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매물도, 섬놀이
최화성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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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큰 파도가 올 때가 있거든.

반씩 물러났던 파도가 모이고 모여서.

여덟, 아홉 번 정도 작은 파도가 온 뒤에는 반드시 큰 거 한 방이 와.

우리 인생처럼……"

 

독특한 여행에세이를 읽었다. 이런 책이 나온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여행에세이가 다 그기서 그기지, 뭐 별다르겠어, 했더랬다.

어제 책을 받고 몇 쪽을 읽다가 일이고 뭐고 냅두고

그들과 매물도, 섬놀이에 동참하고 싶었더랬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니 참을 수밖에.

집으로 가는 만원 버스 안에서 자리도 못 잡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와중에 책을 꺼냈다.

그러고선 읽다가 낄낄거리기를 몇 번.

순간, 이 책, 이거 뭐야? 여행에세이라며? 근데 왜 이케 웃기는 거지??

 

할아버지의 고함 소리에 머쓱한 할머니가 우리를 달래듯 말했다. 당연히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구판장에도 담배는 팔지 않았다.

"요즘은 담배 피면 죄인이여. 국가에서 담배를 팔면서 이러는 게 너무 웃기지 않아?"

미스터 한이 심드렁하게 한마디 하자,

"담배로 잃은 건강, 홍삼으로 대처하자! 전매청 슬로건이야."

훤규 형이 한마디 하고 오랜만에 남준씨가 끼어들었다.

"담배는 2천 여 가지를 첨가해서 중독성을 갖게 만들어봐. 한 번 배우면 못 끊고 피지 않으면 안 되게. 대마초는 중독이 없으니까 못 피게 해. 자본주의 세계의 사악함이지."

"모든 식물은 특성이 있잖아. 독초도 그 독이 약으로 쓰이기도 하고, 왜 담배초가 혼자 모든 죄를 뒤집어 쓴 풀이어야 돼? 얘는 얘대로 하나의 풀인데, 그렇게 만들어놓은 거지."(미스터 한)

"따로 나라를 하나 만들든지 해야지."(원규 형)

"섬을 하나 사라니까."(남준씨)

"내 돈으로 살 수 있는 섬은 들물에 사라지는 섬 정도밖에 없어. 하하."(미스터 한)

"별을 찾아 옮겨가는 것도 좋아."(원규 형)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인 할아버지는 마침내 기가 막힌 듯 웃음을 터트리셨다.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그러면서도 장난스럽게, 그 경계를 넘어들며 이야기를 하는 그들을 어찌 미워할 수 있겠는가, 이때를 놓칠 새라 원규 형은 구판장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를 어떻게 만나게 됐냐고 물었다.

 

그랬다. 여행에세이라고 하면 늘 감성적이거나

여행을 떠나 치유된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글들만 읽다가

던지는 말마다 웃음을 유발하고 들려주는 이야기마다 낄낄거리게 만드는 이 책은

그동안 보았던 여행에세이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세 남자(시인 둘과 소설가)의 대화가 심상찮더니 갈수록 태산이다.

그래서 다시 앞으로 와서(저자의 말을 대충 슬쩍 넘기고 왔더니 이렇게 다시 돌아간다)

유심히 봤다. 너 여행에세이 맞아? 물으니 저자는 이렇게 답을 한다.

 

"우리는 매물도 여행에사 몇 가지 약속을 했다. 우선 육지와 바다를 전부 품고 있는 매물도의 특성을 활용해 여행 기간동안 먹을거리를 직접 해결하기로 했다. 봄을 맞은 섬의 자연에서 우리가 손수 캐거나 낚은 먹을거리들은 세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소박한 요리로 변모했다. 그렇다고 우리의 섬 여행이 '원시야생수렵채취'로만 끝난 것은 아니다. 낮에는 200년의 시간이 흐르는 매물도의 자연을 탐닉하며 먹잇감과 놀이감을 찾아내며 주민들과 사귀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매물도의 인문학과 만났던 귀한 시간이었다. 여기에 시인의 반짝이는 시심, 소설가의 위트, 그들의 범상치 않은 삶의 이야기들이 골고루 비벼졌다. 밤이면 탄력 받은 이야기들이 술 한 잔을 연료삼아 지리산, 거문도, 몽골, 바이칼, 네델란드까지 내달렸다."

