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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평점 :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이홍이 옮김, 놀, 2018
우리는 남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며 우월 의식에 빠진 사람들을 “꼰대”라고 지칭한다. 꼰대는 나이든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은 꼰대도 얼마든지 있다.
기성세대는 “꼰대”라는 이미지를 갖지 않기 위해, “나 꼰대 아니야”라고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그 말이 스스로 꼰대임을 자임하는 꼴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겠다는 취지의 자기개발서, 처세술, 에세이 책들이 빠지 쉬운 함정도 이러한 “꼰대 화법”이다.
“지금 세대의 어려움은 나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젊은 이들의
고민을 평가절하하거나, “강점 강화, 단점 보완”을 통해 완벽한 사람이 되어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사회 통념에서 벗어나는 생각과 행동들을 다름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틀리거나 옳지 않은 것으로 속단하고, 통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꼭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는 이러한 뻔한 처방이나 강요가 없다. 오히려 많은 다름이 존재할 수 있고, 기존의 통념에 대한 의문을
갖고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응원하는 듯 하다.
관점은 많을수록
좋다.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니까.(P92)
적이 한 명
생겼다면 내 편을 다섯 명 만들면 된다. 세상에 사람은 차고 넘치게 많다. 그러니까 싫어하는 사람과는 인연을 끊어야 한다. 지금 당장 자리를
박차고 떠나야 한다.(P114)
연애, 섹스,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오히려 위안이 되고, 내가 이야기하고 있지 않음에도 위안이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가벼운 문체이지만 마음에는 묵직하게 와 닿는다.
지금의 내가
가진 지식으로 상대방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까? 이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인풋, 아웃풋,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공부의 본질일 것이다.(P93)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을 믿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일을 계속해나가는 건 스스로를
향한 명백한 폭력이다.(P193)
실연을 잊는
방법
잊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시간과 우연의 힘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허들을 뛰어넘지 않고, 허들 아래로 기어서 통과하거나 그럴 것도 없이 그냥 쓰러뜨리고 나아가면 된다.(P293)
나는 초면에
상대방에게 과거를 묵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 학력, 직업, 나이도 묻지 않고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우면서 옳은 일이다.(P314)
이러한 가벼움이 누군가에게는 경박함으로 읽힐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이 들었다면 스스로에게 “꼰대”가 아닌지 조심스럽게 물어봐야 할 듯하다.
연애, 직장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얻고, 스스로의 감정을 보듬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가볍지만 묵직한 울림을 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계속해서 말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사람은 내게 오지 않는다. 그리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사람은 내게서 떠나지 않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그렇다.(P136)
구겨지고 찢어진
종이 쪼가리는 두 번 다시 깨끗한 종이로 되돌릴 수 없다.(P192)
상대의 장점과
단점을 받아들이고 어디까지나 현실과 계속해서 싸워나갈 관계. 이것이 바로 진정한 연인이라고 말하고 싶다.(P308)
사람을 오래
사귀기 위한 필요조건은 서로 정체를 잘 모르고 지낼 것, 서로를 끊임없이 배려할 것, 상대의 비참함도 웃음으로 바꿀 수 있는 유머 센스를 갖출 것,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이다.(P312)
결혼했을 때는
깨닫지 못했는데,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유일한 것은 언젠가 우리 둘 줄 한 사람이 황당할 정도로 시시한
이유로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다. 지금처럼 소중한 하루하루를 어느 날 갑자기 결정적으로 잃게 될
수 있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른다. 그 공포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매일 계속될 것이다.(P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