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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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현대지성, 2019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자기개발서의 원형이다. 1936년에 출간되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부가 판매될 정도로 인간관계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도 20여 권이 번역 출판되었는데, 최근까지도 계속 출판되는 것으로 미루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듯하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자기개발서, 실용서로서 어렵지 않다. 동어 반복적이지 않아 지루하지도 않다. 실제 실패 사례와 성공 사례들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쉽게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두에 이 책을 잘 활용하기 위한 9가지 제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마음에 새기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고,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성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책을 잘 활용하기 위한 9가지 제안
1.
인간관계의 원리들을 정복하겠다는 깊고도 절실한 욕망을 가져라.
2.
각 장마다 최소한 두 번 읽은 후 다음 장으로 가라.
3.
읽는 도중에 가능한 한 빈번하게 읽기를 중단하고
각 제안들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보라.
4.
중요한 아이디어에는 모두 밑줄을 쳐라.
5.
달마다 이 책을 다시 읽어라.
6.
기회가 있을 때마다 책에서 배운 원리들을 적용해 보라.
이 책을 매일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핸드북으로 생각하라.
7.
당신이 원리를 위반할 때마다 그것을 지적하는 친구에게
10
센트나 1달러를 주는 식으로, 당신의 배움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
8.
주마다 당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점검하라.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어떤 발전이 있었는지,
미래를 위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를 자문해 보라.
9.
당신이 언제 어떻게 책의 원리들을 적용했는지 지속적으로 기록하라.(24)


 

1888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태어난 데일 카네기는 가난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남달랐으며,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세일즈맨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고, 세일즈맨 생활을 은퇴한 뒤에는 생활고를 겪기도 했지만 1912YMCA에서 대화 및 연설 기술을 강연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하여 인간 관계 및 자기개발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쌓고,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을 펴냈으며, 이 책은 그 중 하나이다.


 

데일 카네기는 강연 초창기 대중 연설에 대한 강의만 진행을 했는데,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연설에 대한 훈련이 필요한 것만큼, 매일 접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기술에 대한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인간관계와 관련된 신문칼럼, 잡지 기사, 철학논문, 심리학논문 등의 글을 찾아 읽고, 자료조사 전문가를 고용해 1년 반동안 전문서적을 조사하여 이 책의 근거자료로 삼았다고 한다.


 

 

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
1.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말라.
2.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라.
3.
다른 사람에게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76)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
1.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2.
웃어라.
3.
상대방의 이름은 그에게 있어서 모든 말 중에서
가장 달콤하고 중요한 말로 들린다는 점을 명심하라.
4.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라.
5.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라.
6.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라.(150)


 

사람들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1.
논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2.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라. 절대로 그 사람이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3.
당신이 틀렸다면 빨리, 분명히 인정하라.
4.
우호적으로 시작하라.
5.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 라고 말하게 하라.
6.
다른 사람이 말을 많이 하도록 만들어라.
7.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 냈다고 여기도록 만들어라.
8.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려 애써라.
9.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욕망에 공감하라.
10.
고상한 동기에 호소하라.
11.
당신의 생각을 극화하라.
12.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켜라.(256)


 

기분 상하게 하거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사람을 바꾸는 9가지 방법
1.
칭찬과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로 대화를 시작하라.
2.
사람들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라.
3.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실수부터 이야기하라.
4.
직접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질문을 하라.
5.
다른 사람의 체면을 세워 주어라.
6.
약간의 발전만 있어도 칭찬하고, 발전이 있을 때마다 칭찬하라.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을 아끼지 말라.”
7.
기꺼이 부응할 만한 평판을 부여하라.
8.
격려하라. 고쳐 주고 싶은 잘못은 고치기 쉬운 잘못처럼 보이게 하라.
다른 사람이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은 쉬운 일처럼 보이게 만들어라.
9.
당신이 제안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 즐겁게 행하도록 만들어라.(298)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7가지 비결
1.
잔소리하지 마라.
2.
배우자를 바꾸려 들지 마라.
3.
비판하지 마라.
4.
진심으로 칭찬해 주어라.
5.
작은 관심을 보여라.
6.
예의를 차려라.
7.
결혼의 성적 측면에 관한 좋은 책을 읽어라.(347)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출판된지 80여년이 지나서 내용에 비밀도 없다. 인간관계의 명언을 찾는다면 인터넷 검색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요약된 문장을 통해서도 큰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데일 카네기는 사례를 들어 설명한 이유는 스토리의 힘이라고 믿는다.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고 싶거나,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면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통해 실천방법을 배워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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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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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김태연 지음, , 2019


한 번쯤 낯선 이국에서의 생활도 꿈꿔봤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해를 기준으로, 별을 기준으로 시간을 가늠하며 오늘을 즐기는 삶을 그려보기도 했다. 물론 잠깐의 휴가만이라도 이렇게 즐긴다면 인생에 낭만으로 충만할 것 같은 행복한(?) 착각에 빠져, 그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직장으로 향하고 있다.