 

그러니까, 이 책은 표지의 제목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위에

작은 글씨로 쓰여진 것처럼 '매물도, 섬놀이'였다.

놀이, 한마디로 '땡기는 대로 놀아보자'는 그들의 결의(!)가 담긴 책이다.

 

매물도라는 섬을 배경으로 이들이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들은

'위트'와 '웃음' 이라는 에너지를 싣고

독자에세 배달된다. 그들은 여행 가서 어떻게 노는 것이

진짜, 완벽하게 노는 건지를 아주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책을 잡으면 놓을 수가 없다.

마치 그들과 같이 떠난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몰입을 해서이기도 하지만

툭툭 내던지는 대화에 연신 낄낄거리며 웃다 보면

그들과 같이 걸으며 혹은 그들 앞에 앉아 같이 수다를 나누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 그들은 누구?

 

거문도에 사는 소설가, 바다 사나이라 불리고 시종일관 위트가 샘솟고,

바라만 봐도 남성다움이 느껴지며 숨겨진 다정함은 치명적이라고 하는 한창훈 소설가,

 

지리산에 살고 있는 시인이며 새의 지저귐만 듣고도 새의 이름과 현재 심경을 알아맞히며

춤을 아이처럼 즐겁게, 그러나 멋스럽지 않게 추지만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른다는 시인 박남준,

 

역시 지리산에 살며 '낙장불입 시인'으로 알려진 벼룩 서 말보다 모으기 힘들다는 작가 세 놈을 모은 위대한 인맥이 재산이며 동네 주민들과 염소만 아는 좁다란 '토끼길' 찾기 선수이며 혼자 텐트리고 야영하기 좋은 장소 찾는데 귀신이라는 시인 이원규,

 

그리고 이들과 함께 3박 4일 동안 행복한 여행을 한 저자,

세 남자에 비해 여행자로서의 특기가 전혀 없는 '도시녀'라는 최화성이다.

 

"뭔 짓을 하러 가라는 겨?"

출발 직전까지도 무엇을 하러 가는지 알지 못했던 즉흥여행이었지만, 바위 절벽에 형성된 마을은

오직 마음을 다해 두 발로 걸어야만 만날 수 있었다. 우리의 매물도 이야기는 한 권의 특별한

'섬마을여행인문서'로 남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3박 4일 동안, 진짜 발 가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논다(!).

산놀이 하러 산에 가서 나물을 캐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바다 갯놀이 가서는 고기를 낚고 갯것을 잡아 안주를 만든다.

데코 박의 비빔밥과 미스터 한의 회 뜨는 교실,

회 맛있게 먹는 법은 고스란히 레시피로 기록되기도 한다.

산에 갈 때면 들판에 늘린 꽃과 나무들에 대해 박남준 시인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바다에서는 눈빛부터 달라지는 한창훈 작가가 섬과 바다의 사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매물도 깊은 밤, 추억을 꺼내어 이 밤의 끝이 어디메뇨, 달리며 나누는 수다는 정겹다.

 

기존의 여행에세이와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위트'와 '웃음'으로 무장한 세 남자의 추억이 가득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휴가에는 섬에 가든 안 가든

반드시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를 필독서를 하고 갈 일이다.

모름지기 여행은 즐거워야 하니까. 다녀와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야 하니까.

그러려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이 책이 확실하게 가르쳐주니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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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아프지 말아라 - 행복하냐고 너에게 묻는다
정영 글.사진 / 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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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정영 시인이 책을 펴냈다. 시집도 산문집도 아니다.

