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엉망진창이었던 2월이 하루 남았다. 설 연휴부터 계속된 게으름이 이제 겨우 줄어들고 있다. 몸과 마음이 흐리멍덩했던 2월이 지나고 맞이할 3월에 대한 기대를 가지려 한다. 3월에는 설레는 마음을 갖기로 마음을 먹는다. 3월을 위해 3월에는 왠지 2월과는 확연하게 다른 날들이 시작될 거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믿음을 키우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얼마나 긍정적인가. 그러니 그런 3월을 위해, 3월의 나를 위해 책과 커피를 주문했다. 단 한 권의 소설과 넉넉한 커피. 택배 박스를 열고 커피를 꺼내자마자 행복해졌다. 커피향이 좋아서, 맛도 좋아서. 이런 작은 향으로 가시 돋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 커피를 받을 선배 언니도 그랬으면 좋겠다.
시그리드 누네즈의 장편소설 『그 해 봄의 불확실성』은 표지가 예뻐서 끌렸고 작가의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나쁘지 않아 선택했다. 표지의 색이 그린 빛이 아니었다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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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샀는데 사고 싶은 책이 눈에 들어온다. 예정된 일이다. 봄이라서, 다가올 봄밤에 읽어야 할 것 같은 백수린의 단편집의 제목은 『봄밤의 모든 것』이다. 그러니 3월의 첫 주문으로 도착할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은 3월이라고. 대단한 시작을 바라지 않지만 3월을 위해 시작이란 말을 조금 크게 말해본다.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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