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엠언니를 위하여, 뜨거운 여름, 불면의 밤에 도움을 줄 몇 권의 책을 올려봅니다...라고 적고 보니 마치 헌사 같다. 요즘 어쩌다보니 핫하고 므흣한 것들만 읽고 있는데 내가 일부러 찾아 읽어서라기보다는 펼친 책이, 관심이 가는 책이, 그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래서 여름밤, 불면의 시간을 보낼 엠언니가 떠올랐고 엠언니의 숙면에 도움을 못 줄 바에는 불면의 밤에 눈으로나마 즐거워지라고 골라봤다.

 

 

 

 

에밀 졸라의 새 책이 나왔다. 『나나』, 몇 년 전에 홍신문화사의 『나나』를 샀는데 아직도 못 읽고 있었다. 한데 문학동네에서 새 책이 나온 거다. 표지가 완전 에.로.틱.하다. 물론 이 책이 불면의 밤에 도움이 될 지 해가 될 지는 모르겠으나 에밀 졸라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불면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졸라의 책을 읽다가 어찌 책을 덮을 수가 있겠느냐 말이다.

 

 

모두들 돌아보았다. 나나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거나 다름없었다. 얇은 무명 속옷으로 젖가슴을 반쯤 가렸을 뿐이었다. (…) 젖가슴이 봉긋 솟아오른 나나는 맨팔과 맨어깨를 드러낸 채 젊고 풍만한 금발 미인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면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하면 다시 몸을 감추려는 듯, 한 손으로 여전히 커튼 자락을 쥐고 있었다.

 

 

 

 

『관능적인 삶』 제목만 보고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솔직한 그녀의 글이 '관능'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솔직한 글들은 마치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짜릿하다. 매혹적이다. 누가 이렇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까? 나라면 그러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더 그녀의 글에서 관능, 그 이상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엠언니가 읽어보면 무척 좋아할 것 같다.

 

 

지금도 생각한다. 관계의 황홀경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깨달을 때 찾아왔다가 그 사랑을 지속하기로 선택한 순간에 지극해진다. 존재의 연루가 관계의 단단함으로 이어지는 자리. 그곳은 인연의 결말이 어떠하든 눈부시다.

 

 

 

 

 

모든 사랑과 욕망에는 두 남자와 한 여자, 혹은 한 여자와 두 남자가 등장한다. 갈등하고 아파하고 슬퍼한다. 제목에서부터 '욕망'은 끝이 없음을 느끼게 만드는 이 책 『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는 한 여자를 두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두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만이 할 수 있는 애절한 사랑 소설이라고 하니, 엠언니.. 어때요?

 

 

“내 생애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를 사랑했다.”

 

 

 

 

어제 드디어 예판이 올라왔다고 좋아했던 코엘료의 『불륜』, 나보다 조금 더 언니인 엠언니는 분명 호기심 키우며 이 책을 읽을 것이다. 더군다나 파울로 코엘료가 아니던가. 코엘료는 그동안 꾸준히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왔다. 읽다 보면 사랑의 의미를 알게 하고 마음까지 정화시켜준다. 그나저나 추천글에 뜬 내용 중에 '코엘료의 50가지 그림자'라는 문장, 진짜?

 

 

린다와 그녀의 옛 애인 사이의 정사 장면이 에로틱하게 묘사되기도 하지만, 작품은 단순한 성적 스캔들을 넘어 삶의 권태와 우울 등 인간 감정의 영역을 파고든다. 여성의 복잡한 심리가 잘 드러난 소설로, 전작 <브리다>, <11분> 등과 맥을 같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며칠 전 내 눈을 끌었던 책 『지옥』, 엿보는 행위를 통해서 인간의 실존을 탐구한 소설이란다. 호텔의 장기투숙자인 '나'가 자기 방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옆방에 투숙하는 인물들을 훔쳐보는 행위를 보여주며 사람들의 삶과 애욕을 담고 있다고 한다. 에밀 졸라를 계승한 극명한 사실주의풍의 작품이라고 하니, 엠언니 관심 있을 듯^^

 

 

연인들이란 언제나 미쳐 있죠. 그걸, 당신 자신이 말씀하셨어요. 제가 만들어낸 말이 아니에요. 그처럼 많은 지식과 지성을 가진 당신은 제게 말해주었죠. 두 사람의 대화자란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는 장님이며 거의 벙어리라고, 그리고 뒹구는 두 연인이란 바람과 바다처럼 서로 낯선 것이라고. ... 귀를 기울여 들을 때는 거의 들리지 않고, 들릴 때는 거의 이해되지 않죠. 연인들이란 언제고 미쳐 있어요.

 

이 정도면 7월 한달은 불면 따위에게 극복 당하지 않고 불면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감히, 추천한다. 언니 좋아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나무 2014-07-0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는 분명 좋아할 겁니다. ㅋㅋㅋㅋㅋㅋ

readersu 2014-07-07 10:17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아마도 그렇겠지요?

그렇게혜윰 2014-07-03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엠언니 매일매일 불밤을 보내실듯 해요ㅎㅎ

readersu 2014-07-07 10:17   좋아요 0 | URL
엠언니를 아시는군요? ㅎㅎ
불밤을 위해~!!(주말에 시작하신 것 같던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