"숨결처럼 고요한 스님"들을 만나 담은, 좋은 말씀들이 가득이다.

제목만 보고도 나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행복하냐고' 나'에게 묻는' 것 같고, 아프지 말라고 내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책을 펼치니 정영 시인의 프로필이 이렇게 나온다.

 

(…)

사람의 풍경 속에 발을 들여

밥을 나누고 말을 나누나,

그 또한 꿈속 같은 일이다.

 

하여 산사의 죽비소리에 잠시 깨어 나를 찾으나,

도로 도깨비 장난에 놀아나는 한 마리 도깨비다.

 

스님들 말씀 많이 담더니 그이도 수행자가 다 되었구나!^^

문득, 책 속에 나온 서산대사가 지었다는 시가 떠오른다.

 

주인은 꿈 이야기를 나그네에게 하고

나그네는 꿈 이야기를 주인에게 하네

지금 꿈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

역시 꿈속에 사는 사람인 것을

 

정영 시인의 글은 늘 내 맘을 건드린다.

이상하게 그의 글을 읽을 때면 나도모르게 울컥해지는 마음이 생겼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그랬다. 자꾸만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애 먹었다.

처음엔 기분 탓인가보다 했는데 두 번, 세 번 반복이 되었다.

그래서 버스에서는 절대로 읽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이런 글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좀 어이가 없다.

 

읍내에서 출발한 버스는 몇몇 마을을 지나며 승객들을 다 부려놓았다.

나 홀로 타고 가는 버스는 계곡을 따라 난 비포장 흙길을 터덜터덜 올랐다.

몸이 심하게 덜컹거렸다. 흔들리는 내 존재가

이 울퉁불퉁한 길에 찾아든 것도 인연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더니 버스는 종점이라며 험한 산길에 나를 내려놓고 가버린다.

여기서부턴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단다.

(여기까지 읽는데 목이 메였다. 왜? 진짜 나도 몰라(-.-))

윤회하며 사는 업 많은 중생에게 종점이 어디 있으랴.

이 고행의 길을 끝없이 가야 하리라.

막 걸음을 떼는데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그러고선 이 문장이 끝나자 눈앞이 흐릿해지면서 코가 시큰해져버려

얼른 창밖을 째려보고 말았다)

 

한참을 멈췄다가 다시 읽었다.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다음날 버스 안에서 읽다가 다시 또 울컥!

어제 친구가 '넌 워낙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그게 쌓일까봐 걱정이야' 라고 했는데

내가 혹시 그래서 그런 걸까? 잠시 생각했더랬다. 마치 스님들에게 내 맘을 들킨 것처럼 말이다.

 

한데 스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나 아니라 그 누구라도 울컥, 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것은 없었다.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많은 책에서, 명사들이,

혹은 선생님들이 하던 말씀 들이다.

그럼에도 유독 스님들이 하시면 마음에 와 닿으니 그게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책에 나오는 많은 스님들의 공통된 말씀은 '지금, 이 순간'과 '내 속에 있다'라는 거다.

지금 행복해 하고 하루에 일생을 사는 것처럼 최선을 다하라는 것과

모든 문제는 제 안에 있기 마련이니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말씀.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맞아!

 

작년에 템플스테이를 가서 처음으로 스님과 차를 마시며 이야길 나눈 적이 있었다.

나말고도 템플스테이를 온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었는데

스님이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들

힘든 일, 고민하는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난 이들이 왜 저런 말들을 꺼내나 의아했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다.

몰랐기 때문에 난 그저 그들이 하는 고민과 스님의 좋은 답변과 말씀을

듣고 있었을 뿐이다. 한데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그 시간이 얼마나 좋은 시간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이 왜 스님께 자신들의 고민을 말하고 힘든 일을 말하는지.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다른 곳에서 스님이 만들어주시는 차를 마시며

말씀을 듣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부터 차 방에서 나누는 대화가 좋아졌다.

