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3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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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고운 지주 소피아에게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젖도 못 먹어 굶어죽고 말았을 마슬로바는 '구원받은 아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녀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조금만 미리 알수 있었더라도 그녀의 인생을 구원이라고 볼 수 있었을까. 사랑이라 여겼던 하룻밤은 그녀를 임신시켰고 매춘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포문을 열었다.
무슨 죄를 짓고 감옥에 왔는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죄수와 배심원의 관계로 재회하게 된 마슬로바와 네흘류도프.
운명의 장난이라면 이런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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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표준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 퇴근길 인문학 수업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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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AI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사상가들은 인간이 AI의 위협적 요소를 걱정하고, 과학자들은 AI가 제공할 혜택을 강조한다.

매번 이 문제가 화두에 오를때마다 가장 뜨겁게 거론되는 것은 일자리 문제다.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고 청년실업, 노년실업 문제가 현재에도 걱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술은 반드시 부작용을 동반한다. 부작용과 단점만을 우려해 다가오는 미래를 부정하거나 역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러다이트 운동에도 불구하고 기계화를 막을 수 없었던 산업혁명을 돌아보며 다가오는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을 위한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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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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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세트

움베르토 에코 (지음) |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펴냄)

sns에서 우연히 보고는 표지에 일단 반했던 책이다.

움베르토 에코가 쓴 책이니 내용은 보장일테고.

그의 소설은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만을 읽었을 뿐이었지만 무게감이 상당했던 것과 비교해 이번 특별판 세트의 책들은 유머와 익살이 가득하다. 그렇다고해서 주제와 내용까지 가벼웠던 것은 아니다. 많이 아는 자의 여유랄까, 꿰뚫어 보는 심미안적인 그의 관점이 "오~오~" 감탄사를 연발케하며 홀린듯이 읽어내려가게 만들었다.

무거운 주제들도, 가벼운 주제들도 있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거나 대화의 소재로 다루어지는 익숙한 주제가 많았다. 다른 작가의 다른 소설들이 연상되기도 하고 기억에 자리잡은 지난 뉴스들이 연관되어 떠오르기도 했다.

이제 세상에 없는 그다. 그의 새로운 글은 만날 수 없겠지만 읽었던 책을 재독하며 움베르토 에코를 좀더 친숙하고 깊이있게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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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맨 브라운
너새니얼 호손 지음 / 내로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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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맨 브라운

나다니엘 호손 (지음) | 차영지 (옮김) | 내로라 (펴냄)

역시 이번에도 내로라였고 역시 쉽지 않았다.

어렵지만 파고들며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단편이다.

주홍글씨로 익숙한 이름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 <굿맨 브라운>.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굿맨 브라운의 배경이 되는 세일럼이 이 단편을 이해하는데 큰 단초가 된다.

폐쇄적 청교도 마을인 세일럼에서 아이들의 작은 소란으로 시작된 마녀사냥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랑과 용서를 바탕으로 하는 종교가 집단의 이기심과 맞물리며 빚은 비극이다. 과연 신이 그 마녀사냥을 원하셨을까?

아내 '신념'의 간절한 만류에도 '굿맨'은 길을 나선다. 왜 가야하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밝히지 않은채로.

그 여정에서 만난 남자는 굿맨을 숲속으로 이끈다. 힘들면 의지하라고 내미는 뱀 모양의 지팡이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꼬드겨 선악과를 먹게 한 뱀이 연상되어 이 남자의 존재가 결코 선한 존재가 아닐거라는 첫인상을 주었다.

신실한 청교도 마을에서 대를 이으며 살아온 굿맨. 이름처럼 착하게 살아왔다 생각하는 그에게 악마가 건네는 말은 조금씩 조금씩 그를 물들인다. 굿맨이 말로는 아니다 아니다 부정하면서도 끝내 그 남자를 떨치고 가지않고 그를 따라 숲속 깊이들어가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순경이었던 조부가 거리 한복판에서 퀘이커 교도 여성을 채찍질하고, 부친이 원주민 마을을 불태운 일을 악마에게 듣게 되고, 독실한 권사와 목사, 장로가 악마를 추종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55. 하늘 위에는 천국이 있고, 아래에는 신념이 있다! 그래! 나는 단단하게 우뚝 서서 악마에 맞서겠다!

