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만두님의 글에서 너무 반가운 책을 다시 만났다.

미국에 이민가방 여섯개로 이사 오던 시절.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던 아이에게 네가 꼭 가져가고 싶은 책 몇 개만 고르라고 하고, 나는 한국작가의 것으로 한국적인 냄새가 많이 나는 책으로 골라 한 스무 권정도 들고 왔었다.(엄마 책은 잔뜩 골라 박스에 넣어 배편으로 보냈다는 건 비밀) 미국와서 처음에는 열심히 읽었지만 아이가 금방 영어를 읽기 시작하면서 그냥 책꽂이에 꽂힌 채 잊혀지고 있었다.

이후 수없이 이사를 했지만 책을 버리지 못하는 내 덕에 그래도 꿋꿋이 살아남았고 오늘 이렇게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이 책들을 좋아했던 큰아이는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기찻길 옆에 있던 작은 원베드 아파트. 낯선 나라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을 감추려 아이와 같이 책을 읽던 그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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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7-10-04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그 집에 놀러간 기억나요!!! 아직 M군과 만두소2도 태어나기 전! 추억의 추석! ^^

psyche 2017-10-04 23:58   좋아요 0 | URL
아마도 유부만두가 놀러왔던 집은 두번째 아파트. 첫번째 아파트는 진짜 바로 기차길 옆이라 6개월 있다 이사했었어. 그 집도 기차길 옆이긴 했지만 ㅎㅎ 덕분에 추억 떠올렸네.

라로 2017-10-1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찡하잖아요!! 힝(코푸는 것임)

psyche 2017-10-15 22:56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날 옛날 그림책 꺼내 보면서 괜히 훌쩍거렸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