평소에는 녹차든 뭐든, 커피가 아니면 잘 마시지도 않는데

유독 절에서 스님이 주시는 차만은 끊임없이 마시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맛있었다. 향기롭고 진했다.

 

그리고 스님의 말씀은 하나하나 내 맘 속에 들어와 날 다독거려주었다.

어쩌면 그런 경험을 내 마음이 《누구도 아프지 말아라》를 읽을 때 기억해냈나 보다.

요즘 이런저런 고민과 생각이 많다는 걸. 그래서 울컥, 나도 모르게 위로 받았나 보다.

 

책의 뒷부분엔 다른 많은 스님들의 좋은 말씀을 한 문장씩 담았다.

문장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덕이 되고 위로가 되는 말씀들이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좋은 말들.

 

 

"방 안에 혼자 있다고 해서 나를 보는 눈이 하나도 없나요? 내가 나를 보고 있습니다."_일관 스님

"내가 처한 여건 속에서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살아야지요.

내 삶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나아가는 것이니까요."_명연 스님

"시작한 일은 끝이 있지만 시작하지 않은 일은 끝이 없어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끝내고나면 힘든 기억은 다 사라지고 자신감은 더 커집니다."_주경 스님

"누군가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말한다면, 그건 결실을 빨리 맺으려 했기 때문이겠지요.

무엇을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세월이 가고

세월이 가면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에요."_심산 스님

"노후는 젊은 시절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

내가 지금 열심히 살고 있다면 노후 걱정할 필요 없어요.

현재가 불안한 사람이 노후를 걱정하는 것이지요."_일운 스님

 

 

당분간 《누구도 아프지 말아라》는 나를 위로해주고 다독거려줄 고마운 책이 될 것 같다.

 

 

햇살이 어미처럼 비에 젖은 숲을 보듬어 안는다. 빗물고 햇살도 그저 왔다 가는 것처럼 나 또한 이 산의 품에 왔다 가는 중생이리라. 도량에 앉아 게으름을 피우려니 맑아진 하늘에 큰 새 한 마리 날아가는지 새 그림자가 손 위에서 지나간다. 흔적은 없으나 새 날아간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다가는 흔적 같은 것이리라. _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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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러스트 1 오늘의 일러스트 1
김윤경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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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무작정 좋아할 뿐이다. 가끔은 그림도 그려보고 싶다. 예술가적 기질을 타고나지 못해 글씨도 제대로 못 그려(!) 악필이지만 그럼에도 오래 전엔 크로키도 나름 배우며 유연한 손목을 만들어보려고 노력도 했었다. 하지만 이젠 다 지나간 꿈. 그림이든 음악이든 다 때가 있는 법. 노력하면 다 되는 세상이긴 하지만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것, 그건 아마 예술쪽이 아닌가 싶다. 예술은 천성이라는 생각. 나이를 먹을수록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좋아하는 그림, 일러스트, 스케치, 웹툰 등등 그리는 것이라면 뭐든지, 닥치는대로 읽어댄다.

 

얼마 전에 그런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책이 나왔다. 신선하고, 아름답고, 멋진,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독창적인', 우리나라의 대표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들! 바로 《오늘의 일러스트*1》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잡지 <보그>의 예술 담당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였단다. 그가 네이버에서 기획한 '한국의 일러스트 작가들'의 인터뷰와 기사를 쓰게 되어 이렇게 책으로 엮여 나온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43인(1권엔 가나다 순으로 23인이 소개된다)은 우리나라의 젊은 미술가들이다. 젋다는 것은 독창적이고 개성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림에 관한 생각들을 들어 우리에게 알려준다. 장래 일러스트를 하고 싶거나, 일러스트를 위해 어떤 학교를 가야 하는지 혹은 일러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뭐 부터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책, 되겠다. 그럼 23인의 일러스트 작가를 다 소개할 순 없고 내가 궁금한 몇 명의 작가를 소개해보련다.

