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도널드 R. 키오 지음, 김원옥 옮김 / 더난출판사 / 2009년 6월
절판


만약 실패하고 싶다면 생각할 시간을 갖지 말라. 하지만 성공하고 싶다면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져라. 회사에서, 경력에서,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가 바로 생각이다.-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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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백석 - 문학동네 글과 길 2
김자야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5월
구판절판


사랑이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뵈단 말이 그 더욱 거짓말이
나같이 잠 아니오면 어느 꿈에 뵈이리

내가 너무도 감탄 지탄하며 좋아했더니, 춘원선생도 이런 나의 심정을 읽으신 듯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같이 읽고 거듭 읽었다. 그 시조를 나는 지금까지도 잊지 아니하고 가끔 외우는데, 그때마다 춘원선생의 그때 그 모습을 생각하고 마음 한켠이 흐뭇해진다.
사람은 늙어서는 추억에 산다는 말을 했던 사람이 누구였던가? 이제 늙고 보니 정말 그 말이 실감난다. 늙어서 심신은 쓸쓸해지고 자연히 옛일이나 생각할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마음에 있어야 꿈에도 보인다'는 춘원선생의 말은 시구 그대로 사실인 것 같다.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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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전작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경우, 후광 효과는 뒤편까지 이어집니다. 기존 책을 읽은 독자분들의 '이번에도' 하는 기대심리와 함께 무럭무럭 전해지는 입소문도 무시할 수 없겠죠. 궁극적으론 책을 읽다 보면 타도서에 비해 이러저러한 차별점이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내몸 젊게 만들기> 역시 화제가 된 '내몸 사용설명서'와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에 이은 시리즈물 중 한 권인 동시에 단권 자체만의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노화에 초점을 맞춰 내 몸의 작동 원리와 주의할 점 등을 일러 줍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몸을 도시에 비유하기도 하고 각 장마다 '내몸 노화 테스트'를 두어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돕습니다. 재미있는 테스트가 많은데 현재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도 유익합니다. 한 가지 소개해 볼까요. 

휴가를 떠나기 전날 저녁 5시, 출발 준비목록을 검사한다. 아직 여행가방과 아이들 소지품을 챙기지 못했다. 강아지를 애견보호소에 맡기고 여행 티켓도 프린트해야 한다. 또한 아이를 축구연습장에서 데려오고 처방받은 약을 약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공항까지 갈 차에 기름을 채우는 것과 떠나기 전에 배우자에게 화장실 물탱크 새는 곳을 고치겠다는 다짐을 받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축구연습장으로 가는 길에 강아지는 아직 차 안에서 헐떡대고 있는데, 자동차의 엔진점검등이 깜박이며 마지막 인내력을 시험한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 배고픈 아이처럼 소리를 지른다.   

B. 치즈조각으로 먼저 배를 채운다.  

C. 가까운 카센터로 가서 자동차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체계적으로 점검한다. 

D. "내일 바하마로 떠나는데, 내일이면 바하마로......'라고 중얼거린다.  

E. 자동차 회사를 욕하고 휴대전화를 차창으로 던져버린다. 강아지까지 차 밖으로 내친다. 이놈은 넉 달 전에 카펫에 오줌을 싼 적이 있어. 불결하고 귀찮은 놈 같으니!

'인내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고 스트레스의 반응과 관련된 테스트였습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고역이죠. 생각 같아선 E를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C번이 역시나 건강한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합니다. D번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위로해 주네요. D번을 선택한 저는 엄청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로도 테스트를 할 때마다 비슷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는...-_- 

 그나저나 모기가 나타나기 시작한 걸 보니 어느새 여름이 코앞이네요. 여름하면 팔에 남는 모기 물린 자국과 함께 불면의 밤을 쉽사리 떠올리게 됩니다. 굳이 여름이 아니라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분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수면 부족 역시 '내몸의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하루에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심장병, 중풍이 생길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0퍼센트 이상 높다'고 하네요. 숙면의 방법도 알려줍니다. '시원하고 어두운 방'을 만들고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사용하지 마라' 등 실생활에서 약간의 신경만 기울여도 개선 가능한 방법들이 대부분입니다. 

