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은 태우고 운전할때는 보통 아무것도 틀어놓지 않고 조용하게 있고, 혼자서 운전할때는 주로 팟캐스트를 들었다. 혼자서 운전하는 시간은 길지 않으므로 여러가지를 듣지는 못하고 뉴스공장 겨우 따라가는 정도? 그러다 BTS 에 빠진 다음에는 무조건 방탄노래를 엄청 크게 틀고 다녔다. 


방학 마지막 일주일. 볼런티어를 하러 가는 엠군을 데려다 주려고보니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는 시간, 데리러 가는 시간과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시간. 이렇게 다 합치면 시간이 꽤 되겠다 싶었다. 아 그 때 뭘 듣지? 요즘 팟캐스트 괜찮은 것도 많다던데 그걸 들을까? 아니면 방탄 새로운 앨범 나오기 전에 지난 앨범을 쭉 복습할까? 하다가 문득 아냐! 나도 공부 해야지!! 알라딘 이웃님들을 보니 외국어 공부 열심히들 하시던데. 잘하시는 분들도 많고. 나는 미국 산 게 몇 년인데 맨날 영어 못한다고 말하는 것도 창피하고 말이야. 나도 자극 팍팍 받은김에 영어공부, 공부하는거야!!


그래서 영어로 된 걸 듣기로 했다. 예전에도 가끔 뉴스나 팟캐스트 같은 걸 시도해 봤지만 그게 쉽지 않더라구. 내용이 어렵거나 지루하면 금방 집중이 흐려진다. 딴 짓하면서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한국어와는 달리 영어는 한번 집중력이 떨어져서 놓치면 그 다음부터는 소음일 뿐. 내가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던 팟캐스트는 '시리얼'이었는데 내용이 흥미진진 했기 때문이다. 막 못알아 들었던 부분은 스크립트 찾아서 읽고 그랬거든. 너무 길지도 않고. 그래 역시 재미있어야 해. 너무 어려워도 안되고. 그래서 오디오 북 중에서 재미있을만한 거 뒤가 궁금해서 계속 듣고 싶은 거로 골라보기로 했다.


얼마전 유부만두님이 읽고 있다고 했던 The Long Walk를 도서관에서 검색해보니 종이책은 없고 (동네 도서관에 아예 없다. 왜지?) 오디오 북이 있네. 오호! 당장 전화기에 도서관 오디오북 앱 깔고 다운받아 설거지하면서 조금 들어봤다. 재미있겠어. 들을만 하겠는데?


다음날 아침 아들녀석 내려주고 집으로 오면서 어제 듣던 뒷부분을 이어 들었는데....

헐 바로 첫 티켓을 받은 소년이 나왔다. 리처드 바크만 이름으로 나왔다는데, 스티븐 킹이 19살인가 그 때 썼다는데, 눈에 보일듯 생생하게 묘사는 여전하다. 길가의 피가, 뒹구는 시체가, 그 위을 계속 걸어가는 소년들의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떠오르면서 속이 울렁거렸다. 눈으로 책을 읽을때보다도 더 강하게 가다오는 이미지. 이거 아침부터 들을 게 아니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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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8-23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라이드하고 대기하는 시간을 모으면 장말 엄청나요. 그런데 그 시간들이 뭘 집중해 하기엔 불편하죠. 롱워크 갈수록 지저분하고 잔인해요 ㅜ ㅜ

psyche 2018-08-23 08:43   좋아요 0 | URL
지금 챕터 7까지 들었어. 그러고보니 짜투리 시간이 정말 많은거네. 운전할때랑 설거지 할때 들었는데 벌써 거의 5시간 들은거니까. 암튼 지금 살짝 지루해지려고 하고있어. 이제 뭔가 일이 일어날때가 된거 같은데... 설마 끝까지 걷기만 하는건 아니겠지

라로 2018-08-2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동안 오디오북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뉴스를 주로 들어요. 암튼 프님 어떤 자극을 받으셨는지 모르지만 화이팅!!!

psyche 2018-08-24 16:11   좋아요 0 | URL
자극은 라로님을 비롯한 알라딘 이웃님들 한테죠. 영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들까지도 열심히 공부하시잖아요. 맨날 게으름만 피는 저는 반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