그러나 도움을 바라던 아내 신념이 비명과 분홍색 리본을 남기고 사라지자 절망으로 미쳐버린 굿맨은 바닥에 떨어진 지팡이를 움켜쥐고 나아간다.

마을 사람들의 신실함 뒤의 이면을 보게 된 굿맨의 배신감과 상실감은 결국 그를 개종자들 틈에 서게 만든다.

창백한 아내 신념과 창백한 굿맨이 서로 마주보고 세례를 받게 되려는 순간 굿맨은 다시 한번 악마에 맞서 싸워보자 외치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 밤 이후 굿맨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인간 내면의 감춰진 악의 본성을 본 것인지 한번 자리잡은 의심이 자꾸 커져갔는지는 모르겠다.

종교적 색채가 짙었지만 종교적 해석으로만 보아선 안될 것 같다.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에 대한 배신과 인간 내면의 탐구, 절대적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듯 하다.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에서 헤스터와 불륜의 사랑을 했던 목사 아서 딤스데일이 떠오르며 절대 선과 절대 악의 모호한 경계도 생각하게 한다.

나다니엘 호손의 다른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청교도적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옳고 그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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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2 - 예언하는 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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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 연대기 2. 예언하는 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김난주 (옮김) | 민음사 (펴냄)

21. 괴로우시겠지만, 만사에는 때가 있는 법이죠.밀물과 썰물처럼 말이에요. 아무도 그걸 바꿀 수 없습니다. 기다려야 할 때에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아내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도오루가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누군가는 인생이 도전의 연속이라고도 말하지만 그 도전에 대한 결과는 재촉한다고 해서 앞당겨지지 않는다. 그저 기다릴 뿐.

우물에 내려간 도오루가 사라져버린 사다리로 다시 올라오지 못할 때에도 그저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우물 안에서 잠들었던 도오루의 꿈에서 전화속 미스테리 여인이 등장한다. 이름을 찾아달라고, 당신은 이미 내 이름을 알고 있다고, 이름을 찾아주면 나갈 수 있다고...

우물 밖으로 나온 도오루의 얼굴에는 멍이 생겼다. 통증은 없지만 누가 봐도 놀랄만큼 크고 선명한 멍이.

보통 멍은 다치고 난 뒤 상처나 타박상이 나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아내의 가출에 대해 격하게 분노하거나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도오루의 내면이 그만큼 큰 상처를 입었었다는 상징적인 의미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좀처럼 사라질 조짐이 없는 멍이라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도오루는 느끼고 있지만 외도와 상관없이 틀림없이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구미코가 돌아온다거나 가출의 진짜 이유를 알게 되면 그의 멍은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세상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더 많다. 그런데도 도오루는 우물안에 스스로 고립되어 반만 열린 뚜껑을 통해 세상을 올려다보며 보이지 않는 세상을 알려하고 이해해 보려 했다. 그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유품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 아닌 마미야와 도오루를 만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던 혼다 씨의 의도와 알 수 없는 결핍을 다른 남성과의 성욕으로 해갈하려던 아내 구미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선까지 가보고 싶었던 가사하라 메이, 마지막 성매매의 더러움을 도오루와의 행위로 씻어내려 했던 가노 크레타 까지. 하나도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들과 일련의 일들은 도오루를 중심으로 이어져있다.

전화 속 여자의 정체를 알게된 도오루는 자신의 태엽도 다시 감을 수 있게 될까? 죄를 짓고도 죄인줄 모르는 죄의식이 없는 사람들과 그들의 주변에서 그 죄로 인해 대신 고통받는 사람들.

성매매를 일삼던 노보루는 의원으로 정계진출을 꿈꾸고 그에게 더럽혀진 가노 크레타는 크레타 섬으로 떠난다. 가사하라 메이는 오토바이를 몰던 남자 친구의 눈을 가려 남자친구는 죽고 가사하라 메이는 여전히 생과 사의 아슬아슬함에 다가가고 싶어한다.

도오루와 마미야 씨가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게 된다면 흩어진 얘기들은 하나의 주제로 만나게 될까?

쉽지 않은 소설이다. 그러나 일본의 잘못에 대해 몇번의 사죄도 부족하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기에 그가 하고 싶은 얘기를 끝까지 읽으며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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