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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동화책 읽기

<로테와 루이제>


에리히 캐스트너 글/ 김서정 옮김 / 시공주니어

*줄거리
로테와 루이제는 여름 캠프장에서 처음 만난 사이지만 얼굴도 머리모양도 똑같다. 둘이 머리모양을 바꾸면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깜빡 속아넘어갈 정도다. 로테와 루이제는 둘이 태어난 곳과 생일을 이야기하다가 엄마와 아빠가 같은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테는 꼼꼼하고 공부 잘 하고, 엄마 저녁밥을 챙길 정도로 의젓하고 얌전한 아이인 반면 루이제는 말괄량이에 성격도 활달하고 덜렁대는 아이다. 여름 캠프가 끝나가자 로테는 루이자가 되고, 루이제는 로테가 되어 서로의 집으로 향한다.


루이제는 난생 처음 엄마와 지내면서 서툴지만 엄마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키 작은 아이를 괴롭히는 나쁜 아이도 혼내준다. 로테는 가정부 아줌마가 돈과 살림을 잘하도록 하고 아빠를 잘 보살펴드린다. 그러던 중 지휘자 아빠에게 애인이 생기고 아빠가 로테에게 애인과 결혼하겠다고 하자 그만 병이 나 버린다.

로테가 된 루이제는 루이제가 된 로테에게서 편지가 안오자 은근히 걱정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여름캠프에서 찍은 사진을 엄마에게 들켜 엄마는 쌍둥이들이 꾸민 일을 알게 된다.
로테가 병이 걸린 걸을 알게 된 엄마와 루이제는 아빠가 있는 빈으로 날아간다. 이혼 후 처음으로 재회한 엄마와 아빠는 서먹하지만 다시금 사랑을 확인한다. 병이 다 나은 로테와 루이제, 다시 결혼한 엄마와 아빠는 행복한 가족을 꾸리게 된다.

*읽고 나서
보통 쌍둥이를 소재로 한 작품은 쌍둥이 가족에서 파생된 이야기가 많은데 반해 서로 떨어진 쌍둥이가 가족을 새롭게 만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역구조라서 신선했다. 무엇보다 로테와 루이제의 역할을 바꾸는 과정이 아이다운 천진함과 유쾌함이 즐거움을 전해주고, 엄마와 아빠의 화해를 위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로테와 루이제의 모습이 의젓했고 나중에 몸져누운 로테의 마음이 안쓰럽기도 했다. 쌍둥이라는 소재를 역발상으로 신선한 구성으로 쓴 작품.

*밑줄 긋기
-가벨레 씨는 대개의 어른들과 달리 자기도 한때 아이였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143P)
-“로제야,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니? 꼭 엿새 내내 비 맞은 아이 같구나!”(142P)
-어린 아이의 눈에 눈물이 어려 있는 건 차마 볼 수가 없다! 그 기다란 속눈썹에 마치 바짝 마른 풀잎에 맺힌 이슬 같은 눈물 방울이 매달려 있었지 …… (139P)
-로테는 생활비를 레지 아줌마에게 주지 말고 자기에게 달라고 아빠를 설득했다. 가정부가 문을 두드리고 아이 방으로 들어와 책상에 앉아서 숙제를 하고 있는 아홉 살 난 아이에게 돈을 달라고 심각하게 말하는 것은 뭔가 우스운 일이기는 했다. 레지 아줌마는 뭘 사야 할지, 저녁 식탁에 뭘 차려야 할지, 그리고 다른 집안일에 뭐가 필요한지를 고분고분하게 보고했다.(115P)
-낯선 세상으로 와서 낯선 사람들 틈에 끼여 산지 몇 주가 흘러갔다. 매 순간마다 사고와 위험과 새로운 발견에 맞부딪치는 나날이었다. 수없이 가슴을 두근거리기도 하고, 급한 소식을 전하는 편지가 숱하게 사서함으로 도착했던 나날이었다.(111P)
-뮌헨의 학교 선생님은 꼬마 쾨르너 양이 방학을 보내고 와서부터는 좀 덜 부지런해졌고 덜 단정해졌고 주의력이 산만해졌지만, 그 대신에 더 활발해졌고 ‘전투적’이 됐다는 것을 발견했다.(112P)
-루이제가 ….. 그렇게 혈기가 넘치더니 아주 얌전해지고 분별력도 생겼고요. 거침없고 덜렁대고 호기심도 그렇게 많더니 기특하게도 꼼꼼한 학구파가 되었잖아요.(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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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없는 여행,