가능한 쉽게 풀이하려 했겠지만 워낙 낯선 용어와 생소한 개념으로 인해 책읽기가 수월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일수록 일단은 건너뛰고 일독을 권합니다.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다시 읽어도 좋고,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한 번씩 재확인해 봐도 좋겠습니다. 다이어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일부터'라는 마음가짐에 있을 것 같은데, 건강을 지키는 습관 역시 '바로 지금부터'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데 의미를 두어야 겠습니다. 특히 노화는 나와는 아주 먼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미리 미리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라도 꼭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바를수록 독이 되는 화장품의 비밀 

 저가 화장품의 등장으로 초등학생들도 화장을 하고 다닌다는 요즘 화장품의 위험성을 고발한 책이 나왔습니다. '에이, 설마'하고 지나치지 마세요. 매일 아침 저녁은 물론 때때로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이지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다가 지금은 화장품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는 두 명의 지은이가 알면 알수록 놀라운(?) 사실들을 밝히고 있습니다.  

 화장품 광고 모델은 왜 톱 스타들로 이뤄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화장품의 원료 값과 맞먹는 광고비를 알면 이해하게 됩니다. 저가 브랜드의 가격 책정은 석유계 화학물로 이뤄진 성분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석면 파동으로 놀랐던 기억이 엊그제인데 속속들이 밝혀지는 그보다 놀라운 사실들이 충격적입니다. 보다 확실히 충격을 받는 법으로는 이 책의 말미에 실린 '가장 피해야 할 20가지 화장품 성분 카드'의 내용을 내 화장대 위에서 찾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확인차 직접 찾아 보니, 자가 면역성을 저하시킨다는 '미네랄 오일'은 물론 내분비장애 물질이라는 파라벤까지 화장품마다 골고루 들어 있는 화학 첨가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보다 뜨악했던 사실은 수십가지나 되는 화장품 성분의 발견이었습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이름들이 줄줄이 나열돼 있는 화장품 상자를 들고 망연자실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화장품은 버려야 할까요, 대안은 없을까요? 이 책의 저자들은 무조건 많이 바를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only one을 찾아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스킨-로션-에센스-나이트 크림'이라는 공식을 잊어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 하나를 찾으라는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며 피부의 숨구멍을 열어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하여 제 화장대 위의 제품들은 버려졌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선물받아 포장마저 뜯지 않은 화장품을 제손으로 버리기엔 가슴이 아파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장식품으로 두고 있는 슬픈 현실을 알립니다. 여성들에게 어느날 갑자기 화장을 중단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겁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에게는 TPO가 피부 생명만큼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다만 실체를 알고 미리 주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백설공주도 왕비가 건넨 사과가 독사과인 줄 알았다면 아주 살짝 베어먹거나 아예 손대지 않지 않았을까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메멧 오즈(지은이), 유태우(옮긴이) / 김영사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메멧 오즈(지은이), 박용우(옮긴이) / 김영사
웰에이징
박상철(지은이) / 생각의나무
나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폴라 비가운(지은이), 최지현(옮긴이) / 중앙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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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 2009-07-01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알라딘에서 화장품 구입할 때 표시성분을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어디에 건의해야 할지 몰라서 글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알라딘가정/여행/좋은부모MD조현정 2009-07-04 13:12   좋아요 0 | URL
네, 안녕하세요?^^ 저도 궁금했던 사항인데 기프트팀에 문의한 결과, 아래와 같이 안내 받았어요.
문의 따로 주시면 상세히 알려 주실 거에요!
'화장품 전성분표시제는 상품자체 케이스 등에 표시하는 제도로 아직 인터넷 웹상에는 일부만 표기돼 있습니다. 현재 알라딘 내 모든 화장품 제품에 전성분을 표기하는 데는 작업량이 방대해 시간이 걸릴 거 같습니다.
고객님께서 궁금하신 상품의 경우, 알라딘 고객게시판에 문의해주시면 성심성의껏 확인하여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비경(秘境)을 안내한다. 