세상은 더하고 빼면 남는 게 없는 법이라더니,
보라보라섬이 딱 그런 것 같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쁜 일도 생긴다.
행복하다기엔 만만치 않고, 불행하다기엔 공짜로 누리는 것 투성이다.
깨끗한 공기, 따뜻한 바다, 선명한 은하수
……(118)


<우리만 아는 농담>을 통해 저자와 우리만 아는 보라보라를 갖게 된 것은 묘한 착각에 빠졌다. 알고보면 저자만 아는 보라보라인데, 책 한권으로 보라보라를 다녀온 듯 하다. 저자는 보라보라섬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 보내는 일상을 전하고 있다. 정전이 되면 냉동식품이 상하기전에 먹어야 하는 일들과 인터넷, 와이파이의 두절로 청소를 하고, 분갈이를 하는 일상을 들을 땐 일상의 수고로움이 느껴져 에메랄드빛 바다의 낭만이 깨지기고 했다.

가족의 소중함은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고 했던가? 남태평양의 섬에서 지내는 저자와 한국의 가족 간의 이야기를 들으면 소소한 일상에서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들이 묻어난다. 어머니께서 가게일을 하느라 제때 끼니를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에 멀리 보라보라섬에서 밥을 해 먹이려는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누구에게는 흔한 일상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결코 갖지 못한 경험일 수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엄마는 숙소에 도착한 날부터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그도 아니면 청소를 했다.(
)
이게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 너 밥해 먹이고 싶었어.
너 키울 때도 엄마가 가게에 있느라 잘 못해줬잖아.”
가게 문을 닫고 집에 돌아오면 늘 밤 열시가 넘었던 엄마는,
자식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했다.(38~39)


행복은 복리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늘의 행복을 저당 잡히고 각박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일도 거창한 것만 일이라 생각하고 일상을 살아내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같다. 역사는 엄청난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기록되지 않을, 혹은 기억조차 하지 못할 일상들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지구를 구하는 것처럼 반짝거리는 일이 아니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쓸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각의 일들을 지나오는 동안
우리가 조금씩 성장해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무리 작은 일도, 무의미한 일도 그래서 모두 의미가 있다.(57)


내일의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어제오늘과 똑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가 계속될 수도 있고,
반대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 지루함이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만,
뭐 그렇다고 별 수 있나.
무너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지루함을 만들 수밖에 없다.
오늘이 언젠가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될 날을 기다리며,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260)


함께 추억할 사람이 있고, 그와 혹은 그들과 회상할 추억거리가 있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내 마음에 여유가 있고, 주변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다면 나의 행복도 다른 이에게 전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행복은 바이러스라고 전염력도 높다고 하는데, 내 마음이 각박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건 아닌가 싶다.


나의 호의에 고마워하지 않는 노숙인에게도 그의 배고픔에 공감하며 정성스레 피자를 제공할 수 있는 마음이 부럽고, 나는 내일이라도 그들의 배고픔에 공감하며 음식을 내어줄 수 있을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도 아닐텐데 고민하고 있는 나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비록 나는 육지에 살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섬처럼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그래, 올랑드는 정말 친절하지 않지.
그가 편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건 나도 알아.
나도 화날 때가 있는 걸.
하지만 우리가 피자 하나 굽는데 그 사람의 성격이 필요해?
중요한 건 그가 하루 종일 굶었다는 거잖아.”(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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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꼰대 이야기 - 서른 살 언니가 스무 살 동생에게
황나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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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꼰대 이야기, 황나래 지음, 미다스북스, 2019