 

아무래도 그림보다는 책이 먼저이니 책과 관련한 작가들이 눈에 띄겠지. 그 첫 번째 작가는 아이완 이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와 《일곱번째 파도》의 표지를 떠올리면 된다. 표지를 보면 몽환적이면서 사차원적인 느낌을 받는다. 왠지 우울해보이는 소녀, 스산함이랄까, 쓸쓸해보인다. 알고 보니 아이완은 스웨덴의 음악들을 좋아한다. 켄트를 즐겨 듣고 영화 [렛미인]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기도 했단다.

 

 

남들보다 늦은 고 3에 그림이 '미친 듯이' 그려보고 싶어 미대갈 꿈을 꾸었지만 당연히 너무 늦었다는 말만 들을 뿐. 허나 그 열망을 잠재우지 못해 돌고 돌아 스물네 살에 한예종에 들어갔고 자신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작은 세계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건 엄마가 되고나서부터 더 절박해졌단다.

 

"가족이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라 생각했어요. 부모라는 이유로, 자식이라는 이유로 가드고 억압하니까요. 그래서 아이 갖기를 두려워했죠. 그런데 저는 좀 다르게 살아보려고요. 자식이 훌쩍 어딘가 가려고 하면 '그래 잘 다녀와'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 말이에요."

 

아이완에게도 그렇지만 가끔 보면 '아이'라는 존재는 엄마에게 말할 수 없는 꽤나 큰 힘을 주는 존재다.

 

 

두 번째 일러스트 작가는 박형동이다. 오래 전에 《바이바이 베스파》라는 만화로 그를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엔 만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을 때였다. 우연히 보게 된 만화였는데 그 깊이에 놀라 이후로 만화를 즐겨 읽게 되었다. 그의 그림은 색감이 좋다. 짙은 파스텔 톤의 그림들. 박형동은 책표지 디자이너이자 만화가이면서 다양한 잡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림을 보다시피 그가 그린 책표지 그림은 꽤 된다. 《리버 보이》, 《플라이 대디 플라이》, 《바보 픽터》, 《우리들의 스캔들》등등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는 우연히 영화 [베티 블루]를 봤고, 이 영화와 같은 작업을 해야겠구나, 맘 먹었더란다. 한데 그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다른 일을 찾아본 게 만화였다. 그림을 잘 그렸지만 미대는 안 된다는 집안의 반대에 불문과를 갔고, 그랬지만 여기저기 기웃대며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만화 잡지에 만화를 연재하기도 했으나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돈을 못 벌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갔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하는 족족 망하던 때라 잘 될 리가 없었고 결국 다시 만화를 그리게 되었단다. 그는 지금 대학을 다니면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다. 기성 작가이지만 학교에서 꾸지람도 듣고 깨지기도 하는 그는 하지만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알아가는 것 중 하나는 가신을 끌어내주는 주변의 매개자가 참 중요하다는 거예요. 나자신이 주변사람들에게 매개자가 되어야 하기도 하고요. 전 요즘 좋은 학생들을 만나고,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합니다. 그래서 혼자 작업하면서 쌓았던 외로움이 많이 사라졌어요. 몸은 바쁘고 피곤한데 머리는 행복한 기분이 들고요. 이렇게 계속 자라다가 10년 후 성장 도서관을 하나 짓는게 꿈이랍니다."

 

《바이바이 베스파》도 그렇고 그가 표지를 그린 책 《리버 보이》나 《우리들의 스캔들》등등 모두 성장과 관련한 책들이다. 그가 지금 행복하다는 이유가 설명되는 것 같다.

 

 

세 번째 일러스트 작가는 소윤경이다. 그녀의 그림은 좀 소름끼친다. 뭐랄까, 섬뜩한 그림들이 맘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판타스틱하다. 원래 그런 것에 관심이 많단다. 그로테스크한 오브제들.