'조선후기 시조작가 안민영은 서부진화부득(書不盡畵不得)이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산하가 글로도 표현할 수 없고 그림으로도 묘사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뜻이다.-들어가는 글 중' 

책장을 스르륵 넘긴다. 그야말로 풍경화같은 절경을 담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와 박힌다.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목차 순서대로 우리나라 각지의 사계절 풍경이 펼쳐지고,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복받은 일이구나' 새삼 감탄하게 된다. 사진뿐 아니라 여행지 소개 글에도 문학적 감수성이 묻어난다. 틈틈이 등장하는 그 지방과 연관된 문학 작품 이야기 역시  반갑다. 김동리의 <역마>에 나오는 화개천과 김승옥의 <무진기행>에 '안개나루'라고 표현된 대대포구의 안개 등을 접하다 보면 짐을 꾸려 문학 답사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지마다 뒤편에 한 장씩 실려 있는 1박 2일 추천 코스는 떠나려는 이의 등을 떠밀어 주는 격이다.  

10여 년간 관광전문기자로 일한 지은이가 펼쳐놓는 계절별 8곳, 총 32곳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여행지. 가보지 못한 곳에선 새로움을, 가본 곳에선 미처 알지 못했던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다. 표지 사진처럼 시원스레 바람에 흐트러지는 청보리밭 바다가 그리운 계절이다. 

 더 많이, 더 알뜰하게, 더 걸으며 알고 싶은 우리나라

 

<대한민국 여행사전>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가고 싶은 1,000곳!'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다. 자그마치 1,000곳이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그토록 많은 여행지가 숨어있단 사실도 놀랍고 그 여행지를 찾아낸 노력도 가상히 여길만 하다. '이책사용설명서'를 보면 '이 책은 독자들이 여행 가고 싶을 때 목적지를 쉽게 결정할 수 있게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여행지는 문화유산 기행, 체험.학습여행 등 20가지 테마에 따라 나뉘어져 있고 '지역별 찾아 보기'를 말미에 두어 독자들을 배려하고 있다. 여행지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구하기 보단 두고두고 훑어 보거나 내가 사는 고장의 여행지를 찾아 보기 좋게 되어 있다.  

<알뜰 여행지 75>는 가격대별 여행지를 추천한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왕복 버스비에 식사 가격까지 포함 단돈 1만원 이하로 여행이 가능한 종로 5가역 광장시장부터 10만원대 1박 2일 강릉 유람선관광까지 여행 경비에 맞춰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지 가격이 궁금한 이들에게도 참고로 할만한 책이다. <길 위에서 놀다>는 김화성 기자가 2년간 직접 밟아온 길들을 소개한다. 요즘 여행 트렌드는 드라이빙도 자전거 라이딩도 아닌 걷기라고 한다. 제주 올레길은 물론이요, 지리산 둘레길에 동해 해안길까지 마음껏 걸을 수 있는 길들이 가득하다. 덧붙여 얼마 전 무턱대고 걷기에 동참한 후 뼈저리게 깨달은 것은 챙 넓은 모자, 쿠션 좋은 운동화는 필수 지참해야 한단 사실이었다. (꼭 챙기세요!)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국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도. '제주 올레' 코스가 생겨나며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외에도 제주도에는 볼 것, 할 것이 무궁무진함을 알려주는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제주도 비밀 코스 여행>은 어느날 갑자기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가 생활자가 되어 버린 지은이가 살며 여행하며 들려주는 지역 안내기이다. 거의 매페이지마다 실려있는 풍부한 사진 자료가 침을 꼴깍 삼키게 한다. 흥미로웠던 장소는 한가로운 옹포리 바닷가 마을, 녹차 박물관이 있는 서광 다원, 이중섭의 집과 박물관, 돌고래 쇼를 볼 수 있는 퍼시픽 랜드, 야밤의 러브 랜드, 섬속의 섬이라는 우도,...    

