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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달콤한 □□ ㅣ 보름달문고 26
이민혜 지음,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월
평점 :
내 귀여운 조카가 추천해준 책이다. 이제 2학년인 조카가 언니들이 읽는 책을 추천해줬다는 게 기특하긴 하지만 난 살짝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지혜가 내뱉는 '욕'이다. 스토리상 그 부분을 이해하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초등 6학년 아이의 입에서 그런 심한 '욕'이 나오는 것은 좀 그렇다. 물론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무조건 좋은 말에 착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의 구성은 좀 특이하다. 표지가 둘에 화자도 둘이다. 같은 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등장인물에 주인공인데 여자아이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그 이야기에 얽혀 생각이 다른 두 아이의 입장을 표현한 것이 무척 신선해보인다.
부모님의 잦은 싸움으로 입에 '욕'을 달고 살지만 공부만은 1등을 놓치지 않는 지혜, 부모의 이혼으로 새아빠와 같이 살며 씩씩하게 잘 살고 있는 건강한 남자아이 일진. 그 둘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잘 표현냈다. 특히 이 책에서 어른들은 그다지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아니다. 일진과 지혜! 그 둘이 서로의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고 대처하며 때론 방황하며 성장통을 겪는다. 어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대신 일진과 지혜는 그들의 문제를 그들 스스로 해결해보려 한다는 점이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의 눈에 드러난 어른들의 문제가 보이기도 한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너는 나의 달콤한 □□"는 그 둘, 지혜와 일진의 이야기임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너는 나의 달콤한 친구, 사랑, 우정, 아픔 등등 어떤 단어를 갖다 붙여도 그 둘에게 적용이 되는 이 제목은 그래서 어른들의 개입이 없어도 친구인 그 둘이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면서 그들의 고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이제 조카에게 소감을 물어볼 차례다. 제대로 이야기 해 줄 것 같진 않지만 추천을 그 녀석이 해 준 만큼 추천해준 이유는 들을 수 있지않을까 싶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을 지혜와 똑같은 학년인 큰조카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주었더니 관심이 없더라는..-.- 취향이 달라서인가?? 뭐 암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