글로 남겨야 한다는 중압감 없는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여행을 다니다보면 내 의도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표현을 찾게 되고,

정작 찰라의 감정은 쉬 사그라든다.

책자에 소개된 곳 아니면

그냥 지나치기 다반사요,

이름난 곳이라도 다음 스케줄에 쫓겨

눈도장만 찍도 돌아서기 일쑤니,

그걸 여행이라고 해야 할지,

미술관 관람도 아니고, 뒷목덜미를 잡아끄는

두고온 풍경은 다시 갈일이 아득하기만 하다.

그저 그런 풀숲에 앉아

몇시간이고 구름을 헤아리고도 싶고,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정감어린 물걸들을

짊어지는 재미는 어떨런지.

정해진 일정이 넘어서면 또 어떠하리.

허름한 민박집에라도 들러

찬밥 물 말아먹고 뜨신 아랫목에

몸 데우고 잠을 청하면

내일 다닐 곳은 내일 정하면 그만 아닌가.

늦잠을 자도 내 뜻이요,

일찍 서둘러 나서도 나무랄 사람 없거늘...

 

달이 지고 해가 뜨고, 길을 걸으니 바람 불고

깊은 산에 새가 날고, 강물 소리에 구름 뜨고

산사 들러 마음 비니 집 그리워 발길 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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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서 배운 예술가의 초상 - 연극배우 전무송

예술에 대한 뚜렷한 의지와 자부심! 어떤 고통과 외로움에도 굴복하지 않는 '진지한' 주인공 크리스토프에게서 나는 예술가의 근원적 초상, 혹은 원형의 모습을 읽는다. 비단 바깥으로 보이는 불굴의 의지뿐 아니라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외로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의 마음 안쪽 풍경까지도.

-로맹 롤랑 <장 크리스토프> : 19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장 크리스토프>는 독일인 음악가가 인생 체험을 거쳐 세계시민으로까지 승화해가는 과정을 그린 교양소설. 작가는 베토벤을 모델로 하여 썼다고 한다.

 
 >>세상과 불온한 음악가와 세상이 버렸으나 음악으로 세상을 구원한 방황, 소외, 창작의 길을 간 음악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베토벤의 운명을 지겹도록 들었다. 이 책은 운명처럼 다가왔고, 글이 음표로 보이는 행복한 경험도 작가의 음악을 그려내는 위대함 때문이 아닐런지. 작가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을 3일에 헤치운 속독이 되려 죄스런 마음이 들 정도로 장크리스토프는 명작이기 이전에 위대한 악보였다.

   
 

생물들이 우글거리는 풀 속이나 곤충들이 날갯짓을 하며 윙윙거리는 나무그늘 밑에서 뒹굴던 크리스토프는 개미나 거미나 메뚜기나 풍뎅이 따위가 움직이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 또는 손을 깍지끼어 머리를 받치고 누워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 오케스트라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향긋한 냄새가 풍기는 전나무 주위를 비추는 한 가닥 햇살 속에서 미친 듯 뱅글뱅글 돌고 있는 날벌레들의 윤무, 모기들의 브라스 밴드, 말벌들의 큰 오르간 소리, 나무 꼭대기에서 마치 종소리처럼 떨고 있는 야생 꿀벌떼, 그리고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의 맑은 속삭임, 산들바람을 맞은 나뭇가지들의 부드러운 한들거림, 물결치는 풀숲의 잎사귀끼리 스치는 아스라한 소리. 그것은 맑은 호수의 수면에 주름을 잡는 미풍 같기도 하고, 대기 속을 지나 사라져가는 연인의 발걸음 소리 같기도 했다.