반면 '제주도의 푸른밤' 노래와 더 어울리는 책은 <낭만 제주>다. 지은이가 그만의 그녀와 함께한 제주 여행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여행가이드로 삼기에는 친절하지 않아 보이지만 제주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손색 없을 듯 하다. 여행에서 맛집을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차원에서 소개하는 먹을거리에 얽힌 한소절. 

   
 

화이트 비치호텔을 지나자마자 바다가 보였다. 정말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낚시꾼들이 루어를 던져 놓고 앉아 맥주나 소주를 홀짝거리는 모습을 TV에서 본 일이 있어서, 나는 "우리 아까 회 뜬 거 그냥 여기서 먹고 갈래?" 하며 제안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민폐 끼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웬일인지 '오케이' 사인을 주었다. 두리번거리다가 방파제 옆 매점에서 소주 한 병을 사왔다.  

적당한 오후에 방파제에 대충 걸터앉아 회 접시를 무릎에 올려 두고 먹는 그 맛. 이제껏 우리 둘이 함께 먹은 요리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맛으로 남았다. -p. 213 중에서

 
   

 겨울의 북유럽과 예술의 도시 파리 

북유럽하면 떠올랐던 건, 눈으로 가득찬 산림과 영화 '카모메 식당'을 통해 본 핀란드의 헬싱키 같은 단편적인 이미지. <윈터홀릭>은 국내에는 생소한 북유럽을 친숙하게 여기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스칸디나비아에 속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를 비롯해 핀란드, 아이슬란드, 러시아까지 6개국의 여행담을 들려준다. 홀로 여행하는 자의 감성을 담담히 내비추는 글도 좋지만 책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종종 유아 그림책에서 만나는 귀퉁이를 각지지 않게 깎아 만든 장정이 귀여운데다 페이지수를 늘린데 기여했을 적당한 글 사이 간격도 좋다. 시원스레 읽히는 글을 따라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나면 머릿속에는 어느새 '스칸디나비아에 꼭 가보자'는 다짐 하나가 떠오른다.   

눈 내린 핀란드의 자연은 한편의 서정시나 쇼팽의 피아노곡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드넓은 국토에 비해 사람이 사는 땅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서일까. 그저 있는 그대로 휑하니 펼쳐진 대지는 여행의 긴장감을 늦추고 편안함을 선사한다. 도중에 잠이 들고 깨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기차는 로바니에미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칠흙 같은 어둠 너머로 간간이 툰드라 숲의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기차가 곧 로바니에미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플랫폼에 내려서니 확실히 헬싱키와는 피부에 느껴지는 공기의 감촉부터 다르다. 더 차갑고 적막한 느낌, 다시 낯선 도시에 다다랐음을 느낀다. -p. 95,96 중에서

이 책의 지은이는 오스트레일리아 태생으로 이탈리아로 건너가 사진 공부를 마치고 사진작가로 일하던 여성이다. 5년간의 피렌체 생활에 만족하며 살던 그가 프랑스로 가게 된 건 남자친구의 제안 때문으로 '친구따라 강남간다'가 아닌 '남자친구따라 프랑스' 가게 된 셈이다. 그것이 프랑스만큼이나 화려한 <파리 탱고>라는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다. 일찍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베르 두아노 등 수려한 사진으로 남긴 대가들로 인해 보다 매력적인 도시가 된 파리를 현(現) 작가의 시점에서 다시 보여준다. 물랭 루즈, 예술가의 아틀리에, 댄스 등 예술가의 시선으로 본 파리의 일면을 담은 사진과 글을 통해 독자를 파리 중심지로 초대한다. 

