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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평점 :
제가 말하려는 건, 행동의 동인으로서 도덕이 인간 사회에서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것뿐이에요. 반면 같은 무리에 대한 우리의 충성심은 과소평가되었고요. 우리는 자신이 속한 집단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의 목적에 맞는 도덕을 형성해요.(342~3쪽)
사건은 예상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며 진행된다. 이전 단계에서 확신을 가지고 남겼던 리뷰를 오늘에 이르면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작가 '요 네스뵈'는 독자가 확신하던 사건의 흐름을 다음 장에 손쉽게 뒤집어 놓음으로써 어떤 것도 우리에게 완벽한 진실이 되어줄 수 없음을 시사한다. 그 가운데서 어린 '로위'와 '칼'에게 심어졌던 가족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여전히 유지된다. '로위'와 '칼'에게 '가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근거이자 따라야 할 유일한 진리이다. 세상에 맞설 유일한 무기인 '가족'이라는 울타리도 결국은 무너져 내리게 될까. 끝에 다다를수록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데, 앞선 의심에서 확신을 가졌던 지점들이 결국엔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으므로, 『킹덤』의 세계에서는 무엇도 단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