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한 주가 지났다. 맹렬한 추위로 주말을 보냈다. 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눈이 많다. 주말에 이동할 일이 있었는데 도로가 하얗다. 눈이 아니라 제설작업의 흔적이었다. 추위 때문인지 평소보다 차가 없었다. 그래도 속력을 낼 수는 없으니 천천히 이동했다. 운전자는 아니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마트에도 사람이 없었다. 물건을 사러 마트에 대신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것일까, 혼자 생각했다. 영수증을 살펴보다 가격 차이를 확인하고 나도 온라인에서 주문했어야 했나 혼자 생각했다. 장단점이 있으니까. 바로 먹을 수 있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읽고 있는 단편에 대해 쓰려고 시작한 글이니 단편 이야기를 해보자. 읽어야지 하면서 읽다 멈추다 하는 책들이 있다. 좋아하는 소설임에도 그렇다. 작년에 시작했지만 올해로 넘어온 단편, 그리고 올해 첫 단편이다. '단편 VS 단편'이라는 제목을 쓰고 보니 뭔가 대단한 대결 구도 같다. 두 권의 단편집을 읽고 있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 『19호실로 가다』, 장류진 단편집 『연수』다. 둘 다 여성 작가다. 도리스 레싱은 2013년 사망했다.

누군가 예상했겠지만 자꾸 멈추는 단편은 도리스 레싱의 소설이다. 이상하게 속도가 나지 않는다. 도리스 레싱의 소설을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니 오랜만에 읽은 것도 아니다. 『다섯째 아이』만 읽고 처음이다. 그래서 이렇게 속도가 더딘 걸까.
반대로 장류진의 단편집은 술술 읽힌다. 이미 만난 단편도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아, 해설도 없구나. 도리스 레싱의 책은 리커버로 만듦새가 예쁘다. 리커버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장류진의 단편집도 나쁘지 않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을 읽고 나면 뿌듯할 것 같다. 왠지 그럴 것 같다. 이런 마음으로 나를 독려해야지, 그래야 끝까지 읽을 수 있겠지. 그래도 자꾸 멈춤이 계속되면 장류진의 남은 단편을 읽을 것 같다. 아마도 장류진의 단편집을 먼저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