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만두님의 글에서 너무 반가운 책을 다시 만났다.
미국에 이민가방 여섯개로 이사 오던 시절.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던 아이에게 네가 꼭 가져가고 싶은 책 몇 개만 고르라고 하고, 나는 한국작가의 것으로 한국적인 냄새가 많이 나는 책으로 골라 한 스무 권정도 들고 왔었다.(엄마 책은 잔뜩 골라 박스에 넣어 배편으로 보냈다는 건 비밀) 미국와서 처음에는 열심히 읽었지만 아이가 금방 영어를 읽기 시작하면서 그냥 책꽂이에 꽂힌 채 잊혀지고 있었다.
이후 수없이 이사를 했지만 책을 버리지 못하는 내 덕에 그래도 꿋꿋이 살아남았고 오늘 이렇게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이 책들을 좋아했던 큰아이는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기찻길 옆에 있던 작은 원베드 아파트. 낯선 나라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을 감추려 아이와 같이 책을 읽던 그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