 패배한다. 나는 살고 싶다. 나는 기어코 돌파해야 한다. 나의 사랑을 증명해야 한다. (P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담백하게 산다는 것』, 양창순 지음, 다산북스, 2018

음식을 먹으며 담백하다는 표현을 자주 쓰면서도 담백함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깊이 고민하지 못했다. 단지 부족한 듯 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심심한 듯 하지만 정갈한 맛 정도의 느낌으로 맑은 탕에서 재료 본연의 맛이 깊게 느껴질 때, 담백하다라고 표현하곤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양창순 원장의 신간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통해 담백한 음식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담백한 인생이란 어떠한 삶인지, 그러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담백한 삶이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이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나 역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종종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나를 보면서 나의 낮은 자존감을 감추고자 감정을 앞세운 건 아닌지 반성할 때가 많다. 또한 남들에게 자신감 있게 보이려는 마음은 내 안의 열등감임을 절감할 때가 있다.

자책하고 자책하며, 지워버리고자 하지만 좀처럼 지워지지도 옅어 지지도 않는 마음들이었다. 그런데, 양창순 원장의 『담백한게 산다는 것』을 보며 이러한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 등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첫째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마음을 가지고 덜 감정적으로, 덜 반응적으로살아가자는 것

둘째, ‘적절한 배려가 전제된담백한 인간관계를 맺고,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자는 것.

거절은 100퍼센트 나를 위해서 해야 한다. 상대방의 기분보다는 내 기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거절하지 못해서 생긴 책임은 오로지 내가 안고 가야 한다. 거절할 때의 두려움은 짧지만, 거절하지 못해서 느끼는 자신에 대한 초라한 기분은 꽤 오래간다.

거절해서 내 곁을 떠나갈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아도 떠나가게 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셋째, ‘아이스크림을 먹듯 지금 그리고 여기에 충실한 삶을 살자는 것

과거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 미래에 대한 걱정 모두 현실이라는 시간을 갉아먹는 감정이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에는 그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어떻게 먹을까 망설이거나,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거나, 지난번에 먹은 게 더 맛있었는데 하며 후회하는 동안 아이스크림은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넷째, ‘실수하고 넘어져 상처 입는 것처음 사는 생에서는 당연한 것이니 자책하거나 자존감을 낮출 필요는 없다는 것.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입니다. 그러니 그 과정에서 실수하고, 넘어지고, 상처 입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에요. 어느 작가의 말처럼 하는 일도 잘해 내는 존재는 신 밖에 없습니다. 신이 아닌 우리는 자기중심을 꽉 잡고 단지 한 걸음 씩 떼어놓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다섯째, 이러한 마음가짐은 결심만으로는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니, 하루 세끼를 먹듯 마음도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한다는 것

아침밥이 오늘 하루 종일 나는 배부르게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처럼 내가 한번 잘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해서 그것이 변화의 상태를 하루 종일 지속시켜주진 않는다.

복잡한 관계 속에서 불필요한 열등감으로 상처 받을 때 종종 꺼내 읽으며 담백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자 다짐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컬의 미래 - 헬레나와의 대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최요한 옮김 / 남해의봄날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글로벌화 효과는 양극화만을 더욱 심화시켰을 뿐 소비자의 삶을 나아지게 하지 못했다. 로컬에 기반한 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시의적절하게 출간되는 것 같아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