<젊은 꼰대 이야기>20대에 부족한 어학실력에도 불구하고 커리어 우먼을 꿈꾸며 해외취업에 도전하고, 취업에 성공해 해외에서의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물류업계에 8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6년을 근무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스펙으로는 부족했어도 자신감 하나로 해외취업에 도전하고 성과를 이루어 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잘 해내고 싶다는 간절함이 매우 컸다.
모두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은근히 못 해내길 바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해내고 싶었다.
못한다고 하면 더 이를 악 물게 되는 나의 끈기가 빛을 보는 순간이다.
나는 그렇게 문제없는 회사 운영으로 그해를 잘 마무리했다.(85)


저자는 학부에서 전공은 화학을 했으며, 물류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 토익 점수도 700점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하나로 해외취업에 성공했고, 베트남 현지에서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며 인정을 받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건 자신감뿐이었다.
나는 무엇을 해도 잘될 거라는 자신감, 나는 반드시 잘 해낼 거라는 자신감,
이것만이 내가 가지고 있는 스펙이었다.
나는 자신감 하나로 해외 취업을 했고, 해외 생활을 했다.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생활에 적응을 해야 되는 다른 점이 있었다.
두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5)


영어 성적이 부족하다고 느끼더라도, 영어 회화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해외 취업을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한다. 해외 취업이라는 가능성을 지우지 말고 시도하라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치열한 해외취업 도전과 적응기를 전하며,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준다. 또한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 대기업이라는 인프라만 쫓지말자고 이야기한다.


<미생>에서 장그래가 이야기한 것처럼 회사가 나의 인프라가 아니라, 내 인프라는 나 자신이다라는 믿음으로 나의 역량을 키우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
당신이 어떻게 살지 당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누구의 탓, 환경 탓도 하지 말자.
모두 당신이 선택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 또한 나의 선택이었다.
얼마나 좋은가, 앞으로 당신이 선택하는 대로 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당신의 선택이 곧 정답이다.(257)


저자는 취업 후 1년 만에 대리로 진급하고, 다시 1년만에 과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다.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이룬 성과들일 것이라 어떤 실적들이었는지 궁금했으나, 책에서는 자세히 다르지 않아 조금 더 풀어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외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시도해보고 싶다면 <젊은 꼰대 이야기>를 통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현재 해외물류 관련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tradeforwarding)도 운영하고 있으니, 관련 업무에 대해 궁금하다면 방문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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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연의 로스트 타임 - 지연된 정의, 사라진 시간을 되찾기 위한 36개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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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연의 로스트 타임, 이규연 지음, 김영사, 2019


탐사 저널리스트 이규연은 JTBC에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제작, 진행하고 있다.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은 저자가 30여 년간 탐사보도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부제 지연된 정의, 사라진 시간을 되찾기 위한 36개의 스포트라이트처럼 무지와 무관심, 기만과 폭력으로 사라진 시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책이다.


로스트 타임은 축구 경기의 로스 타임처럼 정상적인 플레이 외의 상황으로 지체된 시간이 생기는 것과 같이 사법과 정치, 경제에도 출몰한다고 하며, 탐사 저널리스트는 이 사라진 시간을 되돌려 주는 직업이라고 이야기 한다.


정상적인 플레이 외에 어떤 이유 때문에 지체된 시간이다.
이런 시간은 사법과 정치, 경제에도 출몰한다.
무지와 무관심, 기만과 폭력으로 누군가의 시간은 사라진다.
그때마다 그 누군가는 가슴을 친다. 그 목소리는 사라진다.
이런 면에서 로스트 타임은 지체된 시간이자 잊힌 시간이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반드시 돌려주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탐사 저널리스트는 사라진 누군가의 시간을 그에게 되돌려주는 직업이기도 하다.(8~9)


나는 30여 년간의 취재 사례를 들며 로스트 타임을 언급했다.
늘 늦게 만나고 분노하는 사이에 로스트 타임이 생겨났다.
기만과 폭력으로 말미암아 사라진 시간이나 기회다.
따라서 로스트 타임을 회복해주지 않는 사회는 정의로울 수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탐사는 긍정적 외부 효과를 위해 로스트 타임을 줄이고,
또한 역설적으로 로스트 타임을 돌려주는 활동이다.
힘들고, 위험하며, 때에 따라 거칠게 보일 수 있다.(430)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사례는 다양한 분야의 사건 사고 36가지 사례를 다루고 있다. 해당 사건이 각종 뉴스를 통해 보도된 내용도 소개하지만 비하인드 뉴스처럼 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피해자나 유가족의 인터뷰와 현재 근황 등도 실려있어 사건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뉴스는 우리가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것 같지만, 사실 뉴스는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 어떤 대형사건이 일어났을 때, 뉴스를 하루종일 보고 있어도 사고 경과와 피해규모 등에 대해서 똑 같은 영상과 똑 같은 멘트만 반복해서 듣게 된다. 왜 발생한 것인지,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 해당 사건이 개인의 과실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인지 등의 궁금한 점들은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건의 원인이 하루아침에 명명백백히 밝혀질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 사건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과실과 사회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등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때는 시청자의 관심, 시민들의 관심이 적다는 이유로 뉴스로 다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의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다루지 않지만, 실상은 뉴스에서 다루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뉴스의 이런 공백을 매워주는 탐사 보도 프로그램, 탐사 저널리즘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무지와 무관심, 기만과 폭력으로 가려진 부분을 드러내고자 다방면으로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사건 사고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어 소중하다.