 

"저는 인간 내면의 잔혹한 심리에 관심이 많아요. 자기 파괴 본능, 가락과 피학의 구도, 육식을 위한 동물공장 등 인간의 일상이라는 표면 밑에 감춰진 잔혹한 세계를 표현하고 싶어요. 그것은 기묘한 판타지로 표현되지요."

 

 한데 의외로 그녀는 그림책 작업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니 잔혹이라기보다는 판타지 같은 그림이라고 해야겠다. 《거짓말 학교》, 《선글라스를 쓴 개》, 《건방진 도도군》과 최근에 나온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까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후에 파리로 건너가 유학 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뼈저리게 현대미술의 미궁만 접하게 되었단다. 그러고선 텅 빈 퐁피두 센터 지하에서 열린 <존 케이지 100주년 기념 공연>을 보며 그곳을 떠나야겠다고 맘 먹었다. 그녀는 지금처럼 일러스트 붐이 일기 전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출판사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워낙 초기라 그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비롯된 의도치 않은 무례함도 무수히 겪었다고 하니 어쩌면 그런 그녀가 있어 우리나라 일러스트가 점점 발전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그녀의 그림은 디스토피아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쁘고 착한 그림을 선호한다. 그런 까닭에 작업을 하면서 많은 고충을 겪었다. 비슷한 경험을 할 후배들에게 그녀는 말한다.

 

"파인 아트를 하다가 이쪽으로 넘어온 경우, 자기 스타일대로만 주장하면 힘들어요. 시스템 속에 섞여 겸손하게 일하면서 트러블 메이커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해요. 소통의 장조차 열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 외에도 《오늘의 일러스트*1>에는 노석미, 밥장, 아메바피쉬, 오기사 등과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아하! 하는 작가들이 많다. 이들 모두 그림을 그리지만 그 다양함은 그들이 그려내는 그림들만큼이나 넓다. 잡지, 책표지, 애니메이션, 가방, 건축 등등 일러스트라는 직업(!)이 이토록 다양한 줄은 잘 몰랐다.

 

책을 덮고나니 더욱 후회가 된다. 천성적인 예술가가 안 되더라도 좀 노력을 해서 시늉이라도 내볼 것을. 이미 이루어지기 힘든 꿈을 가지고 헛된 상상을 했다. 해서, 이 책은 일러스트를 꿈꾸는 조카에게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아마 꽤 유용할 것이다. 어쩌면 그들처럼 되려고 더 많은 노력을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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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라 2012-04-12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고 나니, 이후에 일러스트들이 다 새롭게 보여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나도 이런 재능이 있다면 참 좋았을텐데 ㅋ 그런 생각도 하고!!

readersu 2012-04-12 17:51   좋아요 0 | URL
저두요. 재능이 있었다면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 일러스트.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그림을 못 그리는 심정..아흐~~부러워요. 그들이.
이 책은 일러스트를 하고 싶어하는 소년, 소녀들에게 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먼 곳 창비시선 343
문태준 지음 / 창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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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도 못 읽어본 시가 너무 많다.

소설이나 인문 책 같은 것은 그냥 마구 사대지만

시집만큼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유는 잘못 사면 영~ 내 취향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워낙 쉽고 감성적인 시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쓸데없이 까다로운;;

그리고 하나 더 핑계를 대자면,

시집만큼은 한 권을 사서 그 시집의 시를 다 읽고 음미한 후에 다른 시집을 사자고.

시집마저 사재기 하여 책꽂이에 모셔두면 안 된다고.

 

 

 

 

장석남 시인의 시집을 사고 난 바로 다음날 문태준 시인의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 내 블로그엔 문태준 시인의 시를 소개한 것이 없는데

그동안 자세히 들여다볼 생각을 안 했었다.

워낙 토속적이고 내 감성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서인지.

