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가벼운듯, 유머러스 한 듯 하지만 무척이나 어둡고 가슴이 답답한 이 책을 읽다가
책 귀퉁이에 적힌 이 메모를 보고 철렁했다.
이 아이는 누구일까. 어찌하여 이런 마음이 들었을까.
누군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 페이지에 이렇게 메모를 붙여놓았다.
그 아이가 이 책을 다시 빌려서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보았을까.
누구에게 말하거나, 자신의 일기장에도 남기지 못하고 반납해버릴 책에 이렇게 적어놓은 아이.그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결국 주인공이 자살을 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은 모습을 보고 좌절하였을까? 아니면 여전히 현실은 그대로지만 나를 이해해줄 미래의 그 누군가를 만날것을 희망하며 위로를 받았을까.
그 아이곁에, 모르는 아이의 쪽지에도 저렇게 메모를 붙여주는 저런 속깊은 사람이 있어서 아이의 고통에 귀 기울려 주고, 위로와 힘을 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세상을 이겨낼 힘을 가지게 되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