누군가 세상의 진실을 자세히 밝히려고 할 때,
이것을 방해하려는 자들이 들이대는 논리가 음모론이다.(126)


우리 사회나 언론이 아직 선진이라고 할 수 없는 점이 있다.
바로 실패학이 없다는 점이다. 너무 쉽게 잊는다.(
)
현재의 재난 위에 과거와 미래의 재난을 포개놓아야 한다.(132)


가습기 살균제 대참사는 블랙박스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은 어린아이에게도 안전한 성분만을 사용하여
살균제를 만들었다고 홍보했다.
정부는 청부 연구의 결과를 받아들여 안전성을 인정해주었다.
언론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했다.
가습기에 균이 번식하면 어린아이의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은 가습기를 안정하게 살균해주는 마법의 물질을 신뢰하고 사용했다.
이렇게 살균 과정과 성분의 정체는 블랙박스 안에 놓였다.
수많은 소비자, 수많은 부모가 그 마법의 물질
치명적인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살균제를 썼다.(159)


시국 안정을 위한 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사당과 헌법재판소에는 물론,
청와대와 촛불 집회가 이루어지는 광화문에 군대를 배치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문건에는 내란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아니면 경비 차원의 출동 계획일까.(
)
기무사의 업무는 방첩, 군사보안, 군 또는 군 관련 첩보 수집,
안보사범 수사로 규정돼 있다. 계엄 문건의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국방부 산하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에서 작성해야 맞다.(252~253)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은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강력범죄 사건들(화성연쇄살인사건, 지존파 사건, 조두순 사건, 이영학 사건 등)과 과거 군부독재 정권에서부터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정권까지의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12.12 군사반란 주동자들에 의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독재정권 뿐 아니라 문민의 정부까지 이어진 간첩조작 사건, 최악의 사법 살인 사건으로 기록된 인혁당 사법살인 사건의 무죄 판결과 그에 따른 피해보상 과정에서 불거진 이자 산정방법 변경으로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발생시킨 사건도 다룬다.


또한 각종 선거에 동원된 정치적 사건들도 다루고 있다. 87년 대선을 앞둔 시점의 KAL기 폭파 사건과 부실한 사고 수습으로 인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유가족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2016년 총선 5일전 발표된 북한 여종업원 집단 탈북사건의 뉴스 뒤에 가려진 사건 기획자에 대한 이야기,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의 과정과, 현재 이들의 송환에 대한 본인들의 복잡한 심경까지 전하고 있다.


과거의 뉴스와 현재의 뉴스가 다루지 않는 가려진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어, 해당 사건, 사고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여전히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지 못한 사건들도 있지만, 조금씩 다가가고 있음을 느끼고,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또한 사건의 가해자를 악인으로 몰아 세우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이야기에도 주목하고 피해자를 넘어 우리 사회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부분은 특히 감동적이었다.


빈곤층 아이들이 좌절하는 건 꼭 돈 문제 때문만은 아닙니다.
정서적 지지가 약해 바람에 잘 흔들립니다.
지금까지는 경제, 복지 지원에만 주력해왔는데
교육과 정서, 특히 정서적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데 좀 더 주목했으면 합니다.(183)


30여 년의 현장 경력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 저널리스트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될 것 같다. 또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일독을 권한다.


다만,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에도 분명 한계는 있어 보인다. 우리 사회의 로스트 타임은 강력범죄 등 사회적 사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력, 경제권력, 언론권력, 사법권력, 종교권력, 사학권력 등 각종 기득권이 벌이는 권력형 사건들에서 오히려 더 많은 로스트 타임이 발생한다.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은 강력범죄,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고 있지만, 각종기득권의 결탁에 의한 권력형 사건들, 재벌 등 경제권력에 의한 사건, 주류 언론이 연루된 사건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로스트 타임이 있는 듯하다.