크리스토프는 그러한 모든 소리와 아우성을 자신의 내부에서 듣고 있었다. 그들 생물의 가장 미미한 존재로부터 가장 큰 존재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겐 같은 삶의 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 자신조차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며 세상과 불온하던 연약한 존재였던 크리스토프. 음악으로 인해 구원받은 그는 죽음 같이 정지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음악의 생명수를 흐르게 한다. 이웃을 끌어 안고, 자신의 음악을 부정하고 악의적인 평을 서슴치 않던 적까지 포용한다. 무기력에 온기를 불어넣고, 슬픔에 위로를  대립에 화해를, 마움에 사랑을 퍼뜨린다. 세상에 반항하는 어린 영혼을 품어 안는 노년의 크리스토프는 생을 관통하던 음악이야말로 살아갈 이유였고, 죽음의 순간에도 순응할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로맹 롤랑의 필치 속에 위대한 음악가의 노래의 환청같은 음악이 내내 따라다녔다. 활자는 음표,행간은 간주였다.
   
 

 예술, 그것은 독수리가 먹이를 채가듯 인생을 낚아채어 이를 공중으로 실어나르고 이와 더불어 맑게 갠 창공으로 드높이 오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톱과 커다란 날개와 힘찬 심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네들은 보잘 것 없는 참새에 불과해. 그리하여 썩은 고깃덩어리라도 찾아내면 곧 이것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며 잭짹거리고 쪼아대지.  예술은 거리의 떠돌이에게 던져주는 하찮은 음식이 아니야. 과연 하나의 향락이지.모든 향락 중에서 가장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라구. 하지만 그 향락은 치열한 투쟁에 의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2권 201P

 
   

**알라딘 책소개

>> 접힌 부분 펼치기 >>

장크리스토프는 1904∼12년에 발표된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의 대하소설. 음악가의 핏줄을 이어받은 주인공 장 크리스토프에게는 베토벤의 인상이 짙게 깔려 있다. 음악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 빈곤과 굴욕으로 인한 좌절, 우정과 첫사랑을 경험하고, 숙부 고트프리트의 영향을 받아 전통적인 우상을 반대하고, 숭고한 것을 목표로 삼는 청년으로 성장해 간다.
그는 파리로 가지만 자유의 대도시에 사는 지식인들의 진부하고 비열한 언동과 충돌하며 이상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한다. 이러한 대목은 일종의 문명비평을 내포한다. 동일한 사명감을 가진 올리비에와 만나지만 데모에 참가했던 올리비에는 죽고, 그는 그 혼란 속에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인해 스위스로 망명한다. 산 속에서 들은 신의 음성, 젊은 시절에 만났던 이탈리아 여성과의 재회 등이 서술되어 있다. 작품의 대단원에서 대작곡가가 된 그는 조용히 죽음을 맞이한다. --한메디지털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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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인지, 기운없고 하늘만 쳐다보게 되는 그런 날이 있다.

가슴 한 구석이 다크서클이라도 낀 것 같은 칙칙한 하루.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얼굴로 활기차게 걷는데

내 구부정한 어깨는 회색빛 먹구름처럼

우울한 그림자를 몰고다니는 것 같은 ...

아는 이름을 떠올려보고 책장을 뒤적여도

그곳에 닿기 전에 기억이 휘발성 작용을 일으킨다.

 

그때 썰물처럼 들려오는 오미희의 목소리가 애인보다 반가울까.

연인에게 수화기를 돌리듯

이 시간이면 자연스레 라디오를 켜는 것도.

그녀에게 중독된 탓이다.

심심할 때, 외로울 때, 허무할 때 ~!!

라디오는 내 애인.

어머니의 곰탕 끓이는 집으로 가면

가슴 시린 우울은 걷어질 꺼라는

그녀의 속살거리는 목소리가 사라지자

설렁탕 집에 가서도 설렁탕은 고이 모셔두고

김치에 돌솥밥만 비우고 나오는 내가

오늘은 그만, 곰탕에 밥 한그릇 후루룩 말아먹고 싶어진다.

 

바비킴의 목소리는 슬프다.

