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맨 브라운
나다니엘 호손 (지음) | 차영지 (옮김) | 내로라 (펴냄)
역시 이번에도 내로라였고 역시 쉽지 않았다.
어렵지만 파고들며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단편이다.
주홍글씨로 익숙한 이름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 <굿맨 브라운>.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굿맨 브라운의 배경이 되는 세일럼이 이 단편을 이해하는데 큰 단초가 된다.
폐쇄적 청교도 마을인 세일럼에서 아이들의 작은 소란으로 시작된 마녀사냥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랑과 용서를 바탕으로 하는 종교가 집단의 이기심과 맞물리며 빚은 비극이다. 과연 신이 그 마녀사냥을 원하셨을까?
아내 '신념'의 간절한 만류에도 '굿맨'은 길을 나선다. 왜 가야하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밝히지 않은채로.
그 여정에서 만난 남자는 굿맨을 숲속으로 이끈다. 힘들면 의지하라고 내미는 뱀 모양의 지팡이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꼬드겨 선악과를 먹게 한 뱀이 연상되어 이 남자의 존재가 결코 선한 존재가 아닐거라는 첫인상을 주었다.
신실한 청교도 마을에서 대를 이으며 살아온 굿맨. 이름처럼 착하게 살아왔다 생각하는 그에게 악마가 건네는 말은 조금씩 조금씩 그를 물들인다. 굿맨이 말로는 아니다 아니다 부정하면서도 끝내 그 남자를 떨치고 가지않고 그를 따라 숲속 깊이들어가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순경이었던 조부가 거리 한복판에서 퀘이커 교도 여성을 채찍질하고, 부친이 원주민 마을을 불태운 일을 악마에게 듣게 되고, 독실한 권사와 목사, 장로가 악마를 추종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