JTBC가 독립 언론도 아니고, 범삼성가로 분류되고 있어 삼성을 다루는 데 있어 조심스럽고, 주류 언론으로써 자기반성이 쉽지는 않겠지만, 탐사 저널리즘의 시각으로는 성역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성역에서 잠든 척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면 욕심일까?


법은 약육강식의 정글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법이 강자와 권력의 편에 설 때 정글은 더 참혹해진다.
탐사는 법을 존중해야 하지만
법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421)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잠든 척한 사람은 깨울 수 없다.
더 이상 잠든 척할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검찰이 이제 비로소 잠이 깬 척하면서 눈을 뜨고 있는 상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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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부장검사(44)


언론으로 바꿔서 읽어도 유의미한 문장으로 보인다.


언론은 약육강식의 정글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언론이 강자와 권력의 편에 설 때 정글은 더 참혹해진다.
탐사는 언론을 존중해야 하지만
언론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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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 남과 다른 내-일을 걷다
김영숙 지음 / 책세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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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김영숙 지음, 해의시간, 2019


15년 이상 진로, 취업전문가로 활동하며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마치 독자가 상담사를 찾아와 실제로 상담을 받는 것처럼 조곤조곤 진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개인의 경험과 사고에 의지해 막연히 좋아하는 일이 찾아오길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이들에게 사실적인 연구에 기반하여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진로탐색을 위해 나를 다방면으로 살펴볼 수 있는지 친절한 안내자를 만난 것 같은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1장에서는 일을 선택하는 다양한 기준을 제시한다. 쉽게 변하지 않는 직업가치관, 취업분야에 따른 전공 사용법, 내 성향에 맞는 일의 성격이나 환경, 좋아하는 것 못 지 않게 중요한 싫어하는 일에 귀 기울이기, 내게 주어진 환경, 직업 세계의 변화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나하나 짚어준다.


2장에서는 나를 확장해서 알아가는 과정, 강점을 찾아 차별화하는 방법, 끊임없이 행동하고 경험하고 질문하기를 반복하며 이를 통해 깊게 자기 이해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를 알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3장에서는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잘하는게 없다고 여기며 실패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왜 그렇게 느끼는지 어떻게 해야 불안을 덜어 낼 수 있는지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4장에서는 당장의 고민 때문에 상담소 문 앞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고민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상담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음을 알린다.


 

실제적으로 책은 취업을 앞두고 있는 청년 취업준비생에게 초점을 맞춘 내용이 많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처럼 사회도 개인도 계속해서 변화 발전하며 한가지 직업을 평생직업으로 삼기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누구나 나를 반추해 보며 조금 더 내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내게 전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많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나는 그 대부분의 사람들에 해당한다. 그래서 제목부터 마음에 확 와 닿았나 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당연한 믿음이 있었는데정작 다 읽고 난 후 첫 느낌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는 안도감이었다. 그리고 안도감은 부족하게 느껴졌던 현재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었고 지금 여기가 출발선이 되어도 늦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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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택의 기로에서 주저하다 시작하지 못하거나 작은 좌절에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다.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남들에게 나를 솔직히 표현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자신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때가 많고 그런 이유로 모든 일의 시작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나와 정 반대의 이유로 혹은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내게 맞는 일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이 현재의 내가 초라하게 느껴져 시작이 두려운 이들에게는 위로를 건네고 앞으로 전진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실천적 사례를 제시하는 이 책을 삶이 서툰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


일과 연관성이 있거나 없어도 새로운 환경과 경험에 자신을 노출해 보면서

자신을 새로운 각도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바뀌지 않는 것은 없어요.

사물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듯이 나 또한 변합니다.

기존의 시선으로 가두지 말고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의심해봅시다.(123)


섵선택 이후의 노력이 중요해요.

최선은 만들어가는 거예요.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경험의 연장선으로 보면 과정이기도 해요.

완벽한 선택을 위해 주저하면 귀한 여러분의 구슬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선택하고 움직여봐요.(169)


돌아보면 작은 좌절 앞에 섰을 때 나 또는 누군가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매번 같은 식으로 생각해 버리면 당장은 편하더라도 늘 제자리에 머물 수 밖에 없다.


변화를 시도하되 꾸준하고 다양하게 경험하여 최선의 선택지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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