노래가사가 슬퍼서 슬픈건지

그의 목소리때문에 더 슬프게 들리는건지...

"너무 사랑했나봐

아직 사랑하나봐

오직 너만 사랑하게 태어났나봐

1년을 하루같이 아무것도 못하고

너만 생각하고 있잖아

아무리 기다려도 내게로 돌아오지 않을 사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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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일산의 장발산역에 내리면서도 왜 역이름이 장발산인지에 의문을 갖지 못했을까. 일산의 랜드마크가 된 일산호수공원을 향하기에 바빴지, 그 건너 마주보는 곳에 자연 그대로의 장발산이 숨쉬고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흔히들 호수공원과 라페스타를 떠올리는 반면 정발산은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산 신시가지에서 가장 높은 엄연한 주산이다. 고양아람누리 옆길에 난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정발산역 이름의 유래가 된 정발산 공원이 나온다. 해발 88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구릉이 낮고 완만하여 산이라 부르기 미안한 마음에 공원이라 한 그 정직함이 도리어 정겹다.

정발산의 산 이름이 지어진 것에는 두 이야기가 전한다. 정발산 밑에 정씨와 박씨가 각각 살았기 때문에 정박산이라고 부르다가 정발산이 되었다는 설이다. 또 하나는 산의 생김새가 솔이나 주발처럼 넓적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산세가 낮다고, 공원으로 불린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도심의 여느 공원을 떠올리지는 말일이다. 64,000평에 우거진 소나무, 잣나무의 자연림이 주는 아늑함과 사람들의 발길로 다져진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길을 연다. 오르는 길에 만난 청솔모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놀라 나무위를 잽싸게 오른다. 호랑이에게 놀라 쫒기는 것마냥 마냥 부산스럽다. 그런데 두 마리중 한마리는 도통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제 할일에 열중이다.

정발산 초입에서 정발산 약수 한사발 목을 축이면 세상 갈증이 녹아나는 것만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산길을 따라 산 정상에 올라서면 일산의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평심루에 올라 잠시 쉬어가도 좋다. 산중턱에는 헬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시민체육시설에서 하늘을 지붕삼고 산을 전경 삼아 운동을 즐기는 일산 시민들의 모습이 곧잘 눈에 띄고, 두 손 꼭 잡고 산책을 즐기는 노부부의 뒷모습도 한가롭기만 하다.

정발산 정상을 넘어 서북쪽으로 향하면 조선시대부터 밤나무로 유명했던 밤가시 초가가 자리하고 있다. 예부터 이 마을에 밤나무가 울창했고, 가을이면 밤가시가 야산에 산재했다는 데서 밤가시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이 초가는 담벼락을 사이로 세월을 잊고 150여년 전의 초가를 그대로 보존하여 그 시절 사람살이의 정겨움이 한껏 묻어나온다.

산책을 마친 후라면 정발산의 정기를 받고 선 복합예술공간인 아람누리에서 예술의 향취에 젖어볼 일이다. 아람극장과 아람음악당, 새라새극장에서는 연일 오페라와 발레, 뮤지컬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얼마전에는 배철수가 활동했던 활주로 공연이 열려 직접 배철수씨가 축하공연을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가족 나들이에 좋은 아람미술관은 시민을 위한 기획전시가 활발해 큰 호웅을 얻고 있었는데, 이때는 이준 화백의 회고전이 전시중이었다.

'자연의 빛으로 엮은 추상' 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풍과 시기별로 나누니 70여점의 추상작품과 유럽여행기간 동안에 감성을 포착한 스케치 작품과 영상자료를 선보여 구상회회로 현대미술의 선구자적인 이준 화백의 면면을 살필 수 있다.

그러한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아람어린이미술관에서는 '즐거운 추상'전을 열어 어린이들이 구상, 추상의 개념을 이해하고 추상미술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공간을 마련해놓았다.

문화, 예술과 자연이 숨쉬는 장발산. 가족들과 함께 저물어가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정을 듬뿍 나누기에 좋은 곳. 그래서 정발산 일대를 일산의 새로운 발견이라 칭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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