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뵈단 말이 그 더욱 거짓말이
나같이 잠 아니오면 어느 꿈에 뵈이리
내가 너무도 감탄 지탄하며 좋아했더니, 춘원선생도 이런 나의 심정을 읽으신 듯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같이 읽고 거듭 읽었다. 그 시조를 나는 지금까지도 잊지 아니하고 가끔 외우는데, 그때마다 춘원선생의 그때 그 모습을 생각하고 마음 한켠이 흐뭇해진다.
사람은 늙어서는 추억에 산다는 말을 했던 사람이 누구였던가? 이제 늙고 보니 정말 그 말이 실감난다. 늙어서 심신은 쓸쓸해지고 자연히 옛일이나 생각할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마음에 있어야 꿈에도 보인다'는 춘원선생의 말은 시구 그대로 사실인 것 같다. -2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