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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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가족이다. 우리가 믿을 건 가족뿐이야. 친구, 애인, 이웃, 이 지방 사람들, 국가. 그건 모두 환상이야. 정말로 중요한 때가 오면 양초 한 자루 값어치도 안 된다.(13쪽)


'로위'와 '칼'의 아버지는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는지 밤마다 고민하게 되는 때가 있다고, 그런 중요한 때에는 가족 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생 '칼'이 수상쩍은 일을 벌이면서 거짓말을 할 때마다 아버지가 신봉하던 가족주의는 철이 지나간 사상처럼 보인다. '로위'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관계를, 설령 그게 유일한 혈육이라고 해도, 단박에 끊어냈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과 대화를 잘 섞지 않는 '로위' 같은 이에게 '칼'은 그야말로 전부다. 평범한 사건에 의미심장한 복선이 겹쳐지며 이야기는 흐릿한 몸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방심한 순간에 '요 네스뵈'는 툭 미끼를 던져놓고 사라진다. 많은 독자들이 『킹덤』에 열광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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