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바다가 파도의 일이라면을 읽고 있다. 아마도 오늘 중으로 다 읽게 될 것이다. 그의 문장은 언제나 감탄을 불러온다. 아름다운 문장이라는 말이 아니다.(아니, 아름답다) 생활 연기의 달인이라는 말처럼 생활작 가의 달인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 그러니까 그의 글을 읽다보면 심혈을 기울여 쓴 문장이라는 걸 알면서도 내 피부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는 말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만 동백꽃이 보고 싶어졌다. 그 마음은, 여수를 떠올렸고 한강의 소설집을 펼치게 한다. 버스커 버스커가 여수 밤바다를 노래하지 않았더라도, 박람회가 그곳에서 열리지 않았더라도, 여수는, 오동도는, 동백꽃은 매력적이고 강렬하다.

 

 김연수를 좋아한다. 소설 쓰는 김연수의 글을 좋아한다. 『바다가 파도의 일이라면』을 읽으면서 내가 특별히 더 사랑하는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다시 읽고 싶어졌다. 한데, 그 책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큰 언니의 집으로 갔는지, 지인에게 빌려줬는지, 책장 구석에 숨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정리가 필요하다.

 

 한강의 『여수의 사랑』은 문학과지성사에서 개정판으로 나왔다. 내가 소유한 책은 이 책이 아니다. 내가 소유한 책은 두 번째 표지의 책이다. 개정판의 표지(원고지와 한강의 조용한 눈빛의 이미지)가 좋아서 함께 소장하면 좋을 것 같다. 한강의 소설도 좋아한다. 스며드는 절망과 고통을 아는 작가라 생각한다.  한승원의 딸로 사는 일은 아마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개인적인 내 생각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녀의 책 중에는 『내 여자의 열매』를 특히 좋아한다.

 

 해마다 동백꽃은 필 것이고 동백꽃을 볼 때마다 나는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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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이번 새 소설은 평이 좋더군요. (지인들의)
저는 한 권도 제대로 사지도 읽지도 않았는데, 이 두 권 사서 볼까 싶군요. (세계의 끝 여자친구,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자목련 2012-09-20 00:47   좋아요 0 | URL
음.. 저는 <원더보이>보다 이 소설이 더 좋았어요.
그러니까, 섬님이 선택한 두 권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감히 말씀드려요.

프레이야 2012-09-19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읽어야될 책으로 마음에 적어둡니다.
그의 소설 몇 권을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갈등하고 있었거든요.^^

한강의 소설, 특히 '여수의 사랑'을 좋아하는 서재지인이 있지요. 아름다운 분입니다.
개정판이 나왔군요. 찜해가요, 자목련님.^^

자목련 2012-09-20 00:45   좋아요 0 | URL
그녀의 첫 소설집이라 더 남다르게 다가와요. 맨 처음 그녀를 만난 건 이 소설집이 아니지만..
김연수의 이 소설은 프레이야님도 좋아하실 듯해요.
<네가 누구든~>,<밤은 노래한다>보다 이 소설로 김연수를 좋아할 이들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해요.
실은, 개인적으로 그 두 소설은 정말 어려웠거든요. ㅎㅎ

이진 2012-09-19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여수의 사랑' 개정판을 장바구니에 넣었고, 결재하려던 참이었어요.
한강 작가, 정말 좋아합니다. 멋진 작가지요. 알면 알수록 더.

자목련 2012-09-20 00:44   좋아요 0 | URL
한강이 정말 멋진 작가라는 걸 아는 소이진님이 더 멋져요.
한강의 <검은 사슴>도 읽어보세요. 좋아요.
열심히 글 쓰고 있죠? 응원해요!!

가나다라마바사아 2012-09-20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끝, 여자친구> 제가 정말 좋아하는 단편집이에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애틋한 추억이 서린 과거의 어느 순간과 먼훗날의 추억이 될 만한 지금 이 순간을 꿈꾸며 살아가잖아요.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은 그런 순간들에 대한 기록인 것 같아요. 가슴이 먹먹해지는, 애틋한 감성이 서린 우리 삶의 지나간 한 자락들 말이죠. 가만히 있으면 어느새 떠오르는 연인처럼 사랑스러운 소설인듯. 특히 저는 <당신들 모두 서른이 됐을때>와 <모두가 복된 새해>를 격하게 아낀다는 ㅎ 한강은 <채식주의자>밖에 못봤는데 참 임프레시브했습니다. 여수 밤바다도 함 봐야겠네요.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도 빨리ㅎㅎ

자목련 2012-09-20 21:2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가나다라마바사아님^^
<세상의 끝, 여자친구>를 좋아하신다니,기분이 좋습니다. 이상하게 <파도가 ~>이 장편을 읽으면서 이 소설집을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희재라는 주인공의 이름 때문에 국화꽃 향기가 생각나기도.. 말씀하신 두 편은 연말에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한강의 소설도 좋습니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