클레리코는 어떻게든 파산을 모면하려고 고군분투했고 그사이 물랭 루주 무용수는 관객이 듬성듬성 앉은 무대에서도 계속 춤을 추었다. 2000년에는 새로운 쇼 '페리'에 800만 유로의 투자를 유치했다. 모든 것이 다시 성공 무드를 탔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영화감독 바즈 루어만은 툴루즈 로트렉 시절의 물랭 루주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를 기획했다.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한 영화 <물랭 루즈>가 2001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물랭 루주 무용수 몇몇이 이 영화 속에 등장했다. 영화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물랭 루주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긴 밤이 지나갔다. 이제 무용수는 유명인의 자리를 되찾았고, 홀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하룻밤에 두 차례씩 공연을 하게 되었다. -p. 123,125 중에서  

 기발한 일본 여행 속으로!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전에는 해적판 만화를 보면서 왠지 주변의 눈치를 봐야 했고, 드라마와 영화는 접하기도 쉽지 않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 일본 영화를 극장에서 마주하고 오다기리 죠니, 우에노 쥬리니 일본 배우들의 이름을 거리낌 없이 말하노라면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이런 말 자체가 너무 뻔할만큼 일본 문화가 일상적이 된 지 오래인데다 일본의 만화, 드라마, 영화에 열광적인 이들도 많은 요즘이지만.  

이번엔 그들을 위한 도쿄 여행책이 나왔다. <노플랜 사차원 유럽 여행>,<도쿄나비> 에서 유쾌한 수다를 선보였던 정박사, 아니 정숙영의 <도쿄 만담>이 그 주인공이다. 얼마전 국내에서도 제작, 방영됐던 <꽃보다 남자>의 일본 드라마에 나왔던 배경이며 <홍차왕자>, <노다메 칸타빌레>, <춤추는 대수사선> 등 책이나 영상으로 접했던 장소 21곳을 실제로 찾은 기록을 담았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순례하듯 방문하는 일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굉장한 열의가 담긴 여행담을 읽다 보면 한 번쯤 가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 것 같다. 좋아하는 작품의 실제 배경을 쫓는 즐거움과 함께 새로운 작품을 소개받는 기쁨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최홍이 돌고 돌았던 이노카시라공원과 <죠제 ,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죠제와 츠네오가 찾았던 바다가 가고 싶어졌고, 죠제네가 찾았던 동물원은 직접 찾아서 언젠가 한 번 가보자고 마음 먹게 되었다.

일러스트, 만화, 사진으로 정리한 일본 철도 여행기가 책으로 나왔다. <드로잉 일본 철도 여행>은 JR 패스(Japan Rail Pass) 21일권을 들고 한달 여간 일본 열도를 누빈 지은이의 일정을 쫓는다. 유후인처럼 널리 알려진 온천 지역 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하루키의 여행법>에서 추천한 나카무라 우동이 있는 가가와현, 다자이 오사무의 생가가 있는 가나이역과 같이 일본 문화와 연관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400쪽을 살짝 넘는 페이지 수가 킥킥 대며 웃다 보면 금새 넘어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열차의 구조와 에키벤(열차 도시락), 각 지역의 명물을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하단의 본문 이미지 참조)   

일본 철도 여행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면 <낭만의 일본 기차 여행>을 참고로 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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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ihye333 2009-06-0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좋아하는데 이런책들이 유용할것 같네여~~

알라딘가정/여행/좋은부모MD조현정 2009-06-11 09:3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여행을 좋아하는데 자주 가지 못해서 책으로 위안을 삼아요.
여행책도 많이 보시고 저보다 여행도 많이 하시길 바랄게요. ^^

시끌북스 2009-08-1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가 있는 여행책은 참으로 흥미로와요~ 글도 글이지만 왠지 그곳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만화들.
 
내가 라면을 먹을 때 모두가 친구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장지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9년 3월
구판절판


내가 라면을 먹을 때,
옆에서 방울이는 하품을 한다.
옆에서 방울이가 하품을 할 때
이웃집 미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다.
......
바람이 분다.
그 때
바람이 불었다.-1~2, 27~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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