근데!!

와, 나도 그동안 시집을 많이 읽었나보다. 이젠 시가 점점 이해(설마?)가 되고 있다.

아직도 좋은 시보다는 내 맘에 들어오는 시를 '좋은' 시라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문태준 시인의 이번 시집을 읽으면서

와ㅡ와ㅡ와ㅡ 내가 왜 그동안 문태준 시집을 제대로 안 읽었지? 했다나.

 

 

요며칠 머릿속이 뒤숭숭했더랬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왠지 뭔가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스스로 후벼파고 있었다.

한데 오늘 아침에 문태준 시인의 시집을 펼쳐 첫 시를 읽는 순간,

아- 하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이 시구때문에.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 물처럼

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출렁출렁, 마치 곧 쏟아버릴 것 같은 위태한 모습에서

내 뒤숭숭한 마음을 보았다고나 할까,

한데 다행스럽게 쏟지 않았다. '서 있던 나도' '한번 출렁했'지만

그래서 혼자 위안 삼았다. 그래, '아직은' '좋은 징조'

 

 

이어 읽는 시들마다 어찌나 맘에 와 닿는지 시도 읽는 '때'에 따라

다가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시집을 처음 받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어느 것 하나 지나치지 못했다. 이런 시,

 

 

주인도/내객(來客)도 없다/겨울 아침/오늘의 첫 햇살이/흘러오는/

찬 마루/쪽창 낸 듯/볕 드는 한쪽/몸을 둥글게 말아/웅크린/들고양이/

여객(旅客)처럼/지나가고/지나가는/집 _빈집

 

 

그리고 이런 시구들

 

 

눈초리/시린/모색(暮色)_산 그림자와 나비

흰 종이에 떨구고 간 눈물자국 같은 흐릿한 빛이 사그라진다_망인(亡人)

모두가 이별을 말할 때/먼 곳은 생겨난다/헤아려 내다볼 수 없는 곳_먼 곳

여러 번의 오후는 여름 위에/여러 번의 여름은 일생(一生)위에/

이처럼 쏟아진다 할밖에/얼마나 울었는지 두 눈이 질펀하네_언제 또 여러번

쌓인 것을 오후에 허물었지요/슬픔에 붙들렸으나 숭고한 일일이었어요_일일2:숭고한 일

'꽃들'이라는 말의 둘레라면/세상의 어떤 꽃인들 피지 못하겠는가_꽃들

이제 겨우 이별을 알아서/그때 내 앉았던 그곳이 당신과의 갈림길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_나는 이제 이별을 알아서

 

 

이렇게 모든 시를 채 읽기도 전에 쿵쿵거리며 시가 내 맘에 들어올 줄이야.

문태준 시인의 시가 이렇게 감성적이었어? 혼자 되내이다가 집에 있던 시집들을

다시 펼쳐봐야겠구나, 내가 읽어내지 못한 시를 찾아야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잘난 척, 내가 그동안 시를 쫌, 읽었거든 하고 싶기도 하지만

이 좋은 시를 이제서야 좋다며, 좋다며.

그러다가 이 시에서 멈칫, 한참을 읽고 바라보며 멍 때리다가 그만 시집을 덮어버렸다.

더 읽었다간 왠지 눈물 날 것 같아서.

 

 

이제는 아주 작은 바람만을 남겨둘 것/흐르는 물에 징검들을 놓고 건너올 사람을 기다릴 것/

여름 자두를 따서 돌아오다 늦게 돌아오는 새를 기다릴 것/꽉 끼고 있던 깍지를 풀 것/

너의 가는 팔목에 꽃팔찌의 시간을 채워줄 것/구름수레에 실려가듯 계절을 갈 것/

저 풀밭의 여치에게도 눈물을 보태는 일이 없을 것/누구를 앞서겠다는 생각을 반절 접어둘 것

_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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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데이 Polaroid Day : The Present
플레이그라운드 엮음 / 플레이그라운드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작가들과의 만남에서 작가와 함께 찍은 사진들.

