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들어올 때마다 13이란 숫자와 마주한다. 그리고 흔들린다. 주문을 해야 할까, 정성스럽게 선택된 단편과 에세이를 담은 사랑스러운 책과 텀블러가 자꾸 유혹한다. 아직은 유혹을 참아내고 있지만 장담은 못 한다. 그래도 지난 달에 멋진 작가들을 나는 가슴에 품었으니까(BORN TO READ 티셔츠), 자제해야 한다.
13년 전, 나는 알라딘을 알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당시 내 삶에 책은 없었다. 한 남자가 있었고, 나른한 오후가 있었고, 조성모의 뮤직 비디오가 하루 종일 나오는 유선 방송이 있었다. 13년 전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알라딘을 알고 있다. 책을 다시 읽고 리뷰를 쓰고 이 공간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 알라딘은 내게 그 이상의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13이라는 숫자가 행운의 숫자로 보인다. 장바구니에 담아 둔 책 중 이벤트 도서도 있다.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은 아니지만 가장 요염한 자태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들은 바로,
좋아하는 작가들이 참여한 『포맷하시겠습니까?』, 요즘 가장 핫한 책이라 할 수 있는 『로맹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가쁜 사랑』, 편혜영의 『서쪽 숲에 갔다』. 나는 곧 그들과 만날 것이다. 어쩌면 고급 스텐 텀블러도 함께 만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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