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ㅣ 강남 좌파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7월
평점 :
강준만 교수가 신문에 올린 글들은 많이 읽어 봤지만 책은 가장 최근에 나온 이 <강남좌파>가 처음이다. 강준만 교수는 일단 한국 정치에 늘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학문적 성실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게 큰 호감을 준다. 이 책에서 강남 좌파를 정의하고 그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 동안의 신문 기사와 관련 글들을 꼼꼼이 살핀 다음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는 점에서 근거 없이 자신의 생각을 늘어 놓는 그런 책은 아니라는 점이, 그리고 그의 글에서 나타나는 학자로서 꼿꼿한 일관성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그 저자를 한번 살펴보는 게 순서일 터, 한국 위키피디아를 보면 강준만 교수는 정치평론가, 사회학자, 언론인이로 소개한다. 1998년부터 발간 중인 <인물과 사상>의 주필이라고도 소개되어 있다. 실명을 거론하며 한국에서는 아마 최초로 인물 비평을 시작한 학자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먼저 "강남좌파"가 무엇인지를 1장에서 정의한다. 세 가지 카테고리 밑에 다시 세 종류로, 총 아홉 가지 다른 류의 강남좌파를 분류해 놓는다. 그 중에서 공적 강남 좌파가 기회주의적 강남 좌파 노릇을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이 강남좌파가 어떻게 해서 커밍아웃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지 그 배경을 2, 3장에서 설명한다. 정리하면 노무현 시대를 거치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강남좌파가 떠오르게 되었다는 말.
이 책을 읽는 동안 날 불편하게 했던 건 오마이뉴스의 대표로 있는 오연호라는 존재다. 이명박의 대항마로 문국현 띄우기에 나섰다가 어떻게 실패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번에는 조국 교수를 통해 다시 한번 같은 전술을 쓰고 있다는 오연호 대표. 신문이나 일상 잡지 글에서는 그 글의 공간적 제한 때문에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내용들을 이 <강남 좌파>라는 책을 통해 강준만 교수는 세밀하게 추적한다. 뭐, 데자뷰 같은 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뒤 이어 박근혜, 손학규, 유시민, 문재인, 오세훈, 모두 차기 대권에 관심 있는 정치인들의 행보와 그 말에 현미경을 갖다 된다. 그리고 최종장에서는 결국 강남좌파는 학벌좌파라고 규정한다. 그러니까 이 땅에 존재하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학벌이라는 것. 이 주장은 강준만 교수가 신문에 기고한 글들에서 여러번 접했던 것이지만 이 책에서는 훨씬 더 강한 어조로 이 점을 비판한다. 음... 11장을 읽은 다음 느낀 점. 결국 강준만 교수의 <입시전쟁잔혹사>를 사봐야 하는 건가......
결론은 현재 정치 상황을 기술한 책은 한번씩 사봐야 한다는 것.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대신해 부지런히 살피고 있는 파숫꾼들이 전해 주는 이야기가 무언지 한번씩은 귀를 기울여 봐야 한다는 것.