전경린 작가, 신경숙 작가, 박범신 작가, 김중혁 작가, 

생선 김동영 작가, 그리고 주노 디아스

이 모든 사진들이 친구의 폴라로이드 덕분

 

 

우선 이 책을 소개하기 전에 폴라로이드에 대한 나의 단상부터.

아마 오래오래 전에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들에 매력을 느낀 적이 있었지만 잊고 있었을 거다.

필름도 비쌌던 것 같고, 다른 카메라처럼 여러 장 인화할 수도 없고,

바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다가 작가와 행사에 친구가 폴라로이드를 들고와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폴라로이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세상에 하나뿐인 사진에 매력을 느낀 것.

그 절정은 그 친구가 생일날 찍어준 사진에 있었다.

그날의 행복했던, 그 순간의 모습들이 그 자리에서 인화되어 나왔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카메라 속에 저장된 사진을 보는 느낌하고는 또 달랐다.

친구랑 같이 찍었지만 나눠가질 수 없는 아쉬움과 함께 그 순간,

그날의 추억을 오롯이 전해받은 행복함이랄까.

폴라로이드의 매력은 그런 거다.

 

 


 

"카메라를 꺼내들지 않고 지나쳤더라면

기억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그 시간들.

이제는 버릴 수 없는, 지워질 수 없는

시간의 박제." _김지현


사진집이다. 폴라로이드 사진만 모았다. 28인의 작가가 찍은 사진들.

이전에도 폴라로이드데이라고 나왔다. 이번이 세 번째란다.

지진희라는 배우부터 시작해 사진작가, 아트디렉터, 작곡가, 타이포그라퍼 등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작가들이 일상을 찍고, 추억을 저장했으며,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

 

 


 

이 책의 수익금은 보육원 아이들의 카메라 보급을 위한 기부로 쓰인다.

폴라로이드 사진만을 모은 <폴라로이드데이>의 세 번째 시리즈로

주제가 '기부프로젝트 선물'이란다.

별다른 글도 없다. 오로지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만이 들어 있다.

보는 순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디카나 핸폰 속에 들어 있던 사진을 보는 기분하곤 다른 느낌.

내게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찾아보게 만들고 사진을 보며 몽상에 빠지게 한다.

 

 


 

 

빛바랜 듯한 사진 속에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 낯설은 듯 익숙한 풍경들.

보통의 사진과 별다르지 않음에도 이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도 폴라로이드로 풍경을, 일상을 한번 찍어봤으면 좋겠다, 는 마음이 든다.

아마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사진이기 때문이 아닐까? 보정도 뽀샵도 할 수 없는

눈에 보이는 그 모습, 그대로, 순간을 포착한 까닭.

 

 


 

카메라에 욕심이 없었는데, 폴라로이드가 갖고 싶어지고 말았다.

나도 이들 작가처럼 사진을 찍어

작은 노트에 폴라로이드만의 사진첩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망, 생겼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내든다.

마음을 담아 셔터를 누르고, 그 사진을 전해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폴라로이드는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이다," _ 송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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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2-01-1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가 우리 큰 녀석의 작년 생일 선물로 즉석카메라를 선물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제가 잊어버리고 있다가, 아이 생일이 닥쳐서야 준비를 하느라 애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카메라도 무지 비싸고, 필름도 역시 무지 비싸더군요!

사진 한장 찍을 때마다 필름 값을 생각하면 손이 떨려서 못 찍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디지털카메라처럼 마구 찍지는 않더라구요.

readersu 2012-01-12 10:58   좋아요 0 | URL
똑똑한 녀석! 뭘 알긴 아는군요^^
카메라야 두고두고 쓰는 것이니까, 상관 없는데
역시 필름값이 문제죠? 추억도 좋